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품사와 끈끈한 관계로 '폴더블폰' 승부 올해 2배 성장 전망, SDC·KH바텍·비에이치·LGES 등 전용부품 수급 '만전'
손현지 기자공개 2022-05-03 13:57:19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9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 급성장세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기울이고 있다. 중국발 물류대란, 반도체 부품 수급난, 러시아 지정학적 이슈 등 각종 글로벌 거시적 이슈가 겹친 가운데 부품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협력사들과의 파트너십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갤럭시S 아닌 '폴더블' 갤럭시Z 시리즈로 승부
김성구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상무는 28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폴더블폰 시장의 경쟁사 유입세가 가속화되는 것에 대해 무덤덤한 기조를 내비쳤다. 최근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와 모토로라 등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구글도 오는 4분기 첫 폴더블폰 '픽센 노트패드'를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로선 시장점유율을 뺏길 수 있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폴더블폰 중심'으로 출하량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술 선두업체로 확고한 지위를 지키고 있어 오히려 시장 확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상무는 "올해 폴더블 시장이 전년대비 2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갤럭시Z 시리즈가 갤럭시S 제품에 버금가는 기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주력 모델인 갤럭시S 수준으로 폴더블 신모델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다.
삼성이 폴더블 시장을 주도한 만큼 선두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5%에 이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의 작년 폴더블폰 판매량은 총 800만대로 전년(약 200만대)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삼성은 차기작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4·플립4의 생산량을 전작(갤럭시Z폴드3·플립3) 대비 2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인하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상무는 "폴더블의 최적의 폼팩터(기기형태) 경험혁신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알려 신제품 출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부품공급망 다각화, 삼성디스플레이와는 돈독 관계
삼성이 주력 기기로 폴더블폰을 콕 짚은 것은 부품공급망 노하우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반영돼 있다. 최근 제조업체는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물류대란 이슈, 반도체 수급 불안정 등 다양한 난제에 부딪히며 부품계획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다.
삼성은 2019년부터 선제적으로 폴더블폰을 양산하며 디스플레이, 힌지, 배터리 등 폴더블 부품 협력사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다져왔다. 이들과의 관계유지 뿐 아니라 공급망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거래선 확보도 주력하고 있다.
김 상무는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 장기계약 등으로 2분기부터 부품공급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선 삼성 폴더블폰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을 양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SDC)는 업계에서 폴더블 기술력, 안정된 수율을 갖춘 유일한 업체로 정평나 있다. BOE와 CSOT(차이나스타) 등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폴더블 패널을 개발했지만 수율이 안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샤오미가 CSOT 패널을 탑재해 폴더블폰 '미믹스폴드'를 내놨다가 다음작 '미믹스폴드2'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로 패널 공급처를 바꿨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직 다른 중화권 세트사들이 디스플레이 패널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부품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정론화 돼 있다.
한동안 삼성전자가 시장을 독점하는 체제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연 패널 생산량은 1700만 대 수준으로 삼성전자 외의 고객사 수요를 감당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애플이 아이폰 폴더블 기기 출시 시점을 늦춘 이유도 디스플레이 공급망 측면에서 한계를 파악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폴더블폰 경첩 역할을 하는 '힌지'와 휘어지는 '연성회로기판(FPCB)' 부품 공급을 위해 KH바텍(힌지), 에스코넥(힌지), 비에이치(FPCB) 등의 부품사와도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힌지는 기술장벽이 높아 현재로선 시장에 진입하는 경쟁사가 거의 없다. KH바텍과 에스코넥이 1, 2위를 차지한다. FPCB는 휘어지는 폴더블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급사도 다각화하고 있다. 차기작 갤럭시폴드4 등엔 LG에너지솔루션(LGES)의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전(플립3, 폴드3)까지 삼성SDI가 초도 배터리 공급을 담당해왔지만 공급망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갤럭시S20, 갤럭시S21에도 LG에너지솔루션 부품을 탑재한 바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악재를 해소하기 위해 폴더블폰 물량을 예상보다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폴더블 부품사들의 수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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