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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1세대 성과 평가]헬릭스미스, 엔젠시스 20년 R&D 결실 맺을까김선영 대표, 연구자·경영자 평가 엇갈려…승계 이슈도 주목

최은수 기자공개 2022-05-04 08:48:17

[편집자주]

국내 바이오 산업의 호황기를 이끌던 바이오텍 창업 1세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사회에서 완전히 손을 떼거나 최대주주 지위를 넘겨주는 사례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더벨은 제약바이오 시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바이오텍 창업 1세대의 성과를 따져보기로 했다. 자유로운 의견 취합을 위해 이름, 소속, 특정 직책은 밝히지 않는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3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를 통해 국내 유전자치료제 시장을 개척한 인물로 꼽힌다. 2000년 신경질환을 타깃하는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 개발에 착수했다. 엔젠시스는 글로벌 임상 3상(3-1a상)에 진입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2019년 한 차례 좌초했다.

김 대표는 임상 실패 원인이 임상시험수탁대행기관(CRO)에 있다 보고 엔젠시스의 효능엔 문제가 없다 판단했다. 이에 추가 자금을 조달해 3상 확장 임상에 나섰다. 다만 3-1a상 결과를 공개한 후 주가는 하락세에 들어섰고 소액주주들과도 잡음을 빚고 있다.

김 대표의 연구 역량과는 별도로 경영자로서의 성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시장 신뢰 회복과 소액주주와의 갈등 봉합, 승계 이슈는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A: 전 상장 바이오텍 전략기획 / 현 비상장 바이오벤처 C레벨
B: 상장 바이오벤처 IR 및 공시 담당
C: 전 중견 제약사 CRA(임상시험담당) / 현, 대형 제약사 QA(품질 보증)
D: 전 증권사 애널리스트 / 현 대기업 신성장발굴(바이오파트)


-바이오벤처와 유전자치료제시장에서 김 대표의 업적을 살펴보면

B: 김 대표는 국내에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기 전인 1990년 초반부터 유전자치료제 연구를 시작했다. 헬릭스미스(전 바이로메드) 또한 2005년 상장하면서 기술특례상장 1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더불어 플라스미드 DNA를 바탕으로 만성질환 치료제 엔젠시스(VM202)개발에 나서면서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D: 김 대표가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삼은 엔젠시스는 혈관생성 및 신경재생 효과를 통해 신경병증의 근본 원인을 공략하는 기전이다. 먹는 약을 대체할 수 있고 통증 감소 효과가 8개월 지속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점을 들어 미 식품의약국(FDA)은 엔젠시스를 첨단재생의약치료제(RMAT)로 지정해 제반 심사 절차를 줄여주기도 했다.

A: 연구자로서의 김 대표의 업적은 긍정적이지만 경영자로선 평가가 엇갈린다. 김 대표는 2018년 경영 일선에 나섰는데, 재임 기간 동안 유상증자를 비롯한 기존 경영계획을 번복하며 시장 신뢰가 흔들렸다. 엔젠시스 당뇨병성신경병증(DPN) 미국 임상 3상에서 혼용 이슈가 제기된 후 원인 파악과 후속조치 부분에서 미흡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엔젠시스와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오는데

B: 엔젠시스의 미국 임상은 3-1a상 실패 후 3-2상으로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수탁대행 과정에서 제기된 혼용 이슈를 해소하고자 CRO 기관을 교체했고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약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임상3상을 마무리할 자금력 확보에 주력했다. 현재 헬릭스미스 역량은 엔젠시스 3-2상 성과 창출에 쏠려 있다.

A: 다만 기존 엔젠시스의 상업화 시기로 예상했던 2020년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된 상태다. 여전히 국내에선 앞선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지만 해외에선 유전자치료제 경쟁사인 카이트 파마(Kite Pharma), 블루버드 바이오(Bluebird Bio) 등이 치고 나가고 있다. 더불어 DPN 시장이 변화하는 등의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C: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CAR-T 기반 고형암 치료제를 낙점했다. 현존 CAR-T 기술로는 고형암 특유의 방어망을 뚫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고형암 CAR-T R&D는 글로벌 경쟁자들도 아직 초기 임상을 마친 게 전부다. 비록 헬릭스미스가 후발주자이지만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선영 대표와 소액주주연합(비대위)와의 분쟁은 어떻게 보는지

D: 비대위 측은 김 대표에 대한 징벌이나 책임 추궁, 경영권 박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궁극적으론 엔젠시스의 상업화 성공과 주가 부양이다. 비대위측에서 분란과 소모전을 벌이는 게 주 목적이 아니라는 입장을 낸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더불어 바이오벤처는 맨파워로 움직이는데 김 대표가 없는 헬릭스미스는 상상하기 어렵다.

B: 김 대표가 소액주주를 포함한 비대위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특정 기한까지 엔젠시스 임상에 성공한다거나 일정 수준의 주가에 올려놓겠다 밝힌 점은 아쉽다. 책임을 다하겠다는 오너의 심정이 이해는 간다. 다만 임상 결과는 예단할 수 없고 주가는 생물과 같다보니 이런 공언은 도리어 주주와 투자자들을 실망하게 만든다.

A: 김 대표가 주도하는 엔젠시스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경영권 분쟁 해소의 선결요건일 것이다. 비대위 측에선 올해 3월 말 있있던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 3명을 헬릭스미스 이사회에 합류시킨 이후 견제를 위한 요건을 갖췄다고 본다. 이에 김 대표가 주도하는 엔젠시스 임상 결과를 지켜본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승계 문제, 포스트 김선영 체제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지

D: 김 대표의 장남인 김홍근 헬릭스미스 경영기획팀장에 대한 개인주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듯하다. 김 대표는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을 김 팀장에게 증여하려다 취소했고, 이 시기가 엔젠시스 임상3상 실패와 맞물리며 주가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C: 현재 김 팀장은 사내에선 긍정적인 평판을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비대위 측과의 분쟁 당시 직접 주주 소통에도 나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분쟁 과정에서 엔진시스 임상 유효성이나 R&D나 현안에 대한 오해가 많았는데 김 팀장이 직접 나서 소액주주들과 소통하며 사실 관계를 확인해줬다는 점은 신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 김 팀장은 사실상 헬릭스미스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약 1억5000만원을 들여 회사 주식을 장내매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다만 아직 김 팀장이 젊고(30대 초반) 지분율이 약 0.1%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승계까지는 많은 사전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김 대표 개인이 보유한 지분은 5.2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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