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ABCP 불똥 튄 멀티에셋운용 펀드 여파는 100억 투자 낮은 비중…모니터링·사후관리 초점
양정우 기자공개 2022-10-27 09:49:18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15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여파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운용업계가 받을 타격에 관심이 쏠린다. 보증을 약속했던 강원도가 사태 해결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운용사 중 유일하게 이 ABCP를 매입한 멀티에셋운용은 사후관리에 힘을 쏟으면서도 일단 펀드에 심각한 피해는 입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20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레고랜드 ABCP는 국내 증권사 10곳, 자산운용사 1곳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운용사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대체투자 전문 하우스인 멀티에셋운용이다.
멀티에셋운용이 매입한 ABCP 규모는 100억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신한투자증권(550억원), IBK투자증권(250억원), 대신증권(200억원), 미래에셋증권(200억원), 삼성증권(200억원) 등이 200억원 이상 자금을 투입한 회사다. 일단 디폴트 이슈가 불거진 만큼 강원도의 향후 대처에 따라 이들 자산의 손실 처리에 대한 우려감도 감돌고 있다.
다만 멀티에셋운용의 경우 이 ABCP를 매입한 펀드가 5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채권형 펀드인 건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만일 손실이 현실화되더라도 ABCP의 자산 비중이 전체 펀드의 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익률로 전환돼 기준가에 반영되는 수치는 펀드 운용 측면에서 감내할 수 있는 정도로 여겨진다.
본래 펀드가 유형별, 자산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이런 돌발 이슈가 불거질 때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목표 수익률을 높이고자 비교적 리스크가 큰 자산을 담는 것도 펀드의 운용 전략상 균형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허용된다. 물론 이번 ABCP는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가 채무보증을 섰기에 'A1' 등급을 받은 안정적 자산이었다.
WM업계 관계자는 "국채나 지방채는 사실상 신용등급이 'AAA'여서 무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며 "이 때문에 국가나 지자체가 채무보증을 선 증권도 최고 등급의 신용도가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우 이례적 이벤트가 발생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멀티에셋운용이 레고랜드 ABCP를 매입한 펀드는 공모펀드가 아닌 사모펀드로 파악된다. 대형 채권펀드는 사모펀드 비히클로 결성될 경우 대부분 수익자가 기관투자자로 구성되고 있다. 증권사도 모두 법인투자자 계정에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계정 투자가 아닌 만큼 수익자의 손실로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2020년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레고랜드 건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했다. 그 뒤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고 강원도가 채무보증을 서면서 안정적 채권으로 평가받았다. BNK투자증권이 전액을 인수해 멀티에셋운용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만기 도래에도 GJC는 어음 상환에 실패했다. 채무보증을 선 강원도는 채무 인수를 이행하는 대신 GJC를 법원에 회생신청했다. 그 결과 아이원제일차는 최종 부도로 처리됐다. 이후 신용평가사는 지자체가 보증을 선 초우량 ABCP에 대해 전수 점검에 나섰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의 금리가 4% 대에서 8~10% 대로 치솟는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강원도는 레고랜드 ABCP 문제를 해결하고자 예산 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일 열린 채권단 회의에서 강원도는 채무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닌 데다 내달 초 공식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멀티에셋운용도 모니터링과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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