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손바뀜 포석' 더블유아이, 콜옵션 넘기며 새 주인 예고?32억 규모 CB 이성락씨가 행사, 내달 발행 CB 인수자와 동일인물 가능성
구혜린 기자공개 2022-10-11 08:31:48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09: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블유아이가 전환사채(CB) 콜옵션(매수청구권)을 최대주주가 아닌 단순 투자자에게 넘겨 눈길을 끈다. 이 투자자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더블유아이 지분을 확보해 최근 5% 이상 주주로 등장한 인물이다. 내달 발행 예정인 100% 콜옵션 설정 CB도 동일 인물이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변익성 회장에 이은 새 주인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아이 이사회는 지난 5일 제15회차 CB의 콜옵션을 행사할 제3자로 라크나가조합을 지정하는 데 의결했다. 같은 날 라크나가조합은 32억원 규모 콜옵션을 행사했으며 매매거래는 오는 21일 종료될 예정이다.
해당 CB는 더블유아이가 지난해 6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것이다. 권면총액 100억원, 전환가능물량은 보통주 784만주다. 이 중 9억원은 지난 6월 더블유아이 측이 사채권자와 합의해 조기상환하며 취득했다. 이번에 콜옵션이 행사된 규모는 당초 약정한 기준인 40%(40억원) 미만이다.
콜옵션 권리를 제3자가 행사하도록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다. 통상 콜옵션은 최대주주나 회사의 특수관계인이 행사한다. 더블유아이 역시 CB를 발행할 당시의 콜옵션 공시 사항 중 제3자가 될 수 있는 자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서 '발행회사가 지정하는 제3자'로 정정했다.
콜옵션 행사자인 라크나가조합은 더블유아이 주주명부에 등장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더블유아이가 조기 취득한 15회차 CB를 인수해 주식으로 전환했으며 지난 4일 1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주금 납입을 완료해 총 421만7704주(지분율 5.17%)를 확보했다. 콜옵션 행사로 인수한 CB를 오는 21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193만3535주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은 더 늘어나게 된다.
이 조합의 최대주주인 이성락씨는 개인 자격으로 더블유아이 98만주(지분율 1.20%)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더블유아이의 특수관계자인 루멘파트너스가 보유하던 더블유아이 주식을 주당 1200원에 장외매수해 취득했다. 루멘파트너스는 6월 말 기준 더블유아이가 지분 37.50%를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다.
단기간에 더블유아이에 대한 지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업계에서는 더블유아이의 새 주인으로 이 조합의 최대주주인 이성락씨가 거론되고 있다. 이성락씨의 조합 내 지분율은 지난달까지 33.30%였으나, 이달 40%로 확대됐다. 더블유아이 지분을 확보하면서 조합 내에서도 추가 출자를 진행했단 의미다.
현재 조합 뒤에 숨은 이성락씨는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올해 만들어진 신생 조합인 라크나가조합은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코드네이처가 단행하는 1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이달 말 86만8330주를 취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코드네이처는 유상증자 대상을 조합이 아닌 이성락씨 개인으로 변경 공시했다.
더블유아이는 최근 급격한 지배구조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이달 31일 리튬인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506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주금 납입을 이행하면 리튬인사이트는 더블유아이 최대주주(지분율 37.73%)에 오른다. 현 최대주주인 변익성 회장의 지분율은 29.80%에서 18.19%로 희석된다.
하지만 내달 발행하는 CB 최대주주를 또 한번 바꾸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더블유아이는 다음달 21일 제이에이치투자조합1호를 대상으로 350억원 규모 16회차 CB를 발행한다. 전환가능한 주식 물량이 3825만1366주에 달하는데, 콜옵션 비율을 100%로 설정했다. CB 투자와 동시에 콜옵션이 행사될 수 있으며 주가에 따른 리픽싱 조항도 없다.
해당 CB 콜옵션을 행사하는 주체가 더블유아이의 새 주인이 된단 의미다. 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으로 CB를 발행하는 것은 현 최대주주인 변 회장과 제이에이치투자조합1호 간에 모종의 합의를 이뤘기에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이미 손바뀜이 예고된 상황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지분율을 확대해가고 있는 이성락씨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변익성 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경영권을 넘긴단 얘기가 시장에 파다하다"면서 "이번에 콜옵션을 라크나가조합으로 넘긴 것은 내달 발행할 CB의 콜옵션도 같은 방식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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