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달러 파장 - 반도체]삼성전자, 미 반도체 증설…현지 유보금 투입 선행①권역별 자금 운용, 해외 설비투자 환율 변동 영향 최소화
김형락 기자공개 2022-10-06 07:30:08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17:21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해외 투자를 현지 법인 유보금으로 집행하는 자금 운용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원·달러 환율 변화를 기존 투자 계획을 변경할 요인으로 고려하지 않는 이유다. 해외 주요 권역별로 자금을 통합 운용해 유동성을 관리하기 때문에 국내 환율 등락이 해외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편이다.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신규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계획대로 집행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변화는 미국 증설 투자 일정에 변동을 줄 이슈라고 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라인을 깔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투자다. 올 상반기 착공에 들어갔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4년 하반기다. 건설·설비 등 투자비용으로 총 170억달러(원·달러 환율 1421.8원 기준 약 24조원)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39조5831억원 가량이다.
삼성전자가 지금껏 진행한 미국 투자 중에 가장 큰 규모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해외 투자 일정에 변동이 있을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로 환산한 단순 투자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신규 투자 계획은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자금 운용구조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CFO(최고재무책임자) 산하 재경팀이 재무 위험 관리를 주관한다. 해외 주요 권역별로는 지역 금융센터(미국·영국·싱가포르·중국·브라질·러시아)를 두고, 환율 변동 위험과 유동성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권역별 자금 금융센터는 환율 변동을 모니터링하고, 권역 내 자금 통합 운용 등을 담당하고 있다.
원화로 환산한 미국 증설 투자비용이 증가하더라도 현지에서 투자는 개별 법인이 보유한 달러화로 진행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변화가 해외 투자에 직접적 영향 끼치지 않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달러화 기반으로 반도체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소재한 법인에서 발생한 생산·판매 실적은 달러로 결제되고, 유보금도 달러로 쌓인다.
테일러시에 진행 중인 파운드리 증설 투자는 삼성전자 종속기업인 미국반도체생산법인(Samsung Austin Semiconductor LLC, 이하 SAS)에서 진행하고 있다. SAS는 지난 2월 삼성물산과 미국 테일러 팹(Taylor FAB)1 신축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기본 도급액은 1조2641억원 규모다. 지난 6월까지 완성 공사액은 982억원이다. 계약잔액은 1조1659억원 수준이다. 완공 예정일은 내년 10월이다.
현재까지 나간 투자비용은 SAS가 보유한 유동성을 선제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체 투자금은 SAS 단독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규모다. SAS는 지난 6월 말 기준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9조3542억원 규모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7035억원, 당기순이익은 7592억원을 기록했다. 자체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테일러시 파운드리 증설 투자금을 치르기 어려운 재무 여건이다.
미국에 있는 삼성전자 종속기업들이 지원군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DX(Device eXperience) 부문에서 북미를 총괄하는 판매법인 SEA(Samsung Electronics America, Inc., 별도 자산 44조원), DS(Device Solutions) 부문에서 미주를 총괄하는 반도체판매법인 SSI(Samsung Semiconductor, Inc., 별도 자산 16조원)가 유력 후보다. 올 상반기 SEA는 별도 기준으로 매출 23조6739억원, 당기순이익 271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SI는 별도 기준으로 매출 23조6531억원, 당기순이익 757억원을 올렸다.
삼성전자 미국 종속기업 출자구도도 SEA룰 중심으로 짜여 있다. 삼성전자(별도)는 SEA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SEA 아래 100% 자회사 SSI가 있고, SSI 아래 100% 자회사로 SAS를 두고 있다.
채무보증 관계로도 자금 흐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올 상반기 SAS가 채무보증 한도를 3조4000만달러까지 증액했다. 증액 목적은 운영자금 등 확보다. 채권자는 수도 서비스 제공업체 엡코(Epcor)다. 채무보증인은 삼성전자 본사가 아닌 SEA로 올라가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느 법인에서든 반도체 매출이 일어나면 달러 베이스로 거래가 된다"며 "지역별 보유 현금 위주로 먼저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과 투자는 크게 상관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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