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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주주환원 아세아시멘트, 행동주의 공격 ‘빌미’ [K-행동주의 물결]⑨배당성향 동종업계 최저…사옥 유동화-자사주 매입소각 제안

이민호 기자공개 2022-04-06 08:11:54

[편집자주]

행동주의 투자에 나선 토종 헤지펀드 운용사의 기세가 거세다. 국내 대표 하우스부터 신생 운용사까지 각양각색 접근법으로 저평가된 주가를 개선시킬 묘안을 제시하고 있다. 행동주의라는 푯대는 동일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과 전략도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주축 전략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기지개를 켜고 있는 'K-행동주의'의 현황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5일 0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P자산운용의 주주행동주의 주요 포트폴리오인 아세아시멘트는 동종업계와 비교해 수치상으로도 저평가 상태가 증명된다. 선진적인 배당기법을 도입하면서 우수한 주가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쌍용C&E와 크게 대비된다. VIP자산운용은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를 더해 사옥 유동화 등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아세아시멘트 PER 7배 저평가 심각…쌍용C&E 선진 배당기법 도입 ‘대조’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에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을 병행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9월 지분율 5%를 처음 웃돌아 대량보유 공시의무가 발생하면서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명시했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시멘트의 일부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주력 요구사항이었던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2020년 49억원이었던 배당총액을 88억원으로 확대했고 주식액면가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세아시멘트의 주주환원 수준은 여전히 동종업계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VIP자산운용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주주행동을 펼치려는 동력이 되고 있다. VIP자산운용은 시멘트업종에서 특히 각 회사의 주주정책이 투자판단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시멘트업종은 제품 속성이 거의 동일하고 시장점유율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주주정책이 개선되면 주가 재평가도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멘트회사 중 주주정책이 가장 앞서 있다고 인식되는 곳은 쌍용C&E다. 이는 주가수익비율(PER) 비교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이번달 1일 주가를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과 비교한 쌍용C&E의 PER은 22.09배에 달한다. 아세아시멘트의 PER이 7.10배에 불과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아세아시멘트는 삼표시멘트(27.30배)나 한일시멘트(18.85배) 등 다른 시멘트회사와 비교해도 크게 낮다.

쌍용C&E는 적극적이면서도 선진적인 배당 기법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먼저 쌍용C&E는 최근 수년간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의 경우 각 분기 553억원으로 연간 배당총액은 2210억원이다. 지난해 순이익이 1860억원임을 고려하면 배당성향이 118.85%에 이른다.

특히 쌍용C&E는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된 자본준비금을 배당재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받은 배당은 배당소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배당소득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주주에게 절세효과를 발생시켜 실질배당수익률을 더 높여주는 장치가 된다. 쌍용C&E는 전환된 자본준비금이 소진될 때까지 이익잉여금에 앞서 배당재원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계획도 사전에 밝힌 상태다.

반면 아세아시멘트는 분기배당 없이 88억원의 결산배당만 실시했다. 2020년(49억원)보다 배당총액 자체는 늘었지만 순이익이 이 기간 251억원에서 992억원으로 295.6%나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은 8.83%에 불과하다. 한일시멘트(41.86%)나 삼표시멘트(39.59%) 등 다른 시멘트회사와 비교해도 크게 낮다.

◇ROE 개선 초점…아세아타워 빌딩 유동화 제안 고려

VIP자산운용은 지주사 아세아에 대해서도 주주행동주의를 펼쳤다. 아세아의 PER은 3.31배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 된 상태다. 2020년 37억원이었던 배당총액을 55억원으로 확대했고 향후 6개월간 2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밝혔다. 아세아는 15.58%(34만1322주)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다만 별도의 자사주 소각 계획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VIP자산운용은 향후에도 ROE 개선에 주주행동의 초점을 맞춘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ROE를 개선하려면 순이익을 확대하거나 자기자본을 줄여야 한다. 순이익 확대보다는 자기자본 축소가 용이하다. VIP자산운용이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목소리를 높이는 점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아세아 본사 사옥(역삼동 아세아타워 빌딩)을 유동화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투자 대비 수익률 관점인 투하자본이익률(ROIC)을 고려한 결과다. 현재 본사 사옥은 계열사 중심 임차인으로부터 임대료를 수취하면서 동시에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돼 차입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사옥 시가가 장부가 대비 높게 형성돼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무엇보다 주가가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사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임대료를 취하는 것보다는 유동화를 통해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계열사 지분 확대의 재원으로 활용하면 ROIC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ROE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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