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두산에너빌리티, 현금흐름 전성기 수준 회복지난해 NCF 10년 사이 최대치...올해 역시 현금 유입 기조
조은아 기자공개 2022-10-24 07:34:22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15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섰던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서 오랜만에 현금도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10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두산에너빌리티의 지난해 별도기준 NCF는 5610억원에 이르렀다.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는데 플러스로 전환했다. 특히 전년의 마이너스(-) 6396억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증가 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5년의 현금흐름을 살펴봐도 NCF가 플러스였던 해는 2018년 한해에 그친다. 당시 규모는 1395억원으로 그리 크지 않았다. 10년으로 넓혀봐도 지난해 NCF는 연간 기준 최대 수준이다. NCF는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운전자본 투자 항목 등을 뺀 수치로 영업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NCF가 가파르게 상승한 배경에는 실적이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3조5929억원, 영업이익 1353억원을 거줬다. 매출 수준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손실 4731억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상황이 나쁘지 않다. 상반기 NCF는 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031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 역시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대비 NCF가 줄어든 배경에는 운전자본 투자가 있다. 운전자본은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본이다. 기업이 물건을 판매하고 받을 돈인 매출채권, 원재료·제품 등이 포함된 재고자산, 원재료 등 매입을 위해 지급해야 할 매입채무로 구성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이 가운데 특히 매출채권이 늘어난 영향을 많이 받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채권은 상반기 말 5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2443억원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매출 확대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상반기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은 2조44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2%나 급증했다.
NCF가 늘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덩달아 증가했다. NCF에서 설비투자(CAPEX)와 배당총액을 제하면 FCF가 산출된다. FCF는 주주 환원이나 인수합병(M&A), 자사주 활용 등에 사용되는 재원이 된다.
지난해 말 두산에너빌리티의 별도기준 FCF는 3845억원이다. 2017년부터 4년간 이어진 마이너스(-) 흐름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올해 상반기는 16억원이다. 규모는 적지만 역시 플러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식화하고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2.8%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주 소식도 잇달아 전해지고 있다. 상반기에만 3조3000억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내부에서는 올해 연간 수주 규모를 7조900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별도기준 수주잔고는 올 상반기 기준 12조원이다. 2020년 말 9조6000억원에서 3조원 가까이 늘었다.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건전성은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이다.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 꾸준한 노력을 펼친 결과다.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019년 230%에서 상반기 말 102%대로 개선됐다. 1분기 말에는 98.2%까지 떨어지면서 2004년 이후 처음 두 자릿수를 보이기도 했다.
차입금이 줄면서 이자부담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3조4572억원으로 1년 전의 5조1354억원보다 1조6782억원이나 줄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년 동안 이자비용으로만 3600억원을 지출했다. 연간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신사업 기대감도 높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2026년 4대 신사업에서 연평균 5조3000억원 수주를 목표로 세웠다. 가스터빈 1조8000억원, 수소 6000억원, 신재생 2조1000억원, 차세대 원전 8000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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