이 기사는 2022년 03월 18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과 주주의 역학관계가 완전히 달라졌다. 소액주주 자체가 많아졌고 이들이 투자한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요즘 주주'들은 물적분할, 임직원 스톡옵션 등 기업의 주요 경영 이슈에 적극 목소리를 내며 '워치독(watchdog)'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주주와의 소통과 주주 환원에 정성을 쏟는 기업이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지난해 2040 전동화 전략을 천명했다. 미래가치를 높여 주주들의 투자를 더 많이 받아야 하는 시기로 주주 친화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독일 3사(폭스바겐·다임러·BMW) 이상의 배당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 부양을 뒷받침했다.
주주 친화에 있어 현대차의 주특기는 따로 있다. 기업설명회(IR)나 주주총회를 주주와 주주가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공개한다. 매 분기 실적 발표 IR 현장을 녹음해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한정해 IR를 개최하는 다른 기업과 상반된 행보다. 주총은 웹 캐스팅 방식을 도입해 유튜브 생중계를 진행한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국내 다른 기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앞선 방식이다.
이런 점 때문에 재계에선 현대차를 주주 친화책에 있어 '리딩 컴퍼니'로 평가한다. 몸소 주주 친화 경영에 모범을 보여 다른 대기업, 그리고 중소기업이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다만 리딩 컴퍼니라고 해서 더 나아갈 목표 지점이 없는 건 아니다. 재계에서는 주주 의결권 보호의 다음 스텝으로 전자 주총에서의 의결권 보장을 꼽는다.
온라인 생중계 주총에는 한 가지 제약이 있다. 주주들이 주총 내용을 단순히 '시청'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온라인 주총에서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나 의사진행 발언 청취를 구현 할 기술적 인프라는 이미 갖춰져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현재 상법에 따라 온라인 주총에 참여한 주주들의 의결과 발언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2년이 넘도록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안겨줬다. 온라인 주총 시대가 열렸을 뿐만 아니라 신입사원 환영회를 메타버스에서 개최하는 등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경영 방식이 등장한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며 큰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산업 안팎에 혁신의 바람이 불었듯 기업의 주주 친화책에도 혁신이 필요하다. 현대차는 완성차업체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꿈꾸고 있다. 현대차라면 상법 해석과 적용을 떠나 어떤 상황에서도 주주들의 의결권을 적극 보장하는 선진적 주총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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