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의 '집단 경영' 도전, 밸류 재평가 기대 배지수·박한수·서영진 대표 "40억 주식 매입은 책임 경영 의지"
심아란 기자공개 2022-06-30 14:32:57
이 기사는 2022년 06월 30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장 바이오텍 가운데 '각자 대표 3인 경영 체제'를 가동하는 곳은 지놈앤컴퍼니가 유일하다. 공동 창업자 배지수, 박한수 대표와 함께 서영진 부사장까지 대표 직함을 달았다.연구개발에 매진하는 사업 특성상 '원맨' 시스템이 일반적인 바이오 업계에서는 실험적인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집단 경영을 시작한 세 사람의 첫 행보는 지놈앤컴퍼니의 '주식 매입'이다.
코스닥 상장 후 주요 마일스톤을 차근차근 달성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지만 대외적인 이유로 하락하는 주가를 지켜볼 수만 없었다고 설명한다. 대표 3인이 사재를 투입한 만큼 책임 경영 의지를 인정 받는 동시에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2020년 12월 IPO를 완주한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 개발사다.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신생 모달리티로 치료 물질의 범주를 넓혔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상장을 전후해 항체 파이프라인 공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화장품 사업 개시, M&A를 통한 뇌질환 파이프라인 확충과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 확보 등의 성과를 올렸다.
배 대표는 "상장 이후 면역항암제와 자폐증 치료제 임상, 마이크로바이옴 CDMO 사업 진출 등 약속했던 주요 마일스톤을 착실하게 지키고 있다"며 "최근 자폐증 치료제의 임상 1상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나오는 등 내실은 탄탄해지는데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 판단해 회사 주식 매수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달 24일 배 대표와 박 대표 두 사람은 각각 17억원씩 약 35억원을 투입해 주식을 사들였다. 올해 3월 새로 선임된 서 대표 역시 5억원어치 주식을 매입했다. 서 대표는 2018년 지놈앤컴퍼니에 합류했으며 최고재무책임자를 거쳐 최고운영책임자로 경영관리부문을 총괄해 왔다.
서 대표는 "주식 매수에 조금의 고민도 없었다"며 "창업자와 동일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고 현재 최우선 과제는 사업 구조의 안정화"라고 말했다.
현재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면역항암제 △뇌질환 치료제 △CDMO △컨슈머 등 네 가지 사업 부문을 구축하고 있다. 인적·물적 자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 대표는 "네 가지 사업부를 유지하되 똑같은 강도로 역량을 투입하기보단 사업을 체계화 하고 고도화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단계"라며 "체계화 이후 인력 확충 등을 통해 전문성을 높여야 하고 전략적 협업이 필요하면 파트너십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표 3인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완전통합형 제약회사'라는 지놈앤컴퍼니의 지향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의견이 충돌할 때도 있지만 세 사람은 서로를 설득할 때까지 토론을 진행해 합의점을 찾는다. 배 대표는 글로벌 사업개발과 CDMO 등 해외 사업을 지휘하며 서 대표는 내부 조직 운영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박 대표는 면역항암제 연구개발을 리드한다.
정신과 전문의 출신 배 대표는 MBA를 수료하고 컨설턴트를 거쳐 2015년 지놈앤컴퍼니를 세웠다. 박 대표는 유전체 분석을 통한 암 기전 연구를 수행하던 중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를 지놈앤컴퍼니의 기술 자산으로 발전시켰다. 내과전문의 과정을 수료한 서 대표는 MBA와 컨설턴트 경험을 통해 경영 감각을 다졌다.
박 대표는 "회사가 독립적인 파이프라인을 갖추기 위해 여러 모달리티를 다룰 수 있는 바이오텍을 표방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제안을 하는 역할에 집중한다"라며 "현재는 마이크로바이옴과 항체 파이프라인 임상에 매진하고 있고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는 생산과 사업화까지 모든 역량을 갖춘 점이 기업가치에 반영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들을 다 해결할 것이며 활용할 수 있는 주가부양책 또한 언제든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주가부양책이주가에 점화제 같은 역할을 하지만 회사 성장이 동반되지 않으면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칠 수 있는 점은 경계하고 있다.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회사 성장 과정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주가부양책도 실시하겠다는 목표다.
배 대표는 "올해 바이오USA에서 사업부에 맞춰 4팀으로 나눠 돌아다니며 30곳과 미팅을 진행했고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라며 "앞으로 정기적인 IR을 통해 투명하게 사업 현황을 공개하면서 펀더멘털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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