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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금고 쟁탈전]시중은행 평가항목 모의테스트 해보니…④신용도·재무안정성·녹색금융 거의 유사…시민 편의성·서울시 기여실적 변별 예상

김현정 기자공개 2022-04-04 08:04:24

[편집자주]

4년에 한번 돌아오는 시중은행들의 최대 기관영업, 서울시 금고 유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출연금 및 대출·예금 금리를 너무 과하게 쓰면 실리 없이 출혈만 심해지고 안정성에 무게를 두면 왕관을 놓치게 된다. 이번 입찰의 쟁점을 짚어보는 한편 5월 서울시 금고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시중은행들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시금고 지정 평가항목 가운데 외부평가기관의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신설된 녹색금융 이행실적을 놓고도 비슷비슷한 점수가 예상된다.

시민 편의성 중 영업점 및 ATM 수에 대해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특히 지방세입금 수납처리능력에서 변별이 예상된다. 이 밖에 대출 및 예금금리, 출연금 등 항목과 전산망 구축 계획, 지방세입금 납부편의 증진 방안 등 시중은행의 전략이 담긴 평가항목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신용도·재무구조 안정성 ‘거의 유사’

서울시금고 지정 평가항목 중에서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부분은 두 번째로 배점이 높은 항목이다. 다만 모든 시중은행들의 신용도와 재무상태가 비슷한 만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모두 한국기업평가(KR), 한국신용평가(KIS), NICE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장·단기 모두 가장 높은 ‘AAA’ 등급을 받았다.

해외 등급으로는 미세한 차이가 있긴 하다. S&P와 Fitch의 경우 국내 4대 시중은행에 장·단기 모두 동일 등급을 부여했으나 Moody's는 장기와 관련해 약간의 차등을 부여했다. 국민·신한은행에는 ‘Aa3’ 등급을 줬고 하나·우리은행에는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A1’ 등급을 부여했다.

다만 심사위가 해당 차이는 은행의 전체 신용도를 평가함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점수 차를 두지 않을 여지도 있다. S&P와 피치의 등급들이 모두 같고 무디스의 ‘Aa3’과 A1 차이가 크지 않는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객관적 기준과 전문성을 보유한 심사위 위원들의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지표 평가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양호'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만점처리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 4대 시중은행 모두 2등급 이상을 받았기 때문에 해당 단서가 적용된다면 모두 만점이 가능하다. 다만 이 역시 실제 다른 적용이 있을 수 있다.


◇시민 이용 편의성 ‘차등 예상’

시민 이용 편의성 항목을 놓고는 차이가 예상된다. 우선 정량평가에서 서울시 내 지점 수와 ATM설치 수가 명확히 갈린다. 아무래도 리테일 영업이 강한 국민은행이 많은 수의 지점과 ATM수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 내 지점 수’ 등 영업점 수의 경우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앞선다. '관내 ATM 설치 대수'는 이번에 신설된 항목이다. ATM기기 수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많은 편에 속한다.

특히 시민 이용 점수를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항목은 지점 수보다 지방세입금 수납처리 능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세입금은 지방세와 세외수입 수납 내역을 일컫는 것으로,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의 세입금을 모두 포함한 실적을 평가 항목 중 하나로 삼았다. 2019~2021년까지 3개년간 실적이 대상이며 수납건수와 수납액에 개별 점수를 부여하기로 했다.

지방세입금 수납처리 능력 내역은 '대외비' 영역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가장 유리할 것이란 판단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 운영을 맡아온 만큼 서울시 지방세 납부 실적이 가장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은행은 구금고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다만 가계 실적이 많은 국민은행이 유리할 수도 있다. 지방세입금은 주택취득세와 주택보유세 차량취득 및 보유세, 재산세, 지방교육세, 주민세 등 다양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지방세 납부는 고객이 어떤 은행을 이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각기 실적으로 잡힐 수 있는 사안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과거부터 각자 카드사를 내세워 지방세입금 납부 편의성을 올리는 각종 행사를 펼쳐왔다. 여러 마케팅 활동 등에 힘입어 얼마나 많은 이용 고객 실적을 확보했느냐가 지방세 수납처리 능력 점수를 높이는 키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시민의 이용 편의성에서 또 다른 배점 항목인 '지방세입금 납부편의 증진방안'도 사실상 변별력은 크게 없을 것이란 평가다. 정성평가 항목인데 시중은행 모두 비슷한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서울시 기여실적...신한은행 우위 예상

각 은행별 서울시 기여 실적은 정확한 참고 자료가 없어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다만 은행연합회가 내놓은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보면 신한은행의 사회공헌활동 금액이 대체로 많다는 점에서 서울시에 대한 기여실적도 높을 수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금고 은행이 서울시 사회공헌사업을 지원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신한은행이 유리한 항목일 수 있다.

사회공헌활동 지원금액은 일자리지원사업, 장학금지원, 체육문화행사지원, 환경보전 지원, 서민금융사업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서민대출금액은 새희망홀씨 등 시중은행들의 서민대출상품 취급실적을 말한다.

신한은행이 2019년 말 기준 사회공헌활동에 지원한 총 금액은 1961억원이다. 그 다음으로는 국민은행이 비슷한 규모(1811억원)를 지출했다. 새희망홀씨 등 서민대출금액 역시 신한은행이 가장 많다.

2020년의 경우 사회공헌활동금액은 국민은행이 2025억원으로 가장 앞섰다. 서민대출금액은 신한은행이 1조1808억원을 제공해 타행 대비 두 배 가까운 실적을 올린 점에 눈에 띈다. 2021년 자료는 각 은행들의 실적을 집계해 올 6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녹색금융 이행실적 영역 모호...서울시 배려 '5p 내 설명하라'

이번에 새 평가항목으로 신설된 부분이 녹색금융이다. 2점이 할당돼 있다. 최근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과 ESG열풍이 불면서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발의에 따라 신설됐다.

녹색금융 이행실적은 탈석탄 선언 여부, 국제 녹색금융 이니셔티브 가입 여부, 탈석탄 등 녹색금융 이행실적 등 세부 항목으로 나뉜다.

은행 및 금융지주가 주체가 돼 탈석탄을 선언했는지, 석탄화력 PF대출·회사채인수·보험 등에 지원했는지 등을 본다. 국제 녹색금융 이니셔티브 가입과 관련해서는 UNEP FI, TCFD, CDP, PCAF, 적도원칙(EP), SBTi, NZBA 이니셔티브 중 1개 이상에 가입했을 시 만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사가 여러 녹색금융 이니셔티브에 가입해있으며 탈석탄을 선언한 만큼 점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UNEP FI, TCFD, CDP, PCAF, EP, SBTi, NZBA 모두에 가입돼있다. 우리금융도 UNEP FI, TCFD, CDP, PCAF, EP, SBTi 등 많은 이니셔티브에 가입돼있다. 하나은행 역시 TCFD, UNEP FI, PCAF, EP 등에 참여하고 있어 이니셔티브 가입 항목은 만점이다.

녹색금융 이행실적은 개정된 시금고 조례가 시행된 2021년 5월 20일부터 올 2월 28일까지가 기준이다.

다만 녹색금융 이행실적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은행들이 ESG 차원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았을 뿐 아니라 어디까지가 녹색금융상품으로 인정되는지 불분명한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 측은 입찰자인 은행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녹색금융실적에 대한 설명을 5페이지로 제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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