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금호석화, 고배당 기조 이어갈까①2년새 배당금 1500원→1만원...순익 25~35% 재원 활용, 올해 배당 규모 미정
이호준 기자공개 2022-11-01 07:30:52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14:08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NB라텍스 수혜와 주주제안이 없었다면? 상상일 뿐이지만 금호석유화학의 배당 정책은 아직도 2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었을 지도 모른다. 2년 새 금호석화의 주당 배당금은 1500원에서 1만원으로 오른 상황이다.다만 금호석화처럼 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회사의 경우 일정한 배당정책 관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현재 고유가로 인한 원가 부담 상승과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부진현상 등으로 향후에도 지금과 같은 배당 패턴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주당 배당금 1500원에서 1만원으로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1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주당 1만원, 우선주 주당 1만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280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오른 수치다. 2020년에는 보통주 주당 4200원, 우선주 1주당 4250원의 현금을 결산배당으로 지급했다. 이 해 배당금 총액은 1158억원이었는데 전년과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눈에 띄는 건 이 두 해가 창사 이래 가장 많은 배당을 실시한 시기라는 점이다. 금호석화는 지난 10년 동안 주주배당을 1000원대에서 실시했다. 배당금 총액 역시 500억원대를 넘겨본 적이 없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과 견줘 동종 업계 최저 수준이었다.
반전을 이룬 가장 큰 원인으로는 호실적이 꼽힌다.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으로 의료용 장갑 원료인 NB라텍스와 각종 플라스틱 원료인 고부가합성수지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금호석화는 NB라텍스 분야에서 세계 1위다.
실제로 금호석화는 지난 2년간 창사 이래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간을 보내왔다. 통상 금호석화의 영업이익은 범용 화학 제품의 글로벌 수요·공급의 흐름에 따라 매년 1000억원에서 3000억원 수준을 오르락내리락 했다.
그러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7421억원, 2조4068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말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2조6525억원으로 2년 전보다 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25~35%에서 재원 마련
관건은 앞으로다. 우려되는 지점은 있다. 일단 글로벌 수요 약화와 고유가 흐름으로 인해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감소세가 예상된다. NB라텍스 역시 중국 업체들의 생산 확대로 경쟁이 심화되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금호석화의 배당 재원인 순이익도 내리막을 타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올해 3반기 영업이익으로 약 2907억원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53%가 감소하는 셈이다.
배당 정책을 축소한 곳도 벌써 생겨났다.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볼 것으로 증권가는 점치고 있다. 적자폭은 전분기 보다 5배가량 확대됐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약속했던 중간 배당을 실적 저조를 이유로 취소한 상황이다.
금호석화의 경우 일단 올해까지는 고배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보다 수익성이 하락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18%(상반기 말 기준)라는 견조한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금호석화는 향후 2~3년간 당기순이익의 25~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감안하면 배당 재원 마련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철완 전 상무'라는 브레이크도 있다. 금호석화 주식 8.58%를 보유하고 있는 박 전 상무는 회사의 개인 최대 주주다. 2년 연속 주주제안을 금호석화에 내고 있다. 올해 초엔 보통주 주당 1만4900원, 우선주 주당 1만4950원의 배당금을 제안했다.
경영권 분쟁 불씨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회사가 배당 정책을 쉽게 고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배당 정책을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구체적인 배당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8일 현재 금호석화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75%) 오른 13만4000원에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한 달 전(11만1500원)과 견줘서는 1만2500원(20%)가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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