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현지 리테일 영업, 정교한 프로세스가 핵심”⑩황대규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 “원(One)신한 네트워크, 최대 강점”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기욱 기자공개 2022-10-17 07:30:04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조급하게 치고 나가다보면 구멍이 생기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얼마나 정교하게 상품의 프로세스를 구축하는지가 리테일 영업의 핵심이다”황대규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사진)은 지난 2019년 법인장에 취임한 이후 3년 넘게 은행을 이끌고 있다. 과거 뉴욕 주재원으로 있으며 선진국 금융시장도 경험해본 그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 고성장, 고위험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개인 신용에 대한 제도와 시스템이 아직 미흡해 부실이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는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리테일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프로세스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현재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공장근로자대출을 취급할 때 사전 심사뿐만 아니라 사후 회수 방안까지 철저하게 검증하고 있다.
황 법인장은 “공장근로자대출이 신한인도네시아은행만의 특별한 상품은 아니다”며 “다른 은행들도 취급 가능하며 실제로 진출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내 직원이 수 천명씩 되는만큼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하지만 결국 부실을 이후로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부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 기업의 HR부서와 일종의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는다. 대출 금리를 좋은 조건으로 제공해주는 대신 차주가 퇴사 시 퇴직금의 일부를 대출 상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경영진뿐만 아니라 해당 법인의 노동조합들과도 정교한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자동차금융도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제조사와 판매사가 철저하게 분리돼 있는 구조로 제조사들과 연계된 딜러사들이 판매를 담당한다. 소규모 도시나 도서지역의 판매 사원이 고객과 결탁해 차량 판매 등을 조작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한다. 딜러에게 차량 인수 파이낸싱이나 고객들에게 차량 구입 파이낸싱을 제공한 금융사들은 부실을 떠안을 위험이 크다.
황 법인장은 “과거 한 일본 업체가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했는데 부실이 90%가 넘어 철수한 사례가 있다”며 “차량이 정확히 어디에 팔렸는지 팔로우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와 협업을 통해 GPS 정보를 받는 등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현대차 입장에서는 원가가 올라가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금융사가 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금융지원을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현지 콜렉션 전문 업체들의 경우 지역별 통신원들이 실제 연체 차량들을 추적해 정보를 수집하고 금융사로 정보를 보내는 방식도 이용하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도 관련 프로세스를 개발, 연구 중이다.
황 법인장은 “홀세일 영업은 ‘신용’이고 리테일은 ‘상품’이다”라며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영업을 해야되는지를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만이 갖고 있는 최대 강점으로는 원(One)신한 네트워크를 꼽았다.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에는 신한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증권, 자산운용사 등의 계열사들이 함께 진출해있다. 베트남,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 인근 지역 법인 및 지점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최근 싱가포르 지점에 IB 데스크를 설립했고 이를 활용해 싱가포르 영업권 내에서 주선되는 인도네시아 기업들에 대한 신디케이션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로컬 현지기업의 수출입 거래를 싱가포르에 중계하는 등 이미 시너지를 창출 중에 있다.
황 법인장은 “하나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되면 카드사와 증권사 등 필요한 곳에서 바로 지원을 붙어주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며 “주기적으로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원(One)신한 회의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향후 추진 예정인 현지 디지털 기업 투자 사업 등에도 원신한 네트워크가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현지의 유망한 디지털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또는 지분교환 등을 통해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어 “국내에서 스타트업 투자·육성 등을 담당하는 신한퓨처스랩이 인도네시아에도 있다”며 “스타트업, 벤처 투자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대상 기업들에 대한 분석, 검토 등을 요청하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