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대동여지도]인라이트벤처스, 전국 팔도 지역 벤처 발굴 '선봉장'③시·도 출자금 활용 지역펀드 10개 결성…에임트·엔젤게임즈 등 지역 스타트업 발굴 성과
김진현 기자공개 2022-09-23 08:00:39
[편집자주]
2018년 임의 출자로 시작된 지방 투자 특화 펀드가 2021년 지역혁신 벤처펀드로 통합 출범됐다. 모태펀드를 통해 지역 소재 공공기관 및 지자체의 출자를 확대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 더벨이 지역 투자 벤처펀드의 성과와 앞으로의 숙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9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지역을 중심으로 펀드를 운용하며 초기 벤처,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설립 이후 17개의 펀드를 결성했고 350여곳의 벤처, 스타트업, 중소 기업에 투자해 마중물을 대는 역할을 했다.2017년 대성창업투자 출신 박문수 팀장과 삼성벤처투자 출신 김용민 부장,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출신 유동기 이사, 수림창업투자 출신 손민호 이사 등이 의기투합해 2017년 유한책임형(LLC) 벤처캐피탈로 출범했다.
지금껏 결성한 펀드 중 10개는 지역 기반 기업 발굴과 투자를 목적으로 운용해왔다. 각 지역별로 총괄 심사역을 배치해 펀드 운용과 투자 기업 발굴을 맡기고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도, 경상남도, 창원시 등 지역은 유동기 대표파트너가 총괄을 맡고 있다. 충청도, 대전시는 박효 상무가 총괄하고 있다. 대구시와 광주시 투자는 손민호 대표파트너가 총괄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이승재 상무가, 제주도와 글로벌 투자는 김용민 대표파트너가 담당하고 있다.
◇대구 거점 VC 출범, 지역 기관 출자 사업 기반 외형 확대
인라이트벤처스가 처음부터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을 펼치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초기에는 기술 기반의 우수한 기업을 발굴하겠다는 목표만을 두고 펀드 결성에 뛰어들었다.
설립 직후 곧바로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청년창업 분야에 도전해 GP 자격을 얻은 인라이트벤처스는 펀드 결성을 위해 다수의 기관, 법인과 접촉했다.
그러던 중 대구광역시에서 60억원이라는 큰 규모의 자금을 투자 지원 받을 수 있었다. 대구시를 거점으로 삼고 투자 활동을 펼치려는 인라이트벤처스에게 지역 우수 스타트업, 벤처기업 발굴을 주문하며 펀드 결성에 힘을 보탰다.
인라이트벤처스는 대구광역시의 출자 지원과 모태펀드의 90억원 출자 등을 합해 162억원 규모로 1호 펀드 '인라이트1호청년창업펀드'를 결성했다. 이후 청년 창업 기업 발굴이라는 주 목적에 맞춰 투자기업 발굴을 시작했다.
수도권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기도 했으나 대구 등 지역 기반의 기업도 포트폴리오에 하나 둘 채워나갔다. 1호 펀드로 대구시와 인연을 맺은 인라이트벤처스는 대구광역시가 LP로 참여한 삼성벤처투자 펀드를 이관받으며 2호 펀드를 결성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대구광역시가 대구, 경북지역 기업 발굴을 위해 출자한 삼성벤처투자 'CD(Creative Daegu)1호신기술투자조합'을 이관받아 '인라이트2호CD펀드'로 운용에 나섰다.
1호, 2호 펀드를 운용하며 투자 지역을 대구광역시에서 경상북도로 넓히게 된 인라이트벤처스는 3호펀드 결성 땐 경상북도 출자 지원을 받으며 '인라이트3호CG(Creative Gyungbuk)펀드'를 결성할 수 있었다.
이후 인라이트벤처스는 지역 기반 펀드를 꾸준히 늘려 4호(제주), 5호(대구-광주), 6호(대구), 7호(경북), 9호(대구, 창원), 11호(영호남), 15호(충남, 대전) 등 펀드 결성을 이어나갔다. 지역 펀드의 원활한 운용과 투자 기업 발굴을 위해 제주, 광주, 대전 등 지점을 설립하는 등 꾸준히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다.
◇꾸준한 출자사업 GP 비결, 지역별 육성 산업 분석·외부 투자 유치 지원
인라이트벤처스가 지역별로 다양한 출자사업에서 자금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철저히 지역별 육성 사업을 연구하고 그와 관련된 투자 기업 레코드를 앞세워 지원서를 작성한 덕분이었다. 지역별로 지역 특성에 맞춰 육성하려는 산업이 존재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로 낙점짓고 육성하려는 산업 분야도 존재한다.
예컨대 특정 지역은 인공지능, 또 다른 지역은 바이오 등 육성을 원하는 사업이 정해져있다는 거다. 이러한 정책 변화를 잘 파악하고 숙지하는 게 출자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다.
또 꾸준히 지역 기업에 후속투자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기업에 비해 후속 투자 유치가 어려운 지역 기업에 계속해서 자금을 지원해줄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제공해야 지역 기업이 소멸하지 않고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직접 결성한 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일 외에도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리드 투자자로서 다양한 기관에게 딜을 소개하고 투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것 역시 펀드 운용 레코드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마중물을 놓아 성장을 이끌어낸 대표적인 곳들이 '에임트'와 '엔젤게임즈'와 같은 업체들이다. 두 회사 모두 대구를 기반으로 해 성장한 기업이다. 에임트는 삼성전자 출신의 갈승훈 대표가 사내벤처팀을 꾸려 스핀오프해 창업한 벤처회사다.
냉장고용 진공단열재 연구를 기반으로 콜드체인 패키징 분야로 진출해 신선식품배송, 의약품배송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2020년말 기준 약 16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지난해말에는 매출액 134억원을 기록했다.
에임트는 인라이트벤처스 초기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해 시리즈B 라운드 투자 유치 등을 통해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예비유니콘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인라이트벤처스 외에는 삼성벤처투자, KDB산업은행, 롯데벤처스 등이 펀드를 통해 에임트에 투자했다.
에임트는 최근 인라이트벤처스 추천을 통해 스케일업팁스 1호 지원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또 한번 성장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했다. 인라이트벤처스가 인탑스인베스트먼트와 함께 결성한 펀드를 통해 2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20억원을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한다.
엔젤게임즈도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출범한 모바일 게임 제작사로 로드오브다이스, 히어로 칸타레 등 게임을 개발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서비스를 통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엔젤게임즈 역시 대구를 거점으로 하지만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 지역 벤처캐피탈들의 투자 지원을 받기도 했다. 대성창투, 송현인베스트먼트,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등이 엔젤게임즈에 투자했다.
◇지역 펀드 도전 '계속'…지역 거점 대학, 산학협력단 협업 지원 강화 목표
인라이트벤처스는 궁극적으론 기업의 전 생애 주기에 맞춰 지원할 수 있는 펀드를 결성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펀드 등 다양한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지만 우선적으론 꾸준히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출자사업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최근 지역 기업이 겪는 어려움으로 인력 유치와 입지 선정을 꼽았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맞는 소규모의 사무실, 공장 확보가 어렵다보니 불필요한 비용 지출이 많거나 수도권으로 거점을 정하고 창업에 나서는 지역 인재가 많다는 설명이다.
유동기 인라이트벤처스 대표파트너는 "지역 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인재를 영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개발자와 같은 인력풀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며 "사무실이나 공장 등도 대부분 기존의 제조업 중심의 기업 규모에 맞춰 짜여져있다보니 입주 환경이 맞지 않는 경우도 태반이다"고 말했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거점 대학과 산업협력단과 함께 초기창업팀 발굴, 공간 지원 등 협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역 기반 인재를 창업기업에 연결해주거나 산업협력단과 함께 벤처 스타트업에 맞는 입주 환경을 조성하거나 맞춤 지원 사업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유 대표파트너는 "같은 초기 창업 회사라고 하더라도 수도권 기업과 기본적으로 환경 자체가 틀리기 때문에 조금 더 유연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지역을 기반으로 창업해 성장하는 회사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도권 기반 회사가 지역으로 거점을 옮길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최근 좀 더 큰 규모의 펀드 결성을 위해 LLC형 벤처캐피탈이었던 회사를 창업투자회사로 전환했다.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고 펀드별 출자 금액을 늘리기 위해서다. 지역 기반 펀드 운용을 이어가면서 후속투자를 제공할 수 있는 대형펀드 결성도 힘을 싣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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