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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인력 효율화 시동...리소스 배분 고심 [인건비로 본 테크기업 전략]⑦연결 기준 종업원 5420명, 작년 업계 최고 수준 보상 약속…필수 인력 채용은 지속

이장준 기자공개 2022-10-13 13:07:52

[편집자주]

'인재 모시기'에 여념 없는 테크기업들이 인건비 이슈에 맞닥뜨렸다. 일부에서는 경쟁적으로 끌어올린 인건비가 부메랑이 돼 실적에 타격을 주자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반대로 인건비 관리를 잘하거나 그 이상 성과를 내며 웃는 경우도 있다. 주요 테크기업의 인건비 추이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전략의 성패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2월 넥슨이 연봉 인상 정책을 발표하고 약 한 달 만에 파격적인 보상 정책을 내세웠다. 신입 사원의 초봉을 경쟁사보다 조금 더 얹어주며 IT 업계 최고 수준임을 어필했다. 김택진 대표가 특별 보너스까지 챙겨주며 인재 영입과 방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최근 몇 년 새 가장 저조했다. 매출이 주춤한 데 가운데 인건비, 마케팅비가 가파르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연결 기준으로 종업원이 5000명을 웃돌 정도로 늘어난 만큼 엔씨소프트는 고정비 부담을 가벼이 넘기기 어려워졌다. 국내 정서상 인력 구조조정을 하기엔 어려워 올 하반기부터는 인력 재배치 등 효율화에 신경 쓰기로 했다.

◇경쟁사 견제차 대대적 임금 인상, 파격 인센티브 제공

지난해 3월 엔씨소프트는 우수 인재 확보와 기술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IT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넥슨과 넷마블이 대대적인 연봉 인상 정책을 발표하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이들을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엔씨소프트는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해 대졸 초임제를 폐지하면서 신입사원 초봉(비포괄임금제 기준)을 개발직군 5500만원, 비개발직군 4700만원으로 제시했다. 앞서 넥슨은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 초봉을 5000만원, 4500만원을 발표했다.

기존 직원의 연봉도 인상했다. 개발직군은 '1300만원+알파', 비개발직군은 '1000만원+알파'씩 연봉이 올랐다. 앞서 넥슨과 넷마블의 경우 일괄적으로 800만원씩 연봉을 인상했다.

2020년 좋은 실적을 낸 데 따른 인센티브도 따랐다. 작년 3월 엔씨소프트 직원들은 정기 인센티브와 함께 CEO 특별 인센티브 8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정규직뿐 아니라 계약직, 파견직, 인턴 등 구분 없이 지급했다.


엔씨소프트의 직원 급여총액은 2018년 3096억원에 불과했고 이듬해 3245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9000만원에서 8600만원으로 줄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 급여총액은 2020년 4456억원에 이어 지난해 4906억원까지 불어났다. 직원 1인 평균 급여액 역시 1억원을 웃돌았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직원 급여총액이 2999억원으로 2018년 한 해 수준에 맞먹을 정도다.

반대로 임원진의 보수는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 2018년까지만 해도 미등기임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3억원 수준이었는데 매년 조금씩 줄더니 작년에는 6억33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미등기임원 급여총액 역시 2018년 487억원에서 지난해 424억원으로 줄었다.

등기이사도 마찬가지다. 2018년에는 김택진 사장 혼자서 138억원의 보수를 받으며 공공연한 IT업계 '연봉킹'으로 불렸다. 작년에는 박병무 기타비상무이사와 합쳐서 111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실적과 연동되는 특별 장기인센티브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영진 "효율적 리소스 배분" 언급…인력 충원 '속도조절' 나설까

엔씨소프트 별도 기준으로 2018년 말 3311명이었던 직원 수는 올 6월 말 4714명까지 늘었다. 개별 게임사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연결 기준으로는 전체 종업원 수가 5420명에 달한다. 전반적인 임금 인상과 더불어 인원이 늘어나면서 인건비 부담이 눈에 띄게 커졌다.

2018년 엔씨소프트의 연결 기준 인건비는 5364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5551억원으로 소폭 늘더니 2020년에는 718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작년에는 8495억원으로 불어났고 올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4251억원의 인건비 지출이 발생했다.

물론 탑라인에서도 성장이 꾸준히 이뤄졌다. 2018~2019년 영업수익은 1조7000억원 수준이었는데 2020년 2조416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작년에도 여기엔 못 미쳤지만 2조3088억원으로 견조한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비용 증가 폭이 더 컸던 탓에 영업이익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752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4.5% 줄었다. '리니지W' 흥행에 따른 인센티브를 먼저 인식하고 광고 집행을 늘린 영향 등이 반영됐다. 올 상반기 들어 367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살아나는 모양새다.


다만 경영진은 인적자원(HR)을 놓고 효율화 방안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장 올 3분기 실적부터 인력 효율화에 대한 성과가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회사 차원에서 인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지(deploy) 고민하고 있다"며 "미국처럼 인력을 구조조정을 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 사업 등 리소스 배분을 어떤 식으로 할지 내외부 도움을 받아 심도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신규 채용의 가능성을 접은 건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신입사원 공개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두 자릿수 규모의 인력 수혈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번엔 작년에 이어 추가로 연봉 등을 인상하진 않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력을 적절히 잘 배치하는 동시에 공채도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인력을 뽑지 않겠다기보다는 게임 개발 등 꼭 필요한 부분에 한해 채용을 진행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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