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폐배터리 재활용 역량 강화 'R&D조직' 신설 [지속가능경영 리뷰]SDI연구소 내 설치…스크랩 회수시스템, 올해부터 해외 사업장에도 도입 추진
김혜란 기자공개 2022-07-07 10:15:02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5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업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이슈이자 과제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배터리 제조사들에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데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소재 확보와 제조 원가 절감 측면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최근 삼성SDI가 삼성SDI연구소 내에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연구를 전담하는 조직 '리사이클 연구Lab(랩)'을 신설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리사이클 연구랩은 장혁 부사장이 이끄는 삼성SDI연구소 내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리사이클 연구조직 신설
5일 삼성SDI 관계자는 "리사이클 연구랩을 지난 5월 신설했다"며 "(폐배터리)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리사이클 연구랩은 2차전지 소재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적은 비용을 들여 보다 친환경적으로 소재를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 국내 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 등 협력사와의 기술협력, 산학협력도 추진한다.
현재 전기차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소재(양극재와 분리막, 음극재, 전해액)를 최대한 얼마나 재활용할 수 있느냐는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을 제대로 못하면 사업에도 타격이 올 수 있다. EU는 203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비율을 규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의 12%, 리튬·니켈의 4%를 폐배터리에서 회수해 제조하도록 하는 식이다.
또 이들 소재는 광산에서 채굴하는 희소자원으로 한국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소재를 다시 쓸 수만 있다면 배터리 제조사들이 원자재 일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자원순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조에도 부합한다.
삼성SDI는 양극재 생산전문기업 에코프로비엠으로부터 양극재를 조달해 배터리를 만든 뒤 완성차 제조사 등에 납품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6년 안팎인데, 지금은 전기차가 판매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 자체가 많지 않다.
회수할 수 있는 배터리는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이나 스크랩(파쇄 폐기물) 정도다. 삼성SDI는 이런 스크랩을 수거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국내 영역에만 한정됐다. 천안과 울산 공장에서 나오는 스크랩을 재활용 전문 업체가 수거한 뒤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등 원자재를 추출하고, 이를 에코프로비엠 등에 보내 삼성SDI가 만드는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로 다시 쓰이는 식이다.
삼성SDI는 올해부터는 말레이시아와 헝가리 생산 거점에서도 스크랩을 회수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중국, 2025년부터는 미국으로도 확대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해외는 스크랩 회수 체계가 안 돼 있는데 이제부터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몇 년 후면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가 쏟아져 나오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삼성SDI 측은 "공정 스크랩에서 광물 원자재를 회수하는 활동뿐만 아니라 고객사와 최종 소비자가 사용한 후 폐기한 폐배터리에서도 광물 원자재를 회수할 수 있도록 향후 완성차 제조사와 논의해 협력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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