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성공신화 주역 김광옥 부대표, 성장기반 확대 특명 [카카오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②CFO→COO, 회사 당면과제 해결사
한희연 기자공개 2022-05-17 07:10:39
[편집자주]
국내에 인터넷은행이 탄생한지 6년이 지났다. 정체된 은행업계에 메기역할을 주문받은 카카오뱅크는 지난 6년간 은행보다는 'Tech'회사의 DNA를 갖고 여러 혁신을 시도해 왔다. 차근차근 영토를 넓혀 가며 기존 시장에 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시즌2'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를 이끌어 온, 그리고 이끌어갈 주요 인물들을 짚어보며 비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1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상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CEO와는 별개로 최고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를 두곤 한다. CEO가 큰 그림과 대외업무에 에너지를 더 많이 쏟아야 할 수록 세세하게 안살림을 챙기는 COO의 역할이 커지기 때문이다.카카오뱅크에는 공식적인 COO 직함이 없다. 하지만 이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인물은 있다. 바로 김광옥(Jade) 부대표(사진)다.
◇ 잘나가는 IB뱅커의 변신, 지주 컴플라이언스·VC CIO 등 거쳐 그룹 해결사로
김 부대표는 경력의 대부분을 IB뱅커로 일했다. 나머지는 컴플라이언스 책임자로 대형 금융지주의 행정업무 전반을 익혔다.
그의 첫 직장은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이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증권사에 입사, 지점과 본사의 여러부서를 거친후 IB본부에 안착했다. 여기서 기업공개(IPO) 업무를 전담하며 IB뱅커로 명성을 날렸다. 삼성생명, 신세계인터내셔날, 실리콘웍스, 삼성카드, 삼성SDS 상장 등 굵직한 IPO딜이 그의 손을 거쳤다.
20여년 넘게 몸담은 한국투자증권에서 IPO전문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무렵 그는 또 다른 커리어에 도전한다. 2015년3월부터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컴플라이언스 책임자를 맡으며 잘 나가는 IB뱅커에서 그룹 전반의 내부통제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다. 딜만 해서는 얻기 힘든 그룹 행정총괄 경험을 쌓으며 금융인으로서 시야를 한층 넓혀 갔다.
2018년1월 한투그룹은 VC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그를 낙점한다. 여기서 그는 지주와 한투파의 가교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한투파는 업계 1위 VC였으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그룹과의 협업과 맨파워 교류 등 유기적인 협업이 더욱 필요했다. 한투지주는 김 부대표의 선임을 통해 한투파의 도약에 힘을 실었다.
카카오뱅크는 그의 다음 미션 수행지였다. 2020년3월 김 부대표는 카카오뱅크에 공식 부임한다. 이용우 전 공동대표가 사임하며 주요 주주인 한투지주 쪽 인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커리어의 절반 이상을 쏟아내며 이룩한 IB뱅커 생활을 접고 약 2년마다 변화를 맞으며 어느새 그룹의 주요 미션을 달성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공식 부임은 2020년이지만 카카오뱅크와의 인연은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준비 단계부터다. 당시 김 부대표는 주요주주인 한투지주의 그룹 준법감시인으로서 카카오뱅크에 자문을 제공했다. 2년간의 예비인가와 본인가 과정에서 신생회사가 갖춰야 하는 조직의 컴플라이언스 업무 전반에 대해 세세하게 조언했다. 그는 공식 부임 이전부터 카카오뱅크의 탄생과정에 이미 상당한 자양분을 공급해온 셈이다.
◇ 카뱅에서의 첫 미션 달성, 전문분야 확실히 살려 최고의 IPO스토리 기록
많은 한투그룹 C레벨 중 카카오뱅크 부대표로 그가 낙점된 가장 큰 이유는 당면과제인 IPO 때문이었다. 공식출범 후 4년차를 맞이한 카카오뱅크는 어느정도 초기 안착에 성공한 후 더 큰 도약을 위한 재무적 기반이 필요했다. 김 부대표는 카카오뱅크에 부임, 경영전반을 담당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자연스레 맡았다. 시즌 2를 위한 IPO 성사는 김 부대표에게 첫번째로 주어진 과제였다.
사실 IB명가 한투에서 IPO 전문가로 오랜기간 이름을 날린 만큼 그는 적임자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직전 한투파 CIO까지 역임하며 셀사이드(Sell Side)와 바이사이드(Buy Side)를 두루 경험했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의 입장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 바로 그였다.
카카오뱅크는 본격 상장 직전 pre-IPO(상장전 기업공개)를 통해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회사들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다. 2020년10월 제3자 유상증자를 결정, 기존주주와 새로 초청한 TPG캐피탈로부터 총 7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다음달에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2500억원의 유증에 참여한다. 자금확보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프리IPO로 탄력을 받은 카카오뱅크는 2020년말 주관사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 작업에 착수한다. 뱅킹 기반 플랫폼의 하이브리드 성장성을 내세운 카카오뱅크는 수요예측에서 2585조원, 경쟁률 1733대1로 당시 기준 코스피 역대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상장작업 공식화 반년만에 IPO를 마무리, 2조5525억원의 자본을 확보하며 시즌2 성장을 위한 재원을 확보했다.
CFO 역할을 맡은 김 부대표는 상장작업 전반의 실무를 진두지휘하며 IPO 성공 미션을 확실히 수행했다. 주관사 선정 작업부터 에쿼티 스토리, 파이낸셜 스토리 개발, 투자자 미팅, 공모가격 결정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 시즌2 접어드는 카뱅, COO로 새 미션 부각…"혁신기반과 운영 역량 고도화"
올해 2월 그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2년 연임했다. 지난 2년간 CFO로서 IPO 미션을 완료한 그에게 올해부터는 새로운 과제가 떨어졌다. 카카오뱅크의 전반적인 운영을 이끌고 혁신 역량을 고도화하는 COO의 책무를 맡게 됐다.
그의 역할변화는 카카오뱅크의 당면 과제와 맥을 같이한다. 상장 후 시즌2를 시작하는 카카오뱅크는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동시에 기존 상품과 서비스의 원활한 운영을 이어가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또 중저신용 대출 확대를 포함한 포용적 금융 확대 등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책무도 받았다.
그가 가진 경험은 카카오뱅크의 성장과정에서 각 시기마다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김 부대표의 지난 30여년간은 증권사와 전문투자사를 넘나들며 IB맨과 준법감시인 등 다양한 이력으로 채워졌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위한 그의 재무적 판단능력이 이전 2년간 필요했다면 올해부터는 비재무적인 분야(기업문화, 정무적 판단)의 기여에 좀더 힘을 쓸 시점이 됐다.
실제로 현재 카카오뱅크 직제와 업무분장에서 김 부대표는 윤호영 대표이사와 협업해 회사의 더 큰 성장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CFO로, COO로 시의적절 하게 능력을 발휘하며 그때그때 회사의 큰 미션을 돌파하는 해결사인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부터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글로벌 진출은 윤 대표가 '반드시 이뤄내고 싶다'고 강조한 핵심 과제다. 새로운 도전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기존 역할과 내부 운영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CO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카카오뱅크의 안정적인 운영과 운영 역량 고도화, 금융기술 등 혁신기반 유지와 고도화 등을 그가 보다 세심한 손길로 챙겨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 전반의 원활한 운영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그의 성품은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 30여년간 근무 후 '테크' 색채가 강한 카카오뱅크에 조인한 그는 이전과는 사뭇 '템포'가 다른 조직문화에 적잖히 당황하기도 했다. 실제로 선임 초기에 끊임없이 쏟아지는 카카오톡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미 '기술기반' 회사의 속도를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내가 하면 100점, 다른 사람이 하면 200점'이라는 평소의 신념이 바탕이 됐다. 그는 임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적극적인 소통과 권한 위임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수평문화'에 확실히 녹아들었다.
그와 대화를 나눈 이들은 그의 수려한 화법을 인상깊게 받아들인다. 언변이 화려하거나 말이 많다는 얘기가 아니다. 대화 내내 상대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하며 결국 양쪽 모두를 높이는 힘이 있다는 평가다. 이는 단순히 겸손이나 매너를 넘어,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다. 이같은 매력은 그의 네트워킹을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그는 실제로 회사 안팎의 인물들과 네트워크가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B업계 뿐 아니라 지주 행정업무를 하며 비금융업 인물들과도 상당한 관계를 형성해왔다. C-레벨의 위치에서 회사 임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태도와 때로는 조직의 이익을 위해 외부에 소통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두루 갖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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