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블루파워, 2년물 도전…'전량 미매각' 악몽 떨칠까 약정과 달리 단기물로 만기구조 구성, 리테일 수요 공략 의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2-09-02 07:02:31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척블루파워가 사상 처음으로 2년물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당초 3년물로만 1조원을 조달하겠다던 계획은 바뀌었다.AA급 신용도를 반납한 데다 ESG이슈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영향이다. 금리를 좀더 중시하는 리테일 투자자를 공략하기 위해 계획과 달리 2년물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첫 2년물 도전, 리테일 공략
31일 투자은행업계(IB)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가 9월 15일 공모채를 2400억원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구조는 2년물 1500억원, 3년물 900억원으로 구성해 9월 5일 수요예측을 치른다. 공모희망금리밴드는 6%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31일 한국자산평가 기준 삼척블루파워의 개별민평금리는 2년물이 5.86%, 3년물이 6.51%다.
2년물을 대량 발행하는 점이 눈에 띈다. 삼척블루파워가 2년물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초에 발전소 건설재원 4조8790억원 가운데 1조원을 3년 만기 회사채로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증권사와 인수확약도 맺어뒀다.
투자자들이 단기물에 적극 투자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2년물과 3년물 회사채의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만기가 짧아 채권평가손실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리테일 투자자는 주로 2년물에 투자해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쓰는 데다 ESG이슈에도 비교적 둔감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30일 A+ 회사채 기준으로 2년물 등급 민평금리는 4.68%, 3년물은 4.75% 정도다. 만기가 1년가량 차이가 나지만 금리 격차는 7bp 정도에 그친다.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금리 인상기가 지속돼 채권평가손실로 고전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3년물보다 2년물에 적극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쇼핑이나 롯데케미칼 등 AA급 우량 기업들까지 나서서 2년물을 발행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삼척블루파워도 이런 수요를 의식해 기존 계획과 달리 2년물을 발행하기로 결정했을 수 있다.
리테일 투자자를 공략하는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금융기관이 석탄금융 중단한 것과 달리 리테일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ESG 등 이슈에 민감하지 않은 편이다.
대신 절대금리를 눈여겨 본다. 리테일 투자자들은 금리가 6% 이상인 회사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매각분을 줄인다면 주관사들의 부담도 줄어든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2018년 삼척블루파워와 회사채 총액 인수 확약을 맺었다. 2024년까지 삼척블루파워가 발행하는 회사채 1조원을 전량 인수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삼척블루파워가 2년물 발행하면서 수요예측 전량 미매각의 악몽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삼척블루파워는 석탄발전소를 짓고 있기에 ESG 이슈로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해부터 공모채를 발행할 때마다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투자수요도 받지 못했다. ESG가 여전히 주요 투자기준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번 수요예측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신용등급마저 A+로 강등…"자본시장, 석탄발전에 비우호적"
더욱이 삼척블루파워는 최근 정기평정에서 신용등급마저 강등됐다. 삼척블루파워가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최근 본평정을 받은 결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서 각각 ‘A+/안정적’을 받았다. 올 초까지만 해도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척블루파워를 ‘AA-/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정기평정에서 등급을 떨어뜨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석탄발전에 비우호적인 자본시장환경이 지속돼 운영기간에 시장위험이 확대될 것”이라며 “상업 가동 후 회사채 차환이 불가피한 회사의 시장위험이 더 확대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삼척블루파워는 투자금액 중 1조원을 회사채로 확보하기로 했는데 이 중 절반을 조달하기도 전에 난항을 겪는 셈이다. 삼척블루파워가 지금까지 발행한 회사채는 모두 4800억원이다. 이번까지 포함해 발행해야 할 회사채가 5200억원에 이른다.
삼척블루파워는 강원도 삼척에 화력발전소를 운영하기 위해 2011년 설립된 민자석탄발전사다. 2023년 10월 1호기, 2024년 2호기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포스코에너지가 29%, 재무적 투자자가 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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