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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는 지금]엇갈리는 밸류에이션 향방은③영국 '오카도' 사업 모델 유사, 지속된 적자 '수익모델' 증명 방점

박규석 기자공개 2022-10-13 08:51:27

[편집자주]

새벽배송으로 이커머스시장을 개척한 마켓컬리가 코스피 입성 문턱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연초부터 지속된 증시 한파로 IPO 열기가 식으면서 상장 철회와 연기, 기업가치 하락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류 역량 강화와 비식품 사업 확장, 글로벌 진출 등 퀀덤점프를 위해 상장을 통한 대규모 실탄 수혈이 절실하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치 않다. IPO 길목에서 암초를 만난 마켓컬리가 직면한 상황을 짚어보고 당면 과제와 해법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켓컬리(법인명 컬리)가 상장을 추진 중인 가운데 기업 가치를 둘러싼 평가에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가치 기준을 어느 곳에 두느냐에 따라 그 격차가 1조원에서 4조원에 달한다. 올 초부터 증시마저 불안해 적정 가치 논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이커머스 기업이 상장한 사례가 없어 마켓컬리의 적정 가치 산출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상장을 추진 중인 쓱닷컴과 오아시스마켓, 11번가 등이 비교군이기는 하지만 정확한 잣대는 아니다. 쓱닷컴의 경우 IPO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오아시스마켓은 상장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매출 규모 등에서 마켓컬리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커머스를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이 달라진 부분도 마켓컬리에게 부담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증시 호황과 더불어 비대면 채널의 성장으로 이커머스 기업의 상장에 시장의 의견은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올 초부터 시작된 증시 침체는 IPO 대어로 불리는 마켓컬리의 흥행 여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영국 '오카도' 롤 모델 될까

국내 증시에는 상장한 이커머스 기업이 없어 마켓컬리의 평가를 위한 유사 기업을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해외에서 이커머스 기업이 상장한 사례는 마켓컬리의 기업 가치를 책정하는 하나의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마켓컬리와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진 기업은 오카도다. 영국 온라인 전문 식료품 유통업체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식료품을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오카도는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구축해 높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구축한 플랫폼(OSP)을 제3자에게 판매도 하고 있다. 온라인 식품의 한계인 낮은 마진과 해외 확장성 등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해결 방안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이러한 오카도의 현재 PSR(주가매출비율) 밸류에이션은 2.9배 수준으로 마켓컬리 역시 이와 비슷한 기준으로 평가해 볼 수 있다. 사업의 성숙도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유무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경우 약 6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마켓컬리가 지난해 12월 프리IPO에서 받은 4조원의 기업가치를 상회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다만 마켓컬리가 오카도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식품산업의 이커머스 침투율과 비식품 비중 증대, 고객 충성도 강화 등이 수반돼야 한다. 유통 혁신을 통한 비용구조의 효율화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마켓컬리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유니콘 특례상장 '수익성' 과제

마켓컬리가 공개한 공식적인 기업가치는 4조원 규모지만 이를 수익성 등에 빗댈 경우 1조원에서 1조5000억원 규모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니콘 특례상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실질적인 수익성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얘기다.

통상 특례상장은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성장성에 무게를 둔다. 미래가치가 높은 기업의 상장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중 하나로 마켓컬리 역시 새벽배송 등의 사업성과 성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7월 유니콘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는 최근 증시가 불황기에 빠져들어 마켓컬리가 받은 기업 가치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낸다. 비상장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가치가 낮아지고 있어 실질적인 기업의 가치도 동반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공모 자금을 원활하게 모집하기 위해서는 성장성과 더불어 수익 개선 방안 등을 일정 수준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 위축으로 유동성이 떨어져 특례상장과 같은 케이스에 뛰어드는 게 부담인 건 사실"이라며 "다만 비상장 거래의 경우 공신력이 떨어지고 물량도 적어 평가 잣대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는 만큼 하나의 지표 정도로만 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현재 기업 가치에 관해 말을 아끼면서도 향후 성장성 등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2015년 설립 당시 29억원이었던 매출과 비교하면 7년만 에 500배가 넘게 늘었다"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며 4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고 이러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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