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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지주, 이사회 통해 분기배당 추진…‘지금이 적기’ 안정적 이익창출력 확신·경쟁사 선시행·당국 스탠스 변화 '삼박자'

김현정 기자공개 2022-04-22 08:05:47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분기배당을 적극 추진하는 데는 '시기가 됐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KB지주는 작년부터 줄곧 분기배당을 위한 실무적 방법론에 대해 검토해 왔다.

KB지주는 비은행 안착에 따른 이익 창출력 강화로 적정 수준의 분기 배당성향을 맞추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경쟁사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이미 시행 중이며 새 정부의 민간 주도 경제 기조로 금융당국의 스탠스도 과거보다 완화되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지주는 2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KB지주 분기배당 정례화를 결정한다. KB지주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사회 결의 등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KB지주가 분기배당을 검토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작년 반기배당을 준비하면서 분기배당의 실효성 및 실현 가능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 왔다. 윤종규 회장 역시 작년 3월 말 정기주총에서 “정관이 이미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허용돼 있다”며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는 주주가 많아지는 현실에 따라 분기든 반기든 안정적으로 배당을 공급할 필요를 인식하고 있고 상황을 봐서 적극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배당에 대한 고민을 넌지시 드러낸 바 있다.

KB지주가 오랜 검토를 마치고 분기배당을 추진하는 데는 시기가 무르익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분기배당 정책이 탄력을 받으려면 회사의 꾸준한 이익 창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KB지주의 기존 배당정책을 살펴보면 연간 성장률을 기반으로 한 주주가치 제고를 이뤄왔다. 꾸준히 연간 배당성향을 높여온 것이다. 여기에 분기배당이 개입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배당성향이 제고되기 위해서는 분기별로 꾸준한 이익 성장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고 예측이 어렵기도 하다.

중간에 실적이 주춤하면 기존 배당액을 유지할 시 배당성향이 급상승한다. 과도한 배당유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금융당국의 방향과 맞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KB지주가 분기배당 추진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은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로 인한 은행의 호실적 예고 및 비은행 계열사 안착 등으로 KB지주에 안정적인 배당성향이 나올 제반요건이 갖춰졌음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해 KB지주는 1~3분기 동안 1조2000억원~1조3000억원가량의 고른 이익을 냈다.

이 밖에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가 분기배당을 시작한 만큼 KB지주 입장에서 이를 더 늦출 수 없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2분기 1주당 300원(배당성향 6.34%), 3분기 260원(7.95%)의 분기배당을 실시했고 올 초 정기주총에서 정례화를 선언했다.

KB지주와 신한지주는 주주환원정책을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달려나가고 있다. 올 2월 KB지주가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뒤 신한지주가 3월 같은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라 금융당국의 달라진 분위기도 한몫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일 년 전 상황을 가정한다면 아무리 다른 요건이 갖춰졌더라도 분기배당을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2020년 말 당국은 금융지주사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권고하기도 했다.

당국은 배당 행정지도를 작년 종료했으며 분기 배당 시행 여부 등 배당정책은 금융사 자체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당국의 해당 스탠스는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경제 기조와도 맞물리는 만큼 분기배당을 새롭게 추진하는 금융사 입장에서 좋은 시기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긴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 엔데믹 시대를 열게 됐다지만 여전한 코로나19 불확실성으로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기배당이라는 새 정책을 시작하게 된 건 여러 이유가 맞물려 지금이 긍정적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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