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비 CB 투자한 FI, 우선주 조기 전환 배경은 1년 안돼 200억 전액 전환, 경영 상황 고려 '컨버터블 노트'로 안전판 마련한 듯
양용비 기자공개 2022-09-06 09:04:39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1일 16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렌비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투자한 투자사들이 1년도 안 돼 모두 CB를 우선주로 전환했다. CB의 만기도래 시점이 3~4년이나 남은 이른 시기에 우선주로 전환하면서 그 배경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트렌비는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총 2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당시 발행한 CB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IMM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등 4곳이 각각 매입했다. 매입가는 운용사 한 곳당 50억원이었다.
투자사 4곳은 모두 같은 조건으로 CB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트렌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트렌비가 12월 발행한 CB는 보장수익율 연복리 3%이며 만기일은 2024년 12월이다. 전환 시 발행하는 주식은 우선주 8139주다. 전환가는 1주당 61만4359원으로 설정했다.
12월 발행한 CB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IMM인베스트먼트가 매입했다. 올해 1월 발행한 CB는 한국투자증권과 LB인베스트먼트가 각각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찍은 CB의 조건도 작년 12월 발행한 것과 동일하다.

◇FI 4곳 ‘CB→우선주’ 전환…이례적 조기 전환에 해석 ‘무성’
지난해와 올해 트렌비 CB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 4곳은 지난달 5일 모두 우선주로 전환을 완료했다. CB의 만기가 2024년 12월~2025년 1월로 약 3년이나 남은 만큼 우선주 조기 전환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CB는 기업이 상장을 앞두거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전환하거나 상환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트렌비가 CB를 발행할 당시부터 의외라는 평가였다. 상장사가 아닌 비상장사가 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CB는 부채로 인식되는 탓에 회계상 재무적인 부담이 커진다. 트렌비가 12월 발행한 CB가 지난해 회계에 적용되면서 부채비율이 4918%까지 치솟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트렌비 CB에 투자한 FI가 우선주로 전환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퍼지면서 갖가지 해석이 나왔다. CB의 만기 도래, IPO 등 특별한 이슈 없이 투자 이후 1년 이내에 CB를 우선주로 전환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서다.
VC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기업에서 CB를 발행하는 사례도 흔하지 않지만 1년 이내에 투자사가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적다”며 “CB 특성상 이자가 발생하는 만큼 채권자의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FI 4곳이 최근 CB를 조기에 전환한 이유는 다음 투자라운드 완료 시점에서 우선주로 전환하겠다는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당시 CB 투자는 밸류에이션 책정을 잠시 미뤄두는 ‘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 방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투자하고 향후 성과가 나왔을 때 전환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형 전환사채다. 국내에선 허용하지 않는 전환사채인 만큼 CB 투자에 세이프(SAFE) 방식을 가미해 컨버터블 노트의 효과를 냈다.
컨버터블 노트는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에 활용하는 투자 방식이다. 투자 당시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지 않고 투자한다. 기업가치는 향후 사업을 진행하면서 일정 시점에 매긴다. 기업가치에 따라 전환가액도 정해진다. 주로 시드 단계 기업이나 브릿지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이 컨버터블 노트 방식을 활용한다.
해당 방식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전환가 상한선을 약속한다. 등기에 나타난 트렌비 CB의 전환 조건에도 ‘어떠한 경우에도 조정된 전환가격은 본건 사채의 최초의 전환가격인 1주당 금 61만4359원을 상회할 수 없다’고 정해뒀다. 트렌비의 CB는 일정 시점에서 우선주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발행됐다. CB를 우선주로 전환하는 시점은 시리즈D 투자 유치 즈음으로 보인다.
또 다른 VC업계 관계자는 “컨버터블 노트 방식의 투자는 국내에서 극히 드물 만큼 일반적이지 않다”며 “트렌비의 적자 폭이 커지고 명품 커머스 플랫폼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만큼 CB 투자자가 컨버터블 노트라는 새로운 형태로 안전판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