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4월 04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IPO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주관 경쟁도 치열하다. 증권사 IB 인력 내에 제약바이오 전공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생명공학, 약대 출신 등을 내세워 경쟁사 대비 마케팅 효과를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콜드콜(cold call) 또는 그냥 지인 소개로 찾아가서 IPO 멘데이트를 달라고 조르는 건 '올드패션'이다.제약바이오업체 입장에서 주관사를 뽑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IPO라는 '대업'을 원만히 해결해 줄 파트너를 찾고 싶지만 애매하다. 단순히 공모규모나 건수 등 실적으로만 평가한다면 대형사 위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 상당수 주관사들은 IPO 이후 고객의 장기 성장보다는 수수료나 사전 지분 매입을 통한 단기 투자 성과에만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오랜기간 R&D에만 몰두해온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창업주 또는 CEO들은 고민이다. 여타 업체들이 하는 것처럼 프리젠테이션(PT) 심사 등을 거친다해도 자본시장 이해도가 높지 않다보니 주관사 후보에 대한 우열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고재무책임자(CFO) 인맥에 의존한 주관사 선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CFO 중에 유독 증권사 IB 임원, 애널리스트, 회계법인 파트너들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재로선 증권사의 IPO 주관 능력을 따질 만한 인덱스나 정량적 지표 등이 축적되지 못한 상황이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 수수료 내역, IPO 밸류에이션 능력 등 기본적인 평가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세부 카테고리별 경쟁력을 고객사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A사가 진단키트업종에서, B사가 합성신약 분야에서 타증권사 대비 우수한 IPO 주관 능력을 보여왔다는 점은 분명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
더벨은 지난 수년간 제약바이오 IPO를 둘러싸고 설문조사를 통한 주관사 성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설문 대상자 상당수가 주관사들의 업무를 직접 판단하기 어려운 기관투자자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지속적으로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자도 그렇지만 신약개발, 진단, 의료기기 등 특정 섹터 별로 IPO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주관사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신뢰성있는 데이터가 쌓여나간다면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도 의미있는 지표로 작용할 거라고 본다. 언젠가는 기술성평가 없이 주관사 책임 하에 제약바이오 IPO가 이뤄지는 날도 오지 않을까.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