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열릴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시대 위한 파종 [SKT 2.0 청사진]⑥UAM·로봇·자율주행 등 혁신서비스 준비…기업가치 'PDR'로 인정받을까
이장준 기자공개 2022-06-07 13:09:05
[편집자주]
SK텔레콤이 SK스퀘어와 분할한 이후 홀로서기 원년을 맞았다. 수장을 맡은 유영상 대표이사는 AI&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기업으로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 'SKT 2.0'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히 '탈통신'에 몰두하는 대신 통신업을 고도화해 뻗어나갈 수 있는 5대 사업군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SKT 2.0의 청사진을 살펴보고 각 사업군의 성장 가능성과 SK텔레콤만의 경쟁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3일 10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밝힌 SKT 2.0 비전에서 유일하게 중단기 매출 목표가 없는 사업은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부문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로봇, 자율주행 등 아직은 개화하지 않은 미래 사업을 아우르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약 10년 뒤에는 반드시 열릴 시장을 선점해 성과를 거두기 위해 SK텔레콤은 미리 씨를 뿌리는 모습이다. 혼자서 모든 분야를 커버할 수 없기에 국내외 관련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과 '드림팀'을 꾸려 물밑에서 혁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미래 사업은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하는 기존 지표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이에 SK텔레콤은 꿈과 희망을 반영한 이른바 '주가꿈비율(PDR, Price to Dream Ratio)'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려 한다.
◇통신 진화에 따른 디바이스 발전…기술 혁신으로 ESG까지 잡는다
"SKT2.0이 추구할 10년 후 미래 사업은 아직 어떤 기업도 선점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와 SKT의 미래가 돼 세상을 바꿀 잠재력을 가진 사업이어야 한다. 새로운 사업이 우리가 겪는 사회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는 2일 CEO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기존 유무선 통신 사업과 미디어·엔터프라이즈(Enterprise)·아이버스(AIVERSE) 등 신사업과는 또 결이 다른 미래 사업에 대한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사업은 통신의 본질인 연결성(Connectivity)에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결합한 혁신 서비스를 말한다. 에어 택시로도 불리는 UAM을 비롯해 로봇, 자율주행차, 장기적으로는 우주 여행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기 포함된다.
SK텔레콤은 통신과 디바이스 발전이 결부될 수밖에 없다는 데 주목했다. 1990년대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단순 연결의 시대로 유선 통신에 기반한 PC가 주로 보급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모바일 및 플랫폼의 시대를 맞아 2G부터 4G까지 무선통신이 업그레이드되며 스마트폰의 보급을 이끌었다.
2020년부터는 5G 보급이 본격화했고 추후 6G로 나아가면서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시대가 도래해 새로운 디바이스가 생활 속에 자리잡을 전망이다. 2030년이 되면 UAM 시장은 74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로봇과 자율주행 시장 역시 각각 98조원, 66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은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상용화가 예상되는 UAM 서비스를 위해 올 초 CEO 직속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전략을 비롯해 연구개발(R&D), 외부 제휴 등을 담당하는 10명 안팎의 임원들이 모여 관련 사업 전반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산학연관 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를 꾸리고 이들 주도로 'K-UAM 로드맵'을 수립했다. 2025년 UAM 상용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실증사업을 시작한다. SK텔레콤은 2030년 완전 자율 비행 서비스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UAM은 ESG 경영과도 필연적으로 연결된다. 저탄소 배터리 동력을 활용하고 전기차 수준의 낮은 소음을 내기에 친환경 모빌리티로 구분된다. 한국교통연구원 추산 2018년 국내 교통 혼잡비는 67조원에 육박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혼잡비는 3.2%로 미국(0.9%), 영국(0.4%) 등과 비교해 유독 높다. 하늘길이 열리면 이동 시간을 40% 감축시킬 전망이다.

◇톱티어 파트너들과 UAM 드림팀 구성, 계열사 티맵모빌리티와 시너지 기대
SK텔레콤은 업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와 플랫폼 등 역량을 기반으로 UAM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 UAM 서비스 제공 사업자로서 예약부터 탑승, 비행과 지상교통을 잇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홀로 UAM 관련 모든 사업을 영위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작년 1월에는 함께 UAM 생태계를 구축할 팀을 꾸렸다.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과 UAM 사업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한화시스템이 기체를 개발하면 한국공항공사가 이착륙장을 구축해 운영하며 한국교통연구원이 서비스 수요를 예측하는 식으로 합을 맞추기로 했다. SK텔레콤은 항공교통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들 SKT 컨소시엄은 지난달 31일 'K-UAM 그랜드 챌린지'에 정식으로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SK텔레콤은 여기서 운항 스케줄과 비행경로를 관리하는 'UAM 운항 시스템'을 비롯해 운항하는 기체들 혹은 장애물과 추돌을 방지하는 'UAM 교통관리 시스템' 등 실증과제에 참여한다.

글로벌 사업자와 손을 잡기도 했다. 올해 초 UAM 기체 제조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인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양사 CEO 주도하에 정기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도입할 조비 에비에이션의 S4 항공기는 UAM 기체 상용화 분야를 선도하는 모델로 높은 배터리 효율이 강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땐 계열사 티맵모빌리티와 시너지가 돋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동하는 경로에서 모든 교통 수단을 통합하는 개념인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Mobility as a Service)'를 구현하려 한다. 지상과 상공의 교통을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추후에도 커넥티드 인텔리전스에 해당하는 사업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시장에서 재평가받고자 한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충분히 PDR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은 한국형 UAM을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며 "반도체, 배터리, 투자 등 SK그룹 관계사의 다양한 역량을 더할 수 있고 국내외 최고의 파트너들과 구축한 초협력 체계는 도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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