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체인 리포트]CJ 지원 못 받은 자회사들, 자체 현금 확보 '부담'[CJ제일제당]③3자배정 유증·영구채 발행 등 불가피, 자체 조달로 직접 재무 부담
이민호 기자공개 2025-04-14 08:10:10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07시4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 지주사 CJ가 그동안 자회사에 대한 현금 지원에 소극적이면서 이들 자회사는 자체적으로 조달에 나서야 했다. 이 과정에서 CJ는 현금 유출이 크게 줄었지만 자회사들은 재무 부담을 직접 안아야 했다.CJ프레시웨이는 자본적지출(CAPEX)과 신성장기업 지분 투자로 현금이 소요되면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 전액이 자본으로 인정돼 차입금의존도 등 수치상 재무건전성은 방어했지만 실질적인 재무 부담은 가중됐다. CJ푸드빌의 경우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현금을 끌어왔으나 CJ의 지배력 하락을 감수해야 했다.
CJ가 유일하게 현금을 지원한 CJ CGV는 CJ에 대한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도 모자라 비지배주주에 대한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병행해야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종자본증권 미상환잔액이 8611억원에 이르면서 여전히 재무적인 과제로 남아있다.
◇지주사 CJ, 자회사 현금 지원 소극적…자회사 자체 조달 의존

CJ는 CJ그룹 지주사이지만 그동안 자회사에 대한 현금 지원에는 소극적이었다. CJ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별도 기준으로 자회사를 포함한 특수관계자에 현금 출자한 금액은 합산 3343억원으로 비교적 적었다. 이마저도 전액이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CJ CGV로 향했다.
CJ CGV에는 현금출자 외에도 2000억원과 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신종자본차입)에 대한 단계적인 인수와 상환, 4444억원 규모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00% 전량에 대한 현물출자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CJ CGV 외 자회사에는 현금출자를 비롯해 현물출자, 신종자본증권 및 회사채 인수, 대여 등 현금 지원 사례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CJ는 자회사를 지원할 현금이 풍부하지 않다. CJ는 애초 별도 기준 영업수익이 2023년 2357억원에 이어 지난해 2461억원에 불과했다. 2023년의 경우 영업수익은 상표권 사용수익 1260억원, 배당금수익 1041억원, 임대수익 56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계열사별로 △CJ제일제당(781억원) △CJ올리브영(661억원) △CJ대한통운(401억원) △CJ올리브네트웍스(126억원) △CJ프레시웨이(126억원) 순으로 기여도가 높았다. 애초 적은 영업수익 때문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영업이익이 2023년 1324억원에 이어 지난해 136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은 1099억원뿐이었다.

CJ가 현금 지원에 소극적인 만큼 자회사들은 현금 소요 때마다 자체 조달에 의존해야 했다. CJ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이 16.6%이고 차입금의존도가 10.1%이지만 연결 기준으로 따지면 부채비율이 167.6%이고 차입금의존도가 39.3%일 만큼 자회사들이 직접 지고 있는 채무가 비교적 과중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CJ프레시웨이, 신종자본증권 600억 발행…CJ푸드빌, 700억 3자배정 유상증자

CJ의 식자재유통 및 단체급식 사업 자회사(지분율 47.11%) CJ프레시웨이는 2022년부터 신규 물류센터 설립과 단체급식 점포 시설투자로 자본적지출 소요가 늘어난 데다 식사재유통 스프트웨어 기업 '마켓보로' 지분 27.48%(보통주·RCPS 합산) 확보에 403억원을 투자하는 등 신성장기업 지분 투자도 잇따랐다.
CJ프레시웨이는 유형자산과 금융자산을 담보로 일으킨 은행권 차입금과 공·사모 회사채 발행으로 자체 조달하면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 276.6%, 차입금의존도 30.0%가 됐다. 이마저도 지난해 11월 600억원을 전액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한 결과다. 이 때문에 신종자본증권 발행금액을 합산하면 실질적인 차입 부담은 이보다 더 커진다.
CJ프레시웨이 완전자회사였던 에프앤디인프라는 2019년 11월 8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11월 에프앤디인프라를 흡수합병하는 동시에 기존 8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상환하고 이전보다 축소된 6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새로 발행했다.

CJ의 베이커리 및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사업 자회사(지분율 84.22%) CJ푸드빌은 2021년말 한때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20억원까지 하락하면서 부채비율은 2만%를 넘겼고 차입금의존도는 50% 턱밑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베이커리 사업 중심으로 이익이 올라오면서 지난해 말 부채비율 181.2%, 차입금의존도 19.2%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익 개선보다 CJ푸드빌 재무건전성을 개선시킨 주요 요인은 2023년 11월 실시한 7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였다. 당시 보통주 신주 전량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르게스프라이빗에쿼티(아르게스PE)에 배정, 현금을 끌어왔지만 CJ의 CJ푸드빌에 대한 지분율은 96.02%에서 84.22%로 하락이 불가피했던 데다 아르게스PE에 대한 엑시트 부담도 안게 됐다.
◇CJ CGV, 신종자본증권 미상환잔액 8611억…신종자본증권 이자 합산시 상환 부담 심화

CJ가 유일하게 현금을 지원한 CJ CGV도 CJ의 현금 지원이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CJ CGV의 지난해 6월 4444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 때 CJ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00% 전량을 현물출자한 사례를 제외하고 CJ CGV는 2020년 7월 2209억원, 2022년 7월 1500억원, 2023년 9월 4153억원 규모로 합산 현금 7863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했다. 이때 CJ가 책임진 현금은 2020년 7월 828억원, 2022년 7월 1500억원, 2023년 9월 1000억원으로 합산 3328억원뿐이었으며 나머지 4535억원은 비지배주주에 전가됐다.
특히 CJ CGV는 유상증자로도 모자라 대규모 현금을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해야 했다. 지난해말 연결 기준 CJ CGV의 신종자본증권 미상환잔액은 8611억원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CJ CGV가 2021년 6월 발행한 3000억원 규모 공모 신종자본증권, 2022년 7월 발행한 4000억원 규모 공모 신종자본증권, 지난해 3월 발행한 200억원 규모 사모 신종자본증권과 1200억원 규모 공모 신종자본증권 등이 포함됐다.

CJ CGV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593.0%, 차입금의존도는 63.8%다. 총차입금 2조550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여기에 신종자본증권 미상환잔액을 합산하면 실질적인 차입 부담은 더 커진다. CJ CGV가 지난해 차입금과 리스부채에 대해 지급한 합산 이자비용은 1575억원이다. 여기에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비용(163억원)을 더하면 1738억원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3550억원)의 49%로 절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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