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EPC사업부 전면 배치, 컨트롤타워 부활 고려했나 [삼성물산은 지금]③TF 조직개편 올 초 단행, 역할 변화 여지 커져 주목
전기룡 기자공개 2022-09-13 13:00:42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미뤄덨던 현안인 지주사 전환 결정을 비롯해 순환출자 고리 끊기, 금산분리 해결과 같은 필수 재편 작업은 모두 삼성물산이 움직여야 해결이 가능한 숙제들이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재개하려면 일차적으로 그룹 내 의사결정 조직부터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전사에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실행력 있는 조직이 있어야만 까다로운 재편 등 작업을 효율적으로 풀어가기 수월하다.'옛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 부활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미전실은 해체 후 그 역할이 사업지원TF(삼성전자), EPC경쟁력강화TF(삼성물산), 금융경쟁력강화TF(삼성생명)로 각기 나뉘어 계열사에 재배치됐다. 정작 이들 조직이 예전처럼 확실한 구심점을 갖고 일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컨트롤타워 부활 이야기가 나오면서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컨트롤타워를 다시 만들면 한 몸으로 돌아가거나 해체가 불가피해 보이는 조직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이 올 들어 EPC경쟁력강화TF와 관련해 특징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선 EPC경쟁력강화TF의 역할은 전략·인사·법무 등 옛 미전실 핵심 업무를 계승하기 보다 EPC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EPC경쟁력강화TF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을 대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2010년 이전부터 건설·플랜트 부문을 대표하는 세 회사의 시너지 찾기에 몰두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이 성사 직전까지 진척됐던 사례도 있다.
미전실 해체와 맞물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모두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던 점도 EPC경쟁력강화TF가 설립된 또 다른 배경이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발 해외손실 여파를 털어내지 못했고 수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었다. 삼성중공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삼성물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2017년 해외 계약액은 15억달러로 전년(51억달러)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EPC경쟁력강화TF 출범 이듬해인 2019년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상일동 본사를 찾아 중동시장 공략을 주문한 것도 당시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이때만 하더라도 미전실에서 자리를 옮긴 김명수 사장을 비롯한 TF 멤버가 EPC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EPC경쟁력강화TF의 의사결정이 있어야 사업 추진이 가능했다. 특히 감사 권한도 지니고 있어 건설부문 한정이지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수직적인 의사결정 덕분에 2020년 들어 점차 성과가 발현됐다. 수주잔고 가운데 조단위인 '아랍에미리트 초고압직류송전망(2조7987억원)', '카타르 LNG 수출기지 탱크(2조6325억원)' 등이 대표적인 EPC 성과다. 대만이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1조2739억원)' 등 공항에 집중했던 전략도 결실로 이어졌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삼성물산은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EPC사업부를 발족했다. 지난해까지 △건축토목사업부 △하이테크사업부 △플랜트사업부 △신사업추진실과 같이 3부·1실 형태로 운영돼 왔는데 올해 초 조직 개편을 거쳐 EPC사업부를 전면에 배치했다.
EPC사업부는 기존 건축토목사업부에서 토목부문을 떼어내고 플랜트사업부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토목부문을 떼어낸 건축토목부문은 건축주택사업부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하이테크사업부는 구성과 이름을 유지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EPC경쟁력강화TF의 역할이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간의 기조라면 EPC경쟁력강화TF가 전략을, EPC사업부가 실행을 각각 맡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EPC사업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 미루어 실행을 담당하는 EPC사업부의 무게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TF가 맡았던 전략에 대한 부분도 EPC사업부로 이관될 여지가 있다.
EPC사업부 초기 수장으로 오랜 기간 플랜트사업부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윤종이 부사장을 앉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윤 부사장은 2014년 삼성물산 플랜트사업부 플랜트PM본부 플랜트PM팀장으로 처음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말 이뤄진 그룹 인사에서는 전무로 승진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모든 삼성 계열이 부사장과 전무를 통합하기로 결정하면서 직함을 바꿔 달았다.
EPC사업부를 만든 덕분에 EPC경쟁력강화TF는 사업 전반을 챙겨야 했던 기존의 업무를 내려놓고 옛 미전실처럼 다시 컨트롤타워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이 연내 옛 미전실 수준의 조직으로 TF를 재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미 올해 초부터 미전실 부활에 대비한 움직임이 삼성물산 내에 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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