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연호 부행장, 고객 밀착 영업 노하우로 퇴직연금 시장 공략⑤유일한 강원출신 부행장…횡성군지부 전국 1위로 성장시켜
김형석 기자공개 2022-09-30 07:13:26
[편집자주]
NH농협금융은 2012년 신용·경제 사업분리(신경분리) 이후 5대 금융지주로 성장했다. 이 밑바탕에는 NH농협은행의 견실한 성장이 있었다. 지배구조 면에서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농협금융 입장에서는 농협은행의 성장이 독립경영의 지렛대 역할의 핵심 키다. 농협은행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통해 농협은행의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연호 부행장(사진)은 NH농협은행에서 기업투자금융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이 부행장의 경력은 대부분 출신지인 강원지역의 일선 영업에 집중돼 있다. 현재 농협은행 부행장 중 강원 지역 출신은 그가 유일하다. 다수 현장 영업 경험은 고객과의 소통 능력과 은행 내 부처 간 업무 조율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그는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에 기업고객부와 투자금융부, 외환사업부, 퇴직연금부 등 4개 부서를 관리하고 있다. 기업고객부는 기업고객 마케팅전략과 영업전략 수립, 운영 등 기업금융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이밖에 투자금융부는 해외 프로젝트금융과 해외 부동산개발금융을, 외환사업부는 외국환과 파생업무를 담당한다. 퇴직연금부는 퇴직연금 영업전략과 수익률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 강원 출신…일선 영업 잔뼈 굵어
1965년생인 이 부행장은 강원도 소재 원주고와 강원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농협 입사 후 첫 부임지 역시 강원 소재 횡성군지부였다.
이후 2013년 농협중앙회에서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강원영업본부로 이동했다. 강원영업본부에서는 마케팅추진단장과 경영지원단장을 맡았다. 이어 원주원일로지점장과 원주시지부장을 역임하기도 경험했다.
그는 지점장과 지부장을 맡으며 현장 밀착 영업을 추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8년 관할 지역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직접 소독시설을 방문하기도 했다. 명절마다 지역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추곡시기에는 수매 현장을 방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 농작물 689㏊에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자 재해자금 5000억원을 투입할 수 있도록 본사를 설득한 것도 그의 노고가 컸다.
현장 밀착 경영은 2018년 원주시지부를 전국 종합평가 1위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농협은행 종합업적평가는 농협중앙회가 전국 1100여개 농협은행 금융점포를 대상으로 매년 고객 및 사업증대 실적, 건전성, 재무성과, 고객만족도 등 사업역량을 평가하는 제도다. 수도권 및 대도시에 비해 인구수나 경제규모, 금융거래 수요가 적은 원주시지부가 종합평가 1위를 달성한 것은 당시 농협은행 내부에서도 화제가 됐다.
특히, 원주시지부에서의 괄목할만한 성과는 2019년 업무지원센터장과 2020년 개인고객부장 등 본사 핵심부서로 발탁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 300조 퇴직연금 시장 공략 가속화
올해 초 기업투자금융부문 부행장 업무를 시작한 후 그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한 것은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이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규모는 300조원이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를 시행하면서 금융회사별로 연금 운용 능력이 더욱 차별화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먼저 그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전담하는 '수익률 관리센터' 신설을 추진했다. 이 센터는 퇴직연금의 수익률 제고를 위한 기획, 영업점 지도, 만기고객 집중관리, 만기 시 편입종목 교체(리밸런싱) 안내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퇴직연금 전문인력 육성에도 나선다. 영업점간의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유도하기 위해 ‘비교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퇴직연금 담당 전문인력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여신이나 외환 업무처럼 퇴직연금 부문에도 이력제도를 도입해 관련 업무 경력이나 교육 수료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영업점별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를 위해 전국 영업점 평균 수익률과 해당 영업점 수익률 간의 비교를 한 눈에 가시적·직관적으로 제시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가입 고객 유치를 위해 고객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 ETF 상품을 출시하는 등 퇴직연금 관련 상품군을 확대했다.
타 은행 대비 수익률 선방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DC형과 개인형IRP 수익률은 -0.15%, -1.74%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각각 1.52%포인트, 3.2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주식시장 불황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5%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과 대조하면 선방한 수치다. 실제 같은 기간 신한·우리·하나·KB국민은행의 DC형과 개인형IRP 수익률은 농협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낮다.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수익률도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보다 0.07%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의 DB형 수익률은 1~2%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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