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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 나선 포스증권]급성장 발판된 '온라인', 태생적 한계로 전락①펀드 판매 점유율 1% 밑돌아…유사 플랫폼 등장에 경쟁력 잃어

윤기쁨 기자공개 2022-04-04 08:06:41

[편집자주]

온라인 펀드 판매 특화 증권사로 시작한 한국포스증권이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빈약한 경쟁력으로 '만년 적자' 꼬리표를 달았지만, 인공지능(AI) 투자 솔루션 업체인 파운트(fount)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명실상부한 핀테크 증권사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은 새 주인을 맞은 포스증권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0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활성화 정책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한 기업이다. 그러나 저렴한 수수료를 제외하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고 금융 핀테크 기업이 대거 등장하면서 점차 설 자리도 잃어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포스증권(이하 포스증권)의 펀드 판매액은 2조7777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72조8760억원), NH투자증권(70조4662억원), 한국투자증권(53조7499억원) 등 주요 판매사와 비교하면 수십 배 격차가 벌어진다.

잔고는 매년 늘었지만 타 증권사와 비교하면 증가폭은 작은 편이다. 최근 3년 연속 포스증권의 펀드 판매 점유율은 1%를 밑돌았다. 2021년 0.39%, 2020년과 2019년 각각 0.29%(1조8060억원), 0.21%(1조2291억원)로 미미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꾸준한 성장으로 지난해 판매 비중이 한자릿수에서 두자릿수로 바뀐 미래에셋증권(10.36%), NH투자증권(10.02%)과는 상반된 행보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시장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판매 규모가 급격히 커진 2017년은 ‘온라인펀드 판매 행정지도’가 시행된 해다. 공모형 펀드를 출시하는 자산운용사는 온라인 전용도 함께 선보여야 한다는 일종의 활성화 정책이었다. 도입 초기인 만큼 판매 안전성 등 일부 논란은 있었지만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포스증권도 수혜를 봤다.

증권사 지점 축소로 HTS(홈트레이딩서비스)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 활성화도 영향을 미쳤다. 연기금과 기관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이 온라인 펀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호의적으로 반응한 점도 긍정적이다. 2017년 말 포스증권이 운영하는 펀드 판매 플랫폼 '펀드슈퍼마켓'(현재 FOSS) 개인 고객은 1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이 제시한 경쟁력은 오프라인 대비 저렴한 수수료였다. 가령 A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경우 생명사나 증권사나 은행 지점에서 가입하면 최대 20만원에 가까운 보수와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 반면 포스증권을 통한다면 5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오프라인 대비 비용이 약 25% 내외 저렴한 셈이다.


그러나 온라인 펀드시장이 커질수록 포스증권의 경쟁력도 약화됐다. 모바일 플랫폼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파운트 등 다수의 금융 핀테크 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운용사들의 펀드 직접판매(직판) 채널 확보도 한 요인이다. 판매사들은 저렴한 보수와 수수료를 들고 나오며 치열한 마케팅을 벌였다.

2017년 업계 최초로 온라인 사모펀드인 '라이노스플레인바닐라'를 출시하는 등 영역 확장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종전 사모펀드는 판매회사 영업점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었다. 포스증권은 펀드 선취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고 연간 0.5% 판매보수만 수취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밀었다. 고위험 사모펀드가 1% 이상의 선취수수료를 받는 것과 다른 점이다. 그럼에도 사모펀드 판매계좌는 △2018년 73개 △2019년 118개 △2020년 174개 △2021년 585개 등 1000개도 못미쳤다.


시대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2018년까지 포스증권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지 않고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었다. 삼성페이에 모바일 플랫폼 이용료를 내고, 투자자들이 해당 앱을 통해 비대면 계좌 개설과 펀드 매매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저조한 이용률과는 반대로 인력 부담과 유지 비용이 커지면서 뒤늦게 자체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섰다. 2019년에서야 'FOSS(포스)'를 출시했다.

저렴한 수수료와 편리한 펀드 매매 플랫폼을 론칭해도 이용률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고객 유입을 위해 장기투자 상품인 개인형 퇴직연금펀드(IRP), 로보어드바이저, 맞춤형 상품 큐레이션, 연금자산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미 유사한 플랫폼이 다수 등장한 영향이다. 온라인 성장으로 규모를 키운 포스증권은 동시에 온라인 성장으로 경쟁력을 잃게 된 셈이다.

전신인 펀드온라인코리아는 2013년 9월 47개 자산운용사와 펀드평가사 등이 약 200억원을 출자해 출범했다. 다양한 펀드 상품 출시와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겠다는 취지로 금융투자협회와 업계가 뜻을 모아 설립됐다. 2014년 펀드 매매가 가능한 ‘펀드슈퍼마켓’을 오픈했다. 온라인 전용 펀드 판매사로 자리를 잡으면서 2019년 사명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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