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사 인재영입 대전]LG전자, 힘 싣는 렌탈영업…외부수장 시험대⑤후발주자 전략, 코웨이·SK매직 출신 잇단 영입…계정수·매출 성과 부담
손현지 기자공개 2022-11-04 09:55:56
[편집자주]
전자업계에 인재 확보전이 한창이다. 순혈주의가 짙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조차 헤드헌팅을 위해서라면 경쟁사 인력을 빼오는 것도 감수할 정도다. 이전에 하지 않던 로봇, 6G, 메타버스, ESG 등 신사업에서 퍼스트무버가 되려면 전문성이 절실한 까닭이다. 최근 1~2년 전자업계에 임원급으로 합류한 뉴페이스들의 면면을 분석하고 그들이 부여받은 임무를 통해 기업의 새로운 사업방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2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작년부터 '렌탈'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었다. 시장규모가 2025년 100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조직 수장도 임원급 인사들로 배치하기 시작했다.특이한 건 수장은 '외부' 인사들로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렌탈업계에서 오랜 노하우를 지닌 코웨이, SK매직 출신들이 물망에 올랐다. 초기 사업인 만큼 밑그림 전략을 그릴 경력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사업이 아직 과도기인 만큼 수장 교체주기도 짧은 편이다. 최근 LG전자 렌탈업무를 총괄하던 이재호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 생활용품 전문기업 락앤락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임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헤드헌팅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LG렌탈 세팅 담당한 외부출신 '이재호·이성진'
LG전자는 2018년부터 렌탈영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 시작했다. 케어솔루션 서비스까지 추가해 연간 렌탈 매출은 2017년 1605억원에서 2018년 2924억원, 2019년 4398억원, 2020년 6000억원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이한 건 임원 후보군을 외부인사 중심으로 찾아나섰다는 점이다. LG전자의 가전제품 경쟁력은 글로벌 1등이지만 렌탈업력은 짧다. 특히나 렌탈 회계가 복잡한 만큼 '재무' 전문성과 함께 렌탈사업에도 일가견이 있는 인물들을 물망에 올려뒀다.
그 중 유수의 대기업에서 재무최고책임자(CFO) 커리어를 쌓은 이재호 부사장을 지난 2021년 1월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안진회계법인 컨설턴트, 삼성증권 인수합병(M&A) 팀장, SSG닷컴과 엔씨소프트 등 기업 재무를 담당했다. 코웨이 CFO를 거치며 렌탈 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LG전자 렌탈 수장으로 적임자라는 평가였다.
이 부사장은 재임기간 렌탈고객 확대에 힘썼다. 작년 9월에는 케어솔루션 사업에 통신비 기반 신용평가모형 '텔코스코어'를 도입했다. 신용도를 통신비 납부실적, 소액결제 등의 통신데이터 만으로도 확인받을 수 있는 모형이다. 금융거래 실적이 없는 청소년, 사회초년생, 주부, 노년층 등 씬파일러 고객층에게 LG의 프리미엄 가전을 렌탈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부사장의 보조를 맞출 인물로 내부출신이 선임되기도 했다. 작년 1월 조협 상무에게 렌탈사업기획·지원담당직을 맡겼지만 이내 커머셜담당으로 보직변경 처리, 후임자는 또 다시 외부에서 택했다. 주인공은 SK매직 출신 이성진 상무(렌탈사업기획·지원담당)이다.
이 상무 영입 배경은 그의 신사업 세팅 경력이다. SK네트웍스에서 SK매직을 인수할 때 전략기획팀장을 지냈다. 업계 관계자는 "LG 렌탈 조직은 소규모 벤처기업과 같다"이라며 "특유의 보수적 문화가 자리잡은 만큼 내부에선 선뜻 신사업 임무에 나서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 부담감, 교체주기 짧아지나
외부인사들의 성과 부담감도 상당하다. LG는 최근 구광모 회장 취임 후 급격히 외부 영입 인재들이 많아지자 이들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은 상태다. 내부 직원들도 이들의 성과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과거 LG는 내부 직원들이 성과를 못 내더라도 '우리 식구 챙기기' 기조가 짙었지만 이젠 외부 인재들에 자리를 위협받을 정도라 그야말로 성과 경쟁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기조 속 이 부사장도 올해 7월 LG전자를 떠나 락앤락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실적 부담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올들어 렌탈 계약 해약자가 일부 늘어나며 계정수 상승세가 주춤한 상태다. 일부 품목에서 아직 운용리스에서 금융리스로 회계 방식을 전환하지 않아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 부사장은 올해 3월부터 케어솔루션 자회사인 하이케어솔루션 이사직까지 도맡아 업무가 가중된 상태였다. 하이케어솔루션은 지난 6월 말 매출 292억5300만원을 올렸다. LG전자는 트롬 건조기,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트롬 스타일러, 디오스 식기세척기 등 9종의 생활가전을 대상으로 케어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렌탈 인재 찾기가 보통 쉬운일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은 코웨이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시장이다"며 "LG전자, SK매직 등 비교적 후발주자들이 승부를 보려면 이전에 없던 고객 락인 마케팅 전략이나 상품군 발굴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거버넌스 리빌딩]인탑스 2세 오너십 구축 관건…이익 터널링 비판도
- [롯데그룹 재무 점검]롯데케미칼, 불황 단기 대책은 자회사 지분 감소
- [피플 & 보드]'배당 창구' 코스트코코리아, 이사진 전원 '외국 국적'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복잡한 셈법 끝, 이수페타시스 물량 거둬들였다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이슈 & 보드]견제장치 없는 푸드나무 이사회, 새주인 맞아 전면개편
- [한화의 CFO]한화, 선명해지는 사업구조 재편 효과…배당은 '덤'
- [롯데그룹 재무 점검]캐시카우 부재에 불거진 위기설
- [그룹 & 보드]'2세 경영' 덕산홀딩스, 오너의 계열사 대표 겸직 확대
- [2024 이사회 평가]'HBM 기대감' 테크윙, 독립성 없는 이사회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대주전자재료, '오너가 절반 참여'…사외이사 파워는 미약
- [2024 이사회 평가]흥아해운, 입김 센 경영진…내부거래 견제 '낙제점'
- [IPO 모니터]달바글로벌, 고심끝 '코스피행'…조단위 밸류 기대감
- [Market Watch]"직상장 어렵다"…대형 증권사 스팩합병 사활
- [Rating Watch]기로에 선 이마트24, '이마트 보증' 효과 볼 수 있나
- [2024 이사회 평가] 카페24, 감사위원회 구성 눈길…체계 개선 나설까
- [Rating Watch]HMM, 한신평 '긍정적' 아웃룩 획득…타 신평사도 동참할까
- [IB 풍향계]대신증권, IPO 뒷심 발휘…막판 예심청구 '잇달아'
- [thebell note]'공기업' HUG의 숙명
- '금융당국 우려' HUG, 신종자본증권 재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