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해외 IR 분석]하나금융 리레이팅의 시간, 수치로 입증된 경쟁력⑤ROE·CIR·BIS비율 '최우수' 견고한 체력…외국인 지분율 확연한 상승세
김현정 기자공개 2022-06-21 07:36:53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로 묶였던 빗장이 풀리면서 금융지주사들이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2년 만에 다시 열린 오프라인 네트워킹 기회에 IR업계가 들뜬 분위기다. 국내 금융지주사 외국인 지분율이 70%대까지 오른 가운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모두 글로벌 세일즈에 집중하고 있다. 더벨은 해외 IR 재개와 맞물려 금융지주사별 어필 포인트와 해외 IR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7일 07:35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하나금융지주의 외인 유입 행렬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 주주 지분율이 70%대에 접어 들었다.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치다.금융그룹의 체력을 나타내는 핵심 경영지표들이 뒷받침된 효과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영업이익경비율(CIR), 자본비율 등이 하나지주의 탄탄한 경쟁력을 보여준다. 주주환원 정책의 오랜 전통과 높은 배당수익률도 하나지주를 찾게 하는 요소다. 하나지주 IR팀은 리레이팅(rerating)의 시간이 도래했다고 보고 적극적인 IR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외인 지분율 순위 전복, '투심 흐름 좋다'
하나지주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지난해 65~67%대를 왔다 갔다 하다가 올 들어 상승세를 탔다. 2월 초 70%를 뚫더니 곧 73%대에 안착했다. 15일 기준 하나지주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73.25%까지 올라있다.
올 들어 금리상승기라는 최대 훈풍을 맞으면서 모든 금융지주사들의 주가 및 외인 지분율이 오르는 모양새지만 하나지주의 상승률이 유독 눈에 띈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을 놓고는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KB금융지주가 가장 높았었는데 이달 들어 근소한 차이로 하나지주가 앞섰다.
하나금융 안팎으로는 하나지주에 리레이팅의 시기가 왔다는 평을 내놓는다. 사실상 하나지주 주식은 국내 금융지주사 중 오랜 시간 저평가돼 있던 게 사실이다. 한국 은행주가 저평가돼있기로 유명한데 여기에 하나지주의 경우 조금 더 제 값을 받지 못했다. 하나지주 PBR은 0.37배로 신한지주(0.46배), KB지주(0.44배), 우리지주(0.39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액티브 펀드를 담을 때 대장주가 우선되기 마련인 법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처음 한국 은행주를 담을 때 외형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큰 KB지주와 신한지주가 눈길에 들어올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외환은행 인수합병(M&A) 후속 작업의 영향이 컸다. 한국 은행 M&A 역사의 대지각변동을 마무리한 4조원 규모의 초대형 M&A였다. 합병 초기에는 투자자들의 수익성 등에 대한 의구심이 뒤따랐고 PMI 작업도 길었으며 상당 수준의 자본을 소진한 탓에 자본비율도 한동안 크게 짓눌렸다.
2013년 말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9% 대로 경쟁사인 KB나 신한금융에 비해 1~4%포인트 뒤쳐지는 수준이었다. 당시 금감원 통계에 금융지주사 평균 자본비율 하락의 원인으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언급될 정도였다. 하나지주의 자본비율은 2016년 정도까지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었다.
최근 수년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분석을 통한 대출자산 관리, 하나·외환은행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확인, 국내 3위권 은행으로서의 입지 강화, 비은행 보강 등을 차곡차곡 이뤄내며 기초 체력을 쌓아왔다.
◇비용통제·이익창출·자본관리 '삼박자'...주주친화정책 전통 보유한 '하나금융'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보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입 행렬은 객관적 수치로 뚜렷하게 입증된 하나지주의 경쟁력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나지주는 ROE가 10.69%(1분기 말 기준)로 상향 안정화돼 있다. 지난 1분기 은행 명예퇴직 비용 영향을 제외한다면 이를 더욱 상회한다. 작년의 경우 11%가 넘던 분기들도 있었다.
이익경비율 역시 경쟁사 대비 최저 수준이다. 해당 수치가 낮을수록 불필요한 지출없이 알짜경영를 했다는 의미다. 하나지주는 비율 관리가 아닌 총액으로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긴축경영'을 진행해왔다. 외환은행 통합 이후 50%를 웃돌던 하나금융은 CIR은 지난해 말 기준 44%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부분은 자본비율이다. 하나금융 CET1비율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과거가 무색하게 현재는 업계 최상위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하나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55%로 KB지주(13.42%), 신한지주(13%), 우리지주(11.3%)를 웃돈다.
비용 통제가 되는 가운데 견고한 이익이 쌓이고 자본이 축적되는 선순환을 만든 셈이다. ‘안 살 이유가 없는’ 곳으로 평가되면서 외국인 주주들이 편하게 손길을 보내게 됐다는 게 하나금융 안팎의 분석이다.
하나지주의 높은 배당수익률도 매력도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배당수익률은 주가 대비 1주당 배당금의 비율을 말한다.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며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주식가격 상승과 배당금인데 배당수익률은 1주를 사는 데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의 배당금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4만원짜리를 사서 3000원의 배당금을 받는 것과 6만원짜리를 사서 3000원을 받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하나지주는 주가와 대비했을 때 배당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이 높다. 작년의 경우도 배당수익률이 7%로 타 금융지주사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서 배당수익률까지 높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때 긍정적인 부분이 된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최근 외인 투심이 좋은 것을 시그널링 효과라고 보는데 올 1분기가 끝나고 자사주 소각도 했고 주주친화적인 정책들을 심도있게 고민하고 제시하고 있다”며 “하나지주는 15년 동안 금융위기 당시 한 차례를 제외하고 반기배당 전통을 뚝심있게 이어온 곳으로 올해 여러 가지 요소들이 상승 작용해 좋은 흐름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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