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운용사 M&A]비적격 대주주 난입, 개인투자자 피해 전가 '우려'③펀드 사유화 가능성…검증 필요성 '한목소리'
이민호 기자공개 2022-10-27 09:49:10
[편집자주]
일반사모펀드 운용사 인수시장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의 라이선스 신규 발급이 지연되고 컨설팅사의 매물 소개 서비스도 정착되면서 거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신규 등록보다 느슨한 인수 요건이 적용되면서 비적격 대주주의 일반사모펀드 시장 진입과 이에 따른 일반투자자의 피해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벨은 일반사모운용사 M&A 활성화의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사모펀드 운용사 M&A 활성화가 비적격 대주주의 시장 진입을 부추길 위험이 제기되면서 개인투자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리테일 창구를 통해 개인투자자 자금을 모은 펀드를 대주주가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면 피해는 오롯이 개인투자자가 지게 되기 때문이다.◇비적격 대주주 난입 우려…개인투자자 피해 전가 위험
일반사모집합투자업 진출에 신규 등록이 아닌 기존 하우스 인수가 각광받는 데는 절차의 간편함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대주주에게 메리트가 존재한다. 금융사지배구조법은 대주주 변경승인 대상 금융회사에서 일반사모집합투자업자를 제외하고 있다.
일반사모운용사를 인수한 대주주는 변경 사실을 2주 이내에 금융위원회에 보고만 하면 된다. 신규 등록시 자본시장법에 의거해 형사처벌이나 채무불이행 등 사실을 대주주 요건으로 심사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런 법상 허술함 때문에 비적격 대주주의 시장 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규 등록 심사에서 대주주 요건에 미달해 일반사모운용사 설립이 불가능할 대주주가 인수 형태를 취하면 시장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사모펀드를 투기 비히클로 이용하기 위해 직접 운용사 주인이 되려는 이른바 ‘세력’의 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 경우 일반사모펀드 개인투자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위험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일반사모운용사 대주주의 사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펀드를 조성하고 재원 확보를 위해 리테일 창구를 통해 불특정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한다면 피해는 오롯이 개인투자자가 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요건을 신규 등록 때는 심사하고 인수 때는 심사하지 않는다는 건 법상 허점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며 “일반사모운용사 인수 형태가 보편화되면 비적격 대주주가 난입해 시장 건전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일반사모펀드 개인투자자 최적화 비히클…”대주주 검증 필요”
일반사모집합투자업은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명목으로 애초 인가제가 아닌 등록제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규 등록시 최소한의 대주주 허들을 잡아놓은 이유는 일반사모펀드가 개인투자자에게 최적화된 비히클이기 때문이다. 인수 형태로 진출한 대주주는 이 최소한의 허들마저 손쉽게 회피하는 셈이다.
일반사모펀드에 다른 비히클 보다 높은 수준의 투자자 보호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도 개인투자자의 진입을 고려한 이유가 크다. 최소가입금액 3억원 등 진입 허들로 자기 책임을 부과하더라도 개인투자자의 위험 감내 수준이 기관투자자보다 현저히 낮은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라임펀드와 옵티머스펀드 사태 이후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재도개편을 통해 일반사모펀드 시장 참여자에게 한층 강화된 개인투자자 보호 의무를 부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판매사와 수탁사에 일반사모펀드 운용행위 관리·감시 의무를 부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일반사모펀드 설명 의무 등 판매 절차가 강화되기도 했다.
이는 다른 비히클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적용을 받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경우 신기술사업자를 투자 대상으로 삼기만 한다면 신기술사업금융업자의 운용에 제약이 없으며 외부 주체의 운용행위 관리·감시 의무도 전무하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를 설립할 때도 자본금 100억원 요건이 유일하다. 이는 신기술조합이 애초 개인투자자가 아닌 기관투자자 대상 비히클로 인정된 이유가 크다.
운용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대주주 요건을 심사하더라도 대주주의 펀드 사유화를 막지 못할 수는 있지만 그렇더라도 대주주 요건 심사를 무용한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일반사모운용사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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