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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대량 출회' 케이피에프, 콜옵션 카드 '만지작' 80억 매입 후 소각 계획, 무이자 이점 살려 내년 행사 예정

김소라 기자공개 2022-11-24 08:05:08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2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용 부품 제조사 '케이피에프'가 메자닌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를 통해 지배력 방어에 나선다. 지난해 중순 발행한 전환사채(CB) 물량의 절반 이상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대주주 지분 희석이 가시화된 탓이다. 추가적인 지배력 약화를 방어하기 위해 콜옵션 행사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다만 콜옵션 행사 시점은 내년으로 점쳐진다. 최근 고금리 환경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등 리스크 요인을 고려했을 때 되도록 늦게 행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환사채 발행 당시 금리를 0%로 설정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케이피에프는 8회차 CB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다. 케이피에프 관계자는 22일 "콜옵션 행사 주체로 배정받은 물량을 전량 행사할 계획"이라며 "CB 인수 후 전환은 어렵고, 모두 소각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해당 CB는 총 200억원 규모로 작년 7월 발행됐다. 이자율은 표면, 만기 모두 0%다. 최초 전환가액은 5131원으로 설정했으나 한 차례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을 거치며 5026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CB를 통한 전환 가능한 주식수는 389만7875주에서 397만9307주로 늘었다.

케이피에프는 현재 8회차 CB로 인한 지배력 추가 약화를 경계하고 있다. 이미 CB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올 3분기에만 111억원 규모의 CB 전환이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인수자측으로부터 총 7차례 전환청구가 접수됐다. 이를 통해 올해 220만8483주를 신규 발행했다.

이는 최대주주 '송현홀딩스'의 지분율 감소로 이어졌다. 송현홀딩스의 보유 주식수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전체 주식수가 늘어나며 지분이 희석됐다. 실제 올초 최대주주 지분율은 36.31%였으나 3분기 말 기준 32.28%로 하락했다. 이 기간 전체 주식수는 1771만8250주에서 1992만6733주로 증가했다.

케이피에프는 현재 최대주주 지분 방어를 위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CB 추가 전환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CB 발행 당시 설정했던 콜옵션 조건을 활용할 계획이다. 콜옵션은 총 40% 비율로 설정됐다. 최대 80억원 규모의 CB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전환 가능한 주식수는 리픽싱된 전환가액 기준으로 총 159만1723주다.

콜옵션 행사 주체는 케이피에프다. CB 발행 계약 상엔 콜옵션 행사 주체를 구체적으로 기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케이피에프가 직접 행사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추후 확보한 CB 물량은 전환하지 않고 모두 소각할 예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송현홀딩스는 지분 추가 희석을 방지할 수 있다. 다만 별도로 대주주 지분 매입 등 직접적인 지분 확충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


콜옵션 행사 시기는 되도록 늦춘다는 전략이다. 자금 확보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실제 케이피에프는 최근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올 3분기 금융비용은 작년동기대비 102% 증가한 21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금융기관 대출 등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이 97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케이피에프 관계자는 "일단 콜옵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최근의 높은 금리 하에 이자비용이 가중될 것이란 계산이 있다 보니, 가급적 이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늦게 행사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며 "반면 CB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자금 조달에 따른 액면 이자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 하에 콜옵션 행사 기일은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콜옵션 행사 기간은 올해 7월 20일부터 내년 7월 20일까지 총 1년이다. 이 기간 동안 매 3개월마다 사채권자로부터 CB를 매수할 수 있다. 케이피에프의 콜옵션 행사 가능 기일은 2023년 1월, 4월, 7월 총 3회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만 콜옵션 행사일이 늦어질수록 케이피에프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늘어난다. 사채권자에 대한 수익률 보장 조건인 '매도청구권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이다. 3개월 단위로 연복리 2.0%의 수익률을 설정하고 있다.

대주주 송현홀딩스(당시 티엠씨)는 2008년 케이피에프를 인수한 후 계속해서 지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1991년 설립된 티엠씨는 2012년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부문인 티엠씨와 현재 송현홀딩스로 분리됐다. 이후 송현홀딩스는 티엠씨 지분을 확보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작년 티엠씨 지분을 케이피에프에 넘기면서 지배구조에 변화를 줬다. 결과적으로 '송현홀딩스→케이피에프→티엠씨'로 이어지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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