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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위원장, 저축은행 잔칫날에도 채무 조정 압박 50주년 축사 통해 “취약 연체 차주 지원에 많은 관심 기울여야” 주문

이기욱 기자공개 2022-12-09 08:27: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8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저축은행 업계에 쓴 소리를 건냈다. 금융시장 변동성 심화로 커지고 있는 부동산PF대출 등의 부실 위험에 대비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동시에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취약 연체 차주에 대한 채무 조정 등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것도 함께 주문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저축은행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1972년 시행된 상호신용금고법에 따라 탄생한 저축은행 업계의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비롯한 중앙회 임직원들과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등도 참석해 축하를 나눴다.

오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백 위원장, 김 위원장의 축사가 진행됐고 장기근속 대표 및 유공 임·직원 공로패 시상, 유관기간 감사패 전달식도 이뤄졌다.

이날 가장 눈에 띈 것은 김 위원장의 축사다. 그동안의 업계가 이뤄온 성과를 조명하고 업계의 발전을 기원하는 일반적인 축사와는 달리 김 위원장은 업계에 대한 당부 사항들도 몇 가지 강조했다. 흡사 업계 간담회의 모두 발언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 역시 “저축은행 50주년 기념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지난 50년간 동안 저축은행이 크게 성장하고 서민과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저축은행 종사자분들의 깊은 노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축사를 시작했다.

이어 “저축은행은 지역 밀착형 영업을 기반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자금 공급자 역할 수행했다”며 “동시에 서민들을 위한 중금리 대출과 햇살론을 적극 취급해 지역 서민 금융기관으로서의 커다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면 급격한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 금융시장 전반의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저축은행중앙회를 중심으로 급격한 수신변동에 대응하고 PF대출 연착륙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어려운 경제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전성관리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저축은행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취약 계층 금융지원에 대한 우려도 많다”며 “저축은행은 존립 기반인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민중소기업에게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하고 취약 연체 차주들에 대한 채무조정 지원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이어 2금융권에도 채무조정 자율 프로그램 마련을 주문하는 등 사회적 지원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 진행된 저축은행 업계의 ‘사회적 역할 확대 선언식’도 이러한 금융당국의 주문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 회장과 6개 지역별 대표들은 △취약차주 재기지원을 위한 특수채권 소각 △서민을 위한 금융서비스 지원 확대 △업계 공동 사회공헌의 날 지정 △사회공헌 확대를 위한 공동과제 발굴 및 협조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서에 함께 서명을 했다.

또한 저축은행업계는 취약차주의 정상적인 경제활동 재기를 돕기 위해 연말까지 1122억원 규모(약 1만건)의 채권을 소각하기로 했다. 특수채권 소각에는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등 38개 저축은행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 회장은 “적어도 1년 이상은 국제적으로 전에 없던 높은 파고가 예상된다”며 “과거 위기 극복 경험과 그동안 다져진 내실있는 경영으로 이를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저축은행이 서로를 믿고 마음을 모아 경제적 약자인 서민과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마음으로 고객 중심 서비스와 건전 경영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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