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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우군으로 남을까 산은·수은 대한항공 지분 5.54% 보유… 합병 완료시까지 지분 보유할 듯

강용규 기자공개 2022-06-15 07:23:23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4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에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이자부담을 덜고 두 국책은행은 ‘배임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다. 국책은행이 대한항공 주식 보유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 주식 보유분이 국책은행의 항공업계 구조조정 지원 명분이 될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은 13일 공시를 통해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무보증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을 청구받았다고 밝혔다. 주당 전환가액은 1만4706원, 전환청구에 따라 발행할 신주의 수는 2039만9836주다.

지난해 6월 대한항공은 두 국책은행을 상대로 3000억원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산은이 1800억원, 수은이 1200억원어치 채권을 각각 인수했다.

올해 5월 들어 대한항공은 이 전환사채의 중도상환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는 ‘스텝업 조항’에 따라 이자부담이 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 채권의 금리는 최초금리가 2.28%였지만 올해 6월22일부터는 2.5%p가 가산된다. 내년부터는 여기에 매년 0.5%p가 더해진다. 이자비용은 7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증가한다.

두 국책은행은 중도상환을 받아들이는 대신 대한항공의 주식 보유를 선택하면서 원금만을 회수했을 때 마주하게 될 배임 논란을 비껴갈 수 있게 됐다. 이날 대한항공 주식의 장 마감가인 2만7000원을 기준으로 주식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른 두 국책은행의 합산 평가차익은 2500억원가량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올해 스텝업 금리를 기준으로 140억원의 이자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두 국책은행을 대한항공의 주주로 맞이하게 됐다. 신주 발행 뒤 두 국책은행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합산 5.54%에 이른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의 지분 참여는 나쁠 것이 없다는 게 업계의 보편적 시각이다. 딜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길 때 ‘우군’ 국책은행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산은과 수은이 대한항공 지분을 언제까지 보유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두 국책은행이 평가차익을 봤다고는 해도 보유 주식의 매각 없이는 차익이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두 국책은행이 만약 차익실현에 나선다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딜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국책은행이 당장은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산은이 항공업계 구조조정과 공적자금 투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업계 지원의 명분 차원에서 지분 보유를 유지할 것이라는 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빅딜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두 국책은행이 굳이 대한항공 주식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아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려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적어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딜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지분을 보유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HMM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산은은 3000억원 규모의 HMM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율을 기존 12.94%에서 24.96%로 확대했다. 이후 산은은 HMM 지분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그대로 보유 중이다. 해운업계 구조조정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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