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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리스크, 상사는 지금]석탄사업 호재 LX인터, 신사업 발굴은 과제⑥에너지·팜 부문 영업이익 750억원...'전체 영업이익의 30% 수준'

이호준 기자공개 2022-07-18 07:28:51

[편집자주]

종합상사는 사업 지역이 전세계인 만큼 글로벌 환경에 민감하다.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문제가 글로벌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질수록 상사업계도 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대응책을 수립한다.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제 경기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사업계의 상황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기업 환경에 양면성을 제공했다. 러시아 시장에 사업체를 둔 업체들에겐 불똥이 튄 반면 국제 사회의 러시아 퇴출로 뜻밖의 수혜를 입은 곳도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성장한 종합상사들은 비교적 후자에 속한다. 이들은 러시아산 에너지와 광물을 해외 곳곳에 대신 판매하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종합상사 LX인터내셔널 역시 이같은 환경의 수혜자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매출이 증가한 건 러시아산 석탄 수요를 흡수한 탓이지만 회사는 현재 석탄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쪽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호실적에도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업을 적극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러시아 사업장 두 곳..."사업 규모 작아 피해 거의 없어"

LX인터내셔널은 현재 △모스크바와 △야쿠츠크에 러시아 사업장을 두고 있다. 각 사업장에선 운송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창출되는 매출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대외적인 변수로 인한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 국제 사회의 금융제재를 받은 러시아 은행들과의 거래도 없어서 대금 결제 지연으로 인한 피해 역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러시아 지역만의 매출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모스크바 사업장의 경우 주재원 한 명만 나가 있을 정도로 사업 규모가 작다"면서 "야쿠츠크 지역은 과거 사업 타당성 과정에서 비즈니스 구상을 접고 연락 사무소로만 남겨둔 사업장"이라고 전했다.

LX인터내셔널은 오히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한 전쟁의 수혜를 입고 있다. 국제 사회가 러시아산 물건에 대한 거래를 하나 둘 중단하면서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공급난 속에서 곡물·에너지·광물들을 안정적으로 실어 나르며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LX인터내셔널의 경우 석탄(유연탄) 사업이 빛났다. 전신인 LG상사 시절부터 회사는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 석탄광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해 생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MPP·GAM 석탄광산, 중국 완투고(Wantugou) 석탄광산, 호주의 엔샴(Ensham) 석탄광산 등이 대표적이다.

연간 1600만톤(t) 수준의 석탄 생산량을 앞세워 러시아산 석탄 수요를 흡수했다. LX인터내셔널의 사업은 크게 △에너지·팜 △트레이딩·신성장 △물류 등으로 구분된다. 올 1분기 석탄사업이 포함된 에너지·팜 부문의 영업이익은 75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2460억원)의 3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9%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트레이딩·신성장 △물류 사업은 각각 470억원, 12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수익성 증대에는 석탄 가격 상승도 맞물려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톤(t)당 100달러를 밑돌았던 석탄 가격은 중국의 유연탄값 상승 영향으로 세달 뒤 200달러 넘게 치솟았다.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며 안정세에 접어드나 했지만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다시 256달러까지 올랐다. 현재(7월 기준)는 t당 19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전쟁으로 인해 원자재 시황이 오른 덕을 봤다"면서 "러시아로부터 석탄을 수입해야 하는 곳들의 수요가 우리 회사로 몰려 수혜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출처: 한국자원정보서비스)

◇2차전지 원료 중심의 사업 재편 추진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LX인터내셔널은 장기적으로 '탈(脫)석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탄소배출의 주범인 석탄은 환경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기관들의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LX인터내셔널은 국내 종합상사 가운데 석탄사업 비중이 가장 높다. SK네트웍스는 석탄사업을 영위하지 않으며, 삼성물산은 지난 2020년 석탄 관련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현대코퍼레이션·GS글로벌 등이 석탄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LX인터내셔널은 석탄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사업들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석탄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또 기존에 운영 중인 석탄 광산들은 간접투자나 트레이딩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옮겨간다는 설명이다.

대신에 2차전지 자원 개발과 친환경소재 진출을 검토 중이다. LX인터내셔널의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니켈 광산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미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후보군을 들여다 보고 있다.

생분해플라스틱(PBAT) 친환경 원료 분야 진출도 앞두고 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산소와 열, 빛과 효소 반응 등으로 자연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으로 땅에 묻으면 6개월 안에 생분해돼 친환경 소재로 분류된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SKC, 대상과 함께 생분해플라스틱 생산과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360억원을 출자해 지분 30%를 취득했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초 친환경 물류센터 운영을 목적으로 '에코앤로지스부산'을 자회사로 세웠다. 2025년 상반기 운영을 목표로, 지금까지 약 45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 4월엔 DL에너지의 바이오매스 발전기업인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했다. 950억원에 포승그린파워 지분 63.%를 사들여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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