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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하이엔드 브랜드]호반건설 '써밋', 하이엔드와 고급 사이 '애매모호'건축비 차이 크게 다르지 않아, 서울 대표 단지도 없어

전기룡 기자공개 2022-06-15 07:59:23

[편집자주]

하이엔드 브랜드의 상징성이 점차 퇴색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분양가가 책정되거나 강남 같은 특정 지역에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왔다. '꿈의 아파트'로 여겨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치열해진 경쟁 탓에 '자격 미달'인 아파트에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남발하는 사례가 많다. 주요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처한 상황은 어떤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의 '호반써밋'은 하이엔드와 고급 브랜드 사이에 포지셔닝돼 있다. 브랜드 평판 조사 등에서는 호반써밋을 하이엔드 브랜드로 여기지만 호반건설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호반건설도 호반써밋에 대해 하이엔드 브랜드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주상복합 통해 갈고 닦은 고급 이미지

호반써밋은 주상복합 브랜드였던 '써밋플레이스'를 근간으로 한다. 과거에는 대규모 상업시설을 갖춘 주상복합이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였다. 써밋플레이스 역시 성남, 수원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의 공급을 바탕으로 고급화된 이미지를 갖출 수 있었다.

이후 호반건설은 써밋플레이스를 호반써밋으로 리뉴얼하고 적용 범위를 일반 아파트까지 넓혔다. 설립 30주년을 맞아 이뤄진 절차였다. 호반건설은 과거 '호반베르디움'이라는 주택 브랜드를 사용했지만 2019년 리뉴얼 이후에는 호반써밋 이름을 단 아파트 위주로 분양하는 추세다.

상표권 출원 절차도 뒤따랐다. 호반건설은 같은 해 11월 특허청에 35(마케팅업)·36(건설분양업)·37류(주택건설업) 상표권을 등록했다. '써밋'은 '최고, 절정, 정상'이라는 일반 명사이기에 단독 출원이 불가능하다. 이에 호반건설은 '호반써밋', '써밋호반' 두 가지 형태로 등록 절차를 마무리했다.

대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로 써밋이 아닌 '푸르지오 써밋'을 출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과적으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을 당시 동일한 네이밍으로 인해 하이엔드 브랜드가 통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BI(Brand Identity)에도 공을 들였다. 호반써밋 BI는 형태적으로 견고함을 강조하고자 모두 대문자로 구성됐다. 상징 컬러도 기존 골드컬러에서 로즈골드로 변경해 한 단계 격상된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브랜드 평판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달 7개 하이엔드 브랜드를 대상으로 진행한 빅데이터 분석에서 호반써밋은 현대건설 '디에이치'와 두산에너빌리티 '트리마제’, DL이앤씨 '아크로'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반건설은 론칭 당시 1조2887억원이었던 계약잔액(연결)이 2020년 1조5070억원, 2021년 1조7119억원 등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계약잔액은 미래에 진행될 공사이기에 업계에서는 매출원천으로 여긴다.
<호반써밋 Bi. 사진=호반건설 제공>

◇단지별 건축비 차이 미비…대표 단지 마련해야

다만 건축비면에서는 호반건설이 호반써밋을 론칭한 이후나 호반베르디움이 주를 이루던 시기나 큰 차이가 없었다. 호반써밋의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지만 일반 브랜드 아파트와 투입비용 측면에서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실제 2018년 마지막 분양 단지였던 '하남 호반베르디움'은 일반분양 999가구에 대한 3.3㎡당 건축비가 1237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해 12월 분양한 '호반써밋1차(1123만원)'와 3.3㎡당 100만원정도만 차이가 난다.

2020년 11월 분양한 '호반써밋 DMC 힐즈'도 3.3㎡당 건축비가 1124만원이다. 다음해 12월 공급한 '호반써밋 동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1105만원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올해 가장 최근에 분양한 '호반써밋 시그니처' 역시 3.3㎡당 건축비가 1026만원 정도였다.

론칭 이후 서울 지역에 특별히 내세울 단지가 없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호반건설은 2020년 서울 양천구 신정뉴타운 2-2구역을 재개발해 '호반써밋 목동'을 공급하기는 했지만 3.3㎡당 건축비가 1361만원에 불과했다. 다른 하이엔드 브랜드는 고급 마감재 등을 적용하다 보니 3.3㎡당 건축비로 1600만~2000만원정도를 책정하고 있다.

호반도 이를 의식한 영향인지 서울에서 호반써밋 단지 늘리기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위례신도시 등 준강남권에 호반써밋을 공급한 한편 올 하반기 분양을 목표로 '호반써밋 에이디션(가칭)'이란 브랜드를 내세운 서울 사업장을 준비 중이다.

호반써밋 에이디션은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빌딩5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단지다. 지하 8층~지상 39층, 1개동, 전용면적 34~122㎡, 187가구(오피스텔77실 포함) 규모로 조성된다. 특장점으로는 KTX 용산역, 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 용산역, 4호선 신용산역을 이용할 수 있는 쿼드러플 역세권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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