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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디스플레이 정책 방향]삼성·LG디스플레이, RE100 먼일? TFT 대안찾기 관건⑤LCD보다 OLED 탄소중립 어려워…저감장치R&D, 설비폐쇄 비용 세제혜택 절실

손현지 기자공개 2022-10-11 13:05:40

[편집자주]

K-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좌우할 키는 정부의 지원 여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정부에 반도체, 배터리, 백신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분야에 전방위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2개의 법안 개정을 통한 시설투자와 세금감면 수혜를 꾀하고 있다. 이들 요구의 타당성과 법안 개정 가능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7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RE100 흐름에 동참할 수 있을까. RE100이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국제적인 캠페인이다. 참여기업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순출량을 제로(0)로 낮춰야 한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이사회 차원의 구체적인 논의하고 있진 않지만, 어느정도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기조다. LG그룹의 경우 LG이노텍·LG전자 등 전자계열사들이 잇달아 가입을 결정하고 있으며, 최근 삼성전자도 '신환경 경영전략' 발표와 함께 RE100선언에 나서면서 삼성SDI 등 계열사들도 일제히 뒤따를 계획이다.

모든 전자업계가 그럴테지만 디스플레이업계는 RE100선언 부담이 유독 크다. 모든 디스플레이 패널에 적용되는 TFT공정(박막트랜지스터)상 탄소제로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초고화질의 초격차 기술 패널을 양산할수록 탄소배출이 심화되는 딜레마다.

디스플레이업계가 RE100을 선언하려면, 저감장치(스크러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꾸준한 R&D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체 가스 개발 등의 대안도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막대한 물적, 인적 자원 비용이 소요된다. 기존 설비 패쇄비용도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인센티브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OLED 초격차일수록 탄소제로 난항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초격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으로 고부가가치 부문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지키고 있다. 이를 앞으로도 이어가려면 꾸준한 패널 기술혁신 노력 뿐 아니라 탄소저감 장치 개발 등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디스플레이업계는 탄소배출량이 많은 산업군 중 하나다. 탄소중립 필요성을 인지하고 논의하기 시작한 건 얼마되지 않았다. 패널 공정 과정에서 온실가스(Non-CO2+CO2) 배출을 억제하는게 불가능한 구조라 애초부터 거리가 멀다고 판단한 부분도 있다.

디스플레이산업에선 탄소배출이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직접배출, 간접배출, 공정배출 등이다. 직접배출은 공장에서 화석연료 LNG 등을 연소할 때 생기는 것이며, 간접배출은 기업 밖에서 쓰이는 전력을 의미한다. 공정배출은 패널 제조단계에서 필요한 불소화합물(F-gas)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에 해당한다.

공정배출 억제는 쉽지 않다. LCD와 OLED 등 모든 액정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에 활용되는 박막트랜지스터(TFT) 제조 공정과정에서 무조건적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TFT공정은 평평한 패널 제조를 위한 1차 관문이나 다름없다. 실리콘을 가공하는게 핵심이다. 이 실리콘을 깎는 식각(Etching) 단계와, CVD에 남은 실리콘을 제거하기 위한 '세정'(Cleaning) 두 단계에서 불소화합물(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아래 표를 보면 일본이 과거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했을 때 불소화합물 배출량이 크게 늘었지만, 한국에 패널 경쟁력이 밀리면서 불소화합물 배출량 추이도 함께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료= GHG data from UNFCCC
OLED제조과정에선 LCD 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OLED는 TFT 공정 이후에도 추가적인 공정(유기증착·봉지·모듈) 과정들을 거치는데 이중 봉지 공정에서 다량의 공정가스가 나온다. 봉지공정이란 OLED 고화소 구현에 필수적인 단계다. OLED 유기소자가 산소와 수분에 노출될 경우 특유의 발광 특성을 잃게되는데, 봉지공정은 이러한 유기소자를 보호한다.

그렇다면 디스플레이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전혀 못하는 것일까. 세계디스플레이생산국협의회(WDICC)와 해외기업에서 논의되는 방안은 크게 두 축이다. 저감장치(스크러버) 개발과 가스 대체(친환경 공정가스)등이다. 친환경 공정가스 개발은 극 초기단계다. 공정 물질 변화는 양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기술적 난이도도 높다.

남상욱 산업연구원은 "스크러버 효율을 높이는게 중요하다"며 "꾸준한 R&D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BOE는 모든 LCD 생산라인에 POU 스크러버를 도입해 지난 10년간 면적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현존하는 스크러버 장치는 크기가 커 현장엔 거의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불소화합물 순도가 낮아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패널사 입장에선 고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영역이기에 인센티브가 없다면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정책방향은 어디로, 혁신공정 기술지원 포함되나?

혁신공정 R&D를 위한 정부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충남테크노파크에 5000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이 시작되었으나, 적극적인 활용과 테스트 베드로서의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인력 확보, 설비 투자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제도적 개편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남 연구원은 "신성장·원천기술 범위에 탄소중립 기술 항목을 신설하거나 최저한세 적용 제외 등의 항목이 필요하다"며 "설비 폐쇄 비용도 발생할 뿐 아니라 공정가스 배출저감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시설투자, 연구개발 관련 세액공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20%,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 적용 중이나, 최저한세 17% 적용으로 실제 감면율이 낮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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