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8월 11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년대 초반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위해 투자유치에 나선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사기꾼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고 회고한다. 당시 복제약을 만드는 것에 수백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납득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일찍 뛰어든 서 회장은 셀트리온을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당시 서 회장의 사업 방향성은 명확했다. '낮은 가격으로 처방 가능한 바이오의약품을 공급하는 것'. 단순해 보이는 사업 방향성을 현실화 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케미컬의약품과 달리 생산 조건이 까다로운 바이오의약품(항체의약품)은 복제조차 쉽지 않았다.
여기에 당시 의사들은 '바이오시밀러'라는 개념조차 익숙치 않았다. 의사 입장에선 낮은 가격만을 이유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 이유는 없었다. 이미 바이오시밀러보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임상 데이터가 풍부했다. 때문에 의사들은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했다.
이런 환경을 뚫고 서 회장은 사업 초기부터 해외 병원을 직접 발로 뛰며 영업망 확보에 나섰다. 결국 셀트리온은 작년에 약 1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은 점점 경쟁이 심화되는 바이오시밀러 이후 다양한 신성장 산업으로 확장을 모색 중이다. 유헬스케어(비대면진료 및 디지털헬스케어)를 시작으로 항체접합체의약품(ADC), 마이크로바이옴, mRNA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셀트리온의 신성장 사업 방향성은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항체의약품 생산 역량은 인정하지만 결국 신사업 분야에서 셀트리온만의 차별성은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아직까지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대량생산 경험은 있지만 신약개발 경험은 많지 않다. 신성장 사업에 있어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에 진출했던 2000년대 초반처럼 출발선에 있다.
ADC 약물의 대표주자인 엔허투가 시장에 나온 상황에서 위탁생산(CMO)이 아닌 익수다 테라퓨틱스를 인수해 신약 개발에 직접 뛰어드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아직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이 하나도 없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백신 2종만이 허가를 받은 mRNA 분야에서 회사의 R&D 전략은 무엇일까. 항체의약품 대량생산 능력을 가진 셀트리온이 왜 ADC, 마이크로바이옴, mRNA에 뛰어들었는지 시장에 명확하게 답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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