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라임 징계 파장]DLF 징계 때와 다른 변수 '관치 그림자'수위 같지만 달라진 기류…BNK 승계규정 삭제 등 입김 세진 정관계
최필우 기자공개 2022-11-11 07:41:56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0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또 한번 중징계를 받으면서 연임 기로가 흔들리고 있다. 앞선 DLF(파생결합펀드) 관련 징계 때와 같은 수위고 집행정지 및 행정소송 승소 경험도 있지만 문제는 어둡게 드리운 관치 그림자다. 금융 당국의 영향력 확대 속에 대립각을 세워우는 건 손 회장과 이사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손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상당의 조치를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문책경고 제재를 결정한 지 1년 7개월 만으로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 이번 문책경고 의결은 예측 가능한 수순이었다. DLF 징계 취소 소송 1심과 2심에서 손 회장이 잇따라 승소했지만 라임 징계와 다른 사안이었던 만큼 징계 수위를 낮출 요인은 되지 못했다. 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8월 대법원 상고를 결정한 상황에서 금감원이 의결한 라임 징계 수위를 금융위가 낮추는 데도 부담이 따랐다.
그 사이 달라진 건 금융권을 둘러싼 기류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징계에 정관계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9일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연임 도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징계를 확정한 건 이를 통해 부담을 주려는 의도일 것이란 견해도 존재한다.
손 회장 징계 직전에 있었던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사퇴도 정관계를 의식하게 한다. 김 회장은 자녀 관련 문제로 사퇴했으나 정작 정치권과 감독 당국이 가장 문제삼은 건 외부 후보의 참여를 제한하는 최고경영자 승계 규정이다. 이 때문에 친정권 인사를 밀기 위한 작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BNK금융이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관련 규정을 삭제하면서 낙하산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현 시점에 금융 당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건 손 회장에겐 부담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5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인 자리에서 격주 회동을 제안했다. 손 회장과 김 위원장의 어색한 동행이 잦아지는 것이다. 통상 금융위원장이 재임 기간 5대 금융지주 회장을 최대 세 차례 정도 만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 사안에 대한 금융위의 뜻을 관철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읽힌다.
금감원과의 전선도 하나 추가되는 셈이다. 검찰 출신인 이 원장 취임으로 대법원 결정을 앞둔 DLF 징계 취소 행정소송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손 회장이 신청시 전개될 라임 관련 징계 취소소송은 DLF 소송과 다른 양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DLF 징계 때는 집행정지와 행정소송 결과가 연임에 관건이었다면 이번엔 정관계 영향력이 커져 손태승 회장에게 따를 부담이 문제"라며 "이번 징계 및 소송전이 추후 미칠 영향을 더 깊게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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