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연말 정기인사에 쏠리는 눈 12월 부서장·지원장 대폭 인사 가능성…기존권역·공채 탕평도 관심
고설봉 기자공개 2022-09-15 08:18:45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4일 14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말 부서장 인사에 대한 내부 반발로 내홍이 짙어진 금융감독원이 올해 말 정기인사로 조직을 수습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공채들을 전면에 내세워 조직쇄신을 단행한 만큼 기존 권역 출신들에 대한 탕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이번 인사에서 승진이 누락된 부국장들을 전국 지원장으로 발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동시에 세대교체의 아이콘에서 금감원 핵심 세력으로 떠오른 공채들을 추가로 요직에 발탁할 것이란 전망이다. 안정과 혁신간 균형을 이루는 차원이다.
지난달 25일 수시인사 뒤 촉발된 내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 내 반발의 이면에는 기존권역 출신 부국장과 2S팀장들이 있다. 이들은 이번 인사에서 외면받았다. 기존권역 부국장들의 경우 후배인 공채 출신 2S팀장들에게 밀렸다는 상실감이 크다. 또 기존권역 2S팀장들은 공채 2S팀장들과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패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상황이 공채와 기존권역 출신간 갈등과 경쟁 양상으로 흐르면서 조직 분위기는 살엄음판이다. 특히 신임 실국장과 승진하지 못한 부국장들 사이 미묘한 감정 싸움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정기인사에서는 공채 1기들이 부국장에서 실국장으로 발탁됐는데 그 때는 기존권역 출신들에서 공채들로 부서장 세대교체가 시작된다는 상징성이 있었다”며 “당시엔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공채들이 2S팀장에서 부국장을 건너뛰면서 곧바로 실국장으로 발탁돼 논란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질서를 크게 벗어나는 것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대체로 기존권역에선 위기의식이 크다”며 “이러한 불안요소를 빨리 추스르지 않으면 조직 내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일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내에선 조직 내 불안정한 기류를 해소하기 위한 보정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기존권역 출신들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동시에 공채들로의 세대교체를 지속할 수 있는 차원의 대폭 인사가 진행되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말 정기인사를 두산 전망이 벌써부터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번 수시인사에서 금감원은 전체 실국장급 부서장 106명 가운데 40명만을 교체했다. 이는 전체 부서장 가운데 38% 수준이다. 신규 실국장 승진은 19명으로 전체 부서장 가운데 18%에 그쳤다.
그만큼 올해 말 정기인사에서 금감원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이 남았다. 특히 올해 말 정기인사에서 본원 실국장 외에 전국 지원장 등 인사가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존 승진하지 못한 부국장들을 보듬고 새로운 부서장을 발탁할 수 있는 자리가 그만큼 많아진다.
금감원 지원은 총 11개다. 부산울산, 대구경북, 광주전남, 대전충남, 인천, 경남, 제주, 전북, 강원, 충북, 강릉 등 전국에 고르게 분포한다. 이 지원장은 본원 실국장급이 맡는 자리다.

문제는 이번에 승진이 누락된 부국장들 가운데 어느 세대까지를 구제할 것이냐다. 이번 수시인사 전 금감원 부국장은 30명이었다. 이 가운데 16명이 실국장으로 승진하고, 14명은 승진하지 못했다. 이 16명 가운데 공채 출신은 단 3명 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이전기관 출신이었다.
부국장들 가운데 1960년대 후반생들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논란도 나온다. 이미 본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세대교체와 인적쇄신을 기치로 내건 만큼 1970년대 생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1960년대 생들을 올해 말 정기인사에서 본원 실국장으로 올리는데 따른 부담도 존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1967년생들이 지금 지원장으로 대거 포진해 있는데, 이들이 물러나는 자리에 1968년 생들을 내보내면 인사 적체도 풀고 자리도 생긴다”며 “문제는 1969년 생들을 어떻게 구제할 것이냐인데, 본원에 두는 것도 지원으로 내려보내는 것도 모두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채 1~3기를 중심으로 2S팀장들이 실국장으로 승진하면서 또다른 갈등도 생긴 상황이다. 현재 금감원 본원에만 약 50명에 달하는 2S팀장들이 있다. 2S팀자 가운데 기존권역과 공채가 섞여 있는 만큼 이들을 부국장 및 실국장으로 적절히 안배해 승진시키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앞선 관계자는 “이번 수시인사에서 누락된 직원들 대부분 2S팀장 이상 고참들이다 보니 대놓고 이야기 하지 않지만 불만은 늘 내제돼 있어 갈등을 만든다”며 “잠재 리스크를 정리하는 차원의 대규모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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