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대비하는 저축은행]페퍼, 담보 비율 50%…대출 확대에도 리스크 감소②요주의여신비중 대형사 중 최저…대손충당금도 줄어
이기욱 기자공개 2022-06-03 08:07:57
[편집자주]
저축은행 업계가 격변기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환경도 코로나19 이전으로 점차 돌아가는 중이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지난 2년동안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저축은행들 역시 엔데믹 시대에 맞는 경영·영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엔데믹 시대를 준비하는 저축은행 업계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0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은 빠른 속도로 대출 자산을 늘려가는 상황 속에서도 우수한 건전성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담보대출의 비중을 약 50%까지 끌어올리면서 잠재 부실을 최소화했다. 건전성 지표 개선은 충당금 전입액 감소,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30일 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코로나19 사태 2년 동안 여신액을 75.52%나 늘렸다. 2019년말 2조8295억원에서 지난해말 4조9663억원으로 2조1368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1조6493억원에서 2조6923억원으로 63.24% 늘어났고 기업대출이 1조1658억원에서 2조2259억원으로 90.93% 증가했다.
코로나19 첫 해 2020년에는 생활자금 수요 증가 등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는 기업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55.07%에 달한다. 2020년 일시적으로 38.40%까지 낮아졌던 기업대출 비중은 지난해 44.82%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1.20%)보다도 기업대출의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과 비슷하게 부동산 관련 대출이 기업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2020년말 2107억원이었던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3651억원으로 73.23% 늘어났으며 건설업 대출도 714억원에서 1149억원으로 60.83% 증가했다. 취급액이 225억원에 불과했던 부동산PF 대출도 837억원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취약업종인 도매 및 소매업 대출도 4067억원에서 6064억원으로 49.10% 늘어났다.
부실위험이 높은 업종들을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났음에도 페퍼저축은행의 건전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2019년말 6.66%였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이듬해 4.06%로 낮아졌고 지난해 2.79%를 기록했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각각 0.14%포인트, 0.07%포인트씩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정이하여신뿐만 아니라 요주의여신의 비중도 우수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요주의여신 비중은 9.74%로 SBI저축은행(10.94%), OK저축은행(21.94%), 웰컴저축은행(32.67%) 등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요주의여신은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된 채권으로 ‘회수가능채권’으로 분류 되지만 향후 신용상태가 악화될 위험이 있어 정상 채권보다는 주의가 필요하다.
담보대출 비중도 높아 잠재 부실의 위험도 적은 편이다. 지난해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담보대출 잔액은 2조4582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49.50%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42.39%)보다 그 비중이 7.11%포인트 높아졌다.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이 37.46%로 가장 높고 동산담보대출(8.98%), 유가증권담보대출(2.33%)이 그 뒤를 잇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담보대출의 비중이 33.58%로 집계됐으며 OK저축은행(40.07%), 웰컴저축은행(31.78%)도 페퍼저축은행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우수한 건전성 지표는 순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페퍼저축은행의 지난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755억원으로 전년(891억원)보다 15.26% 줄어들었다. 전체 대손충당금 규모도 1624억원에서 1565억원으로 감소했다. 상위 5개 대형 저축은행들 중 지난해 충당금 규모가 줄어든 곳은 페퍼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충당금 감소에 힘입어 페퍼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34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817억원을 기록했다. 상위 5개 저축은행 중 두 배 이상 순익이 늘어난 곳은 페퍼저축은행이 유일하며 다음으로 높은 순익 증가율을 보인 한국투자저축은행도 48.34%로 페퍼저축은행(134.77%)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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