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IBK인도네시아은행, 시장 안착 완료…중소기업 동반자로 거듭난다②출범 3년만에 자선건전성 회복·흑자 전환…기업금융 집중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기욱 기자공개 2022-10-05 07:30:45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국내 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들 중 출범 시기가 늦은 편에 속한다. 영업 기간이 약 3년 정도에 불과하다. 현지의 두개 은행을 인수해 출범했기 때문에 한 동안은 시장 안착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지난해부터 IBK인도네시아은행의 경영 지표들은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의 정체성과 노하우를 살려 한국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의 동반자로서 거듭날 방침이다.
◇6월말 기준 NPL비율 2.01% 기록…영업 체질 개선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소형은행 두 개가 합쳐진 은행이다. 2018년 2월과 4월 아그리스 은행(Agris Bank)과 미트라니아가 은행(Mitraniaga Bank)을 각각 인수한 후 이듬해 9월 합병 후 공식 출범했다.
출범 초기 IBK인도네시아은행은 건전성 부문에서 일부 문제를 드러내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시장의 경우 해외 은행들이 현지 비우량 은행 인수를 조건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주용 전 IBK인도네시아법인장부터 차재영 현 법인장까지 모두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부실자산 정리에 힘을 쏟았다. 법인장이 매주 직접 나서서 담당부서와 연체 관리, 부실자산 회수, 외부 매각 등 전반적인 고정이하여신(NPL) 관리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말 IBK인도네시아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7% 수준으로 개선됐으며 올해 상반기말 2.01%까지 낮아졌다.
건전성 회복과 함께 영업 체질 변화 작업도 병행했다. 아그리스 은행의 경우 농업금융에 특화된 곳이며 미트라니아 은행은 부동산 담보 대출을 주로 취급했던 은행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설립 목적인 기업은행과는 성향이 다른 곳이다.
차재영 IBK인도네시아법인장은 “기업은행의 포커스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곳에 대출을 해주는 것”이라며 “중소기업, 그 중에 제조업에 주로 대출을 제공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임대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도 있지만 지향하는 방향은 아니다”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대출 우대 업종을 구분하는 등 업종을 제조업 위주로 늘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법인장은 기업대출 경험이 풍부한 현지 인력들을 적극 채용하고 기존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도 실시했다. 기업은행의 노하우를 살린 마케팅, 정교한 여신심사 등을 통해 우량 기업을 유치한 결과 기업대출의 비중이 약 90%까지 늘어났다.
기업대출 중 현지기업 대출이 약 60%며 한국계 기업 대출이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현지 한국계 기업과 교포 기업을 적극 발굴해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했고 최근에는 균형적인 성장을 위해 현지기업에 대한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 법인장은 “흑자가 났다고 해서 크게 의미있는 규모는 아니지만 대출 자산의 건전성을 확보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실률을 낮춰 이익이 나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이익의 양을 결정하는 건 자산을 얼마나, 어떻게 성장시키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여신심사 프로세스 개선·모바일 뱅킹 고도화…“기업 성장 지원”
출범 초기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데 성공한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 돌입했다. 담보 대출이 주를 이루는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한 달 이상 걸리는 여신심사 프로세스를 신속하게 개선하기 위해 간편 심사제도 등도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현지 대기업과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차관단 여신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IB 금융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LPEI(인도네시아 수출입은행)과 체결한 수출보증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현지 수출입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늘릴 예정이다.
차 법인장은 “한국 기업과 인도네시아 기업, 차관단 여신(신디케이트론) 세 부분을 균형 있게 섞어가며 성장시키는 전략으로 가야한다”며 “규모, 인력, 인지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리테일 영업보다는 ‘선택과 집중’ 관점에서 SME(중소상공인), 기업대출 쪽을 특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바일뱅킹 고도화 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기업금융은 리테일 금융에 비해 아직까지 ‘면대 면’ 방식의 영업이 주를 이루지만 모바일뱅킹도 영업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예금을 조달할 때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방식의 비용이 저렴하고 기본적으로 모바일뱅킹이 잘 갖춰져 있어야 기업고객들의 접근성 등도 높아진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해 11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오픈했다. 오픈 시기는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지만 비대면 전용 적금과 예금 상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다른 은행보다 빠르게 현지 대형 플랫폼 서비스 OVO, GoPay와 연계해 QR코드 간편결제 충전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부족한 네트워크망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한국에 구축돼 있는 기업형 맞춤 디지털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한국 시장의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중소기업의 금융 동반자로 자기매김할 방침이다. 현지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그동안 금융 사각지대에 있던 한국계 소기업도 적극 발굴해 자금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차 법인장은 “IBK만의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잘 살리고 혁신적인 제도와 상품을 개발해 인도네시아 현지화에 성공하겠다”며 “한국계 기업이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현지의 수많은 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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