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한화에너지 '자생력'에 베팅했다㉒㈜한화와 합병 안하고, 에어로에 1.3조 돌려주고…기업가치 재고 숙제

고설봉 기자공개 2025-04-09 08:34:48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와 ㈜한화 합병은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엔드리조트 부사장 등 삼형제의 경영권 승계 및 그룹 지배구조 개편 통로로 여겨졌던 한화에너지의 위상과 활용도가 크게 변경될 전망이다.

더불어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수취한 한화오션 지분 매각 대금 1조3000억원을 다시 한화에어로에 돌려놓기로 했다. 한화에어로 유상증자에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형태다. 한화에어로에서 현금을 조달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오너일가 경영권 승계에 활용한다는 비판을 정면돌파하는 모습이다.

대신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화에너지를 활용해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쉬운 길보단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김동관 부회장 등 삼형제의 자산가치를 최대한 불리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란 분석이다.

한화에너지의 IPO와 한화에어로 유증을 앞두고 한화그룹이 명확하게 지배구조 개편과 선을 그으면서 시장의 관심은 개별 기업이 추진하는 딜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슈에 중심에 서 있는 한화에너지 IPO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한화에너지의 활용가치가 변하면서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시장에선 한화에너지 IPO가 김동관 부회장 등 승계 통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밸류도 기업의 중장기 성장전략 이외 그룹사 지배구조와 맞물려 있었다. 또 김동관 부회장 등 삼형제의 구주매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한화그룹의 이번 결정으로 한화에너지 IPO와 밸류 등 변수는 크게 줄었다. 그동안 시장에선 한화에너지가 궁극적으로 ㈜한화와 합병해 한화그룹 지주사로 올라선다는 전제로 평가를 벌여왔던 측면이 있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의 사업성과 및 중장기 성장 전략과는 별도로 그룹 지배구조 대장주로서의 위상에 따른 밸류업도 검토됐었다.

그러나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와 ㈜한화간 합병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밸류 평가도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또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 유증에 참여해 주요 주주로 등극한다는 점도 새로운 고려요소가 됐다.


우선 한화그룹 지배구조에서 한화에너지 위상에 변화가 생겼다. ㈜한화와 합병이 없다는 점에서 지주회사로 올라선다는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다만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 22.16%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현실성은 크지 않지만 한화에너지가 지주회사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있다.

또 이번에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 지분을 직접 취득하면서 ‘한화에너지-한화에어로-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게 됐다. 이 지배구조를 활용해 에너지와 방산 등 그룹 내 굵직한 사업영역을 한화에너지 중심으로 묶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금이 동원돼야 하는 만큼 현실성은 크지 않다.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사업 성과와 중장기 성장 전략 측면에선 오히려 기대감이 커진다. 그룹 지배구조와 연결돼 분할 및 합병 등 과정 없이 한화에너지의 본질적인 가치로만 평가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의 핵심사업은 한화그룹이 구상하고 있는 중장기 성장전략 밑그림이다. 한화에너지는사업적으로는 그룹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발전부문 △공사부문 △태양광부문 △투자·테레프탈산(PTA)부문 등으로 나뉜다. 에너지를 기반으로 전후방 여러 사업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유통 등으로 사업영역을 고도화 하고 있다. 국내를 벗어나 미국, 유럽 등 더 많은 국가에서 사업을 펼친다.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도 이런 미래전략 확대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서 한화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위치해 있고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서 활용도가 높다”며 “사업적으로도 그룹 내 미래전략의 한 축인 에너지사업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기업가치가 높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배구조 개편에서 한화에너지가 중심 축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고 그 영향으로 기업가치가 부풀려져 있었던 측면도 있다”며 “상장 후 김동관 부회장 등의 지분율에 따라 기업가치도 유동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