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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를 움직이는 사람들]'제약 영업맨 출신' 박성호 부장, 바이오 투자 중추③원천기술·사업성 포착 능력 탁월…원진바이오·리스큐어 발굴

권준구 기자공개 2022-07-20 07:30:23

[편집자주]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탈(VC)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설립 11년차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간 모기업인 차병원그룹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독보적 딜 소싱과 투자기업에 대한 밸류업을 도모했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핵심 구성원들의 커리어와 투자 성공 사례, 철학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투자 검토시 기업이 보유한 독보적 원천기술에 주목한다. 더불어 시장에서 충분한 수익을 창출해내는 사업성 역시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제약 영업과 사업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치를 쌓은 박성호 부장(사진)을 영입했다. 그는 실제 필드에서 얻은 생생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망한 바이오·헬스케어 딜(Deal)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제약영업에서 사업개발까지 다양한 경험 보유…바이오 딜소싱 매진

박 부장은 서강대학교 생명과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연세대학교 면역세포공학연구실에서 생명공학 석사를 취득한 후 '제약 영업맨'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답답한 연구실 생활보다 전공과 관련되면서도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직업에 끌렸기 때문이다. 그는 2007년 영국계 제약기업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종합병원 영업을 담당했다. B형간염 치료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항바이러스 치료제 등을 판매했다.

제약영업 분야에 있으면서 그는 여러 의약품들의 흥망성쇠를 직접 경험했다. 소위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의 차이를 분석하며 기술적으로 유망하다고 해서 반드시 중장기적인 매출로 연결되진 않는다는 점을 파악했다.

2012년 그는 본인의 전공을 더욱 전문적으로 발휘하고자 바이오 기업의 사업개발 직무로 자리를 옮겼다. 바이오 의약품 업체인 이수앱지스에서 희귀질환 치료제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중동, 중남미, 동남아 등의 해외시장을 맡아 글로벌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이후 유전체 분석 바이오 기업인 랩지노믹스와 정밀의학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에서도 사업개발 및 기획을 주도했다.

그는 바이오 시장 및 기업 검토, 라이선스 인/아웃 등 기업체가 외형 성장을 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바이오 기업의 사업화 단계를 몸소 경험하며 타 심사역들과 견줄 수 없는 강력한 무기가 생긴 셈이다.

박 부장은 바이오 기업의 원천기술을 이해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과정에 큰 흥미를 느꼈다. 동시에 시장의 퍼스트무버를 발굴하고 이러한 업체를 발전시키는 벤처캐피탈 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2020년 세종벤처투자파트너스로 둥지를 옮기면서 모험자본 업계에 발을 들였다.

세종벤처파트너스에 있으면서 △엠테라파마(천연물 기반 신약 개발)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마이크로 바이옴 기반 신약업체) △이뮤니스바이오(NK세포 및 조절T세포 유도 및 배양) 등의 바이오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 세종벤처투자파트너스의 경우 바이오 전문 펀드가 없었다. 타계정 펀드의 비목적 투자를 통해 바이오 벤처를 발굴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 와중에 바이오·헬스케어 기반 펀드를 성공적으로 결성해 온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가 박 부장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바이오 전문 심사역으로서 색깔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로 이직했다. 바이오 분야의 선임심사역인 박기수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상무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대표적으로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다중 표적 치료제 개발), 올릭스(RNA 플랫폼 신약 개발) 등에 자금을 베팅했다.

◇기술력·사업성 갖춘 원석 발굴 집중,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 등 베팅

박 부장은 3단계의 프로세스를 활용해 투자기업을 판별한다. '창업자-기술력-사업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바이오 스타트업을 높게 평가했다.

창업자의 과거 전공과 현재 사업이 유관하고 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경력을 주요하게 봤다. 또 투자기업이 보유한 원천 기술이 국내 시장에서 3위 이내 지위를 가지며 선도적인 개발 단계에 있는지 집중했다. 창업자의 전문성과 기술력의 참신성을 통해 해당 기업이 유의미한 매출을 발생시키는 등 시장에서 마케터블(marketable)한 지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그의 투자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가 있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는 다중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연구원 출신이자 원진그룹 박광호 회장의 장남인 박성진 대표가 R&D를 총괄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단백질 다중결합 플랫폼 '유니스택(UniStac)'을 활용하여 치료제 개발을 주도했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가 가진 독보적 기술력에 집중했다. 기존의 면역항암제는 특정 타깃에 1데 1로 대응하는 하나의 약물로 접근했다. 하지만 원진바이오는 3개 이상의 단백질 약물을 하나의 분자로 연결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했다. 박 부장은 이러한 원천기술을 응용한 부분 역시 높이 평가했다. 유니스택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염, 면역항암제 등 여러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시장성을 확보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의 경쟁력을 보고 40억원의 자금을 베팅했다. 재원은 1000억원 규모의 솔리더스 스마트바이오 투자조합을 통해 마련했다. 원진바이오는 내후년께 기술성평가를 신청한 후 2025년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바이오 시장이 전반적으로 경색됐지만 박성호 부장은 향후 계획으로 오히려 헬스케어 산업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박성호 부장은 "인간이 아프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가 지속되면 헬스케어 치료제에 대한 산업 전반적 니즈는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주식시장이 반전되면 혜택을 볼 수 있는 주요 산업군 중 하나가 제약·바이오·헬스케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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