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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높아진 문턱...‘2차전지 유망주’ 에스엠랩 심사 철회조재필 대표 “재무성과 실현하고 2024년 재도전 할 것”

최윤신 기자공개 2022-12-22 07:12:4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2차 전지 소재 분야에서 촉망받는 기업 에스엠랩이 상장예비심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심사 철회 결정을 내렸다. 높은 기술경쟁력은 인정받았지만 실제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없애지 못했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에스엠랩은 의미있는 매출을 달성한 후 2024년쯤 IPO에 다시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철회를 높아진 기술특례상장 심사 문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있다. 기술력과 레퓨테이션이 확실하더라도 앞으로는 실제 재무적 성과나 본계약 성과를 내밀지 않는 이상 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2차전지 소재 최고 전문가가 만든 기업...불확실성 의심 못지워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스엠랩은 지난 19일 상장 철회 의사를 밝히고 진행하던 관련 작업을 중단했다. 지난해 초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해왔는데, 결국 향후를 기약하기로 했다.

에스엠랩은 2차전지 소재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는 조재필 유니스트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가 설립한 회사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조 교수는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대학원에서 세라믹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삼성SDI에서 책임연구원을 지낸 인물로 재료공학 글로벌 석학으로 꼽히기도 한다.

조 대표는 2017년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양산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2018년 에스엠랩을 창업했다. 설립 초기부터 벤처투자업계에서 끊임없는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해까지 유치한 투자금액은 1000억원이 넘는다. 마지막 투자유치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3500억원에 달한다.

기술력의 핵심은 양극재를 하나의 입자(단결정)로 양산하는 것이다. 단결정 양극재는 배터리 내에서 쉽게 부서져 전지 수명을 떨어뜨리는 기존 다결정 양극재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란 게 2차전지 업계의 전망이다.

현재 단결정으로 니켈 함량 80%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만드는 기업은 에스엠랩이 유일하다. 에스엠랩은 니켈 함량 90%이상의 단결정 구현도 가능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과 2개 종류의 양극소재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에스엠랩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7월 27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도전장을 냈지만 결국 심사 승인을 얻어내지 못했다. 거래소는 통상적인 예비심사기간인 45영업일을 훌쩍 넘도록 들여다봤지만 끝내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심사 과정에서 높은 기술력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지만 아직 매출 성과가 부재한 게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에스엠랩의 매출은 5590만원으로 사실상 전무하다.

미래 매출에 대한 추정에서도 의구심을 받았다. 조 대표는 “기술 측면에선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미래 매출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 것 같다”며 “일정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고 2024년쯤 재도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술력 있어도 매출 없으면 심사 승인 어려울 듯"

최근 국내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2차전지 소재 섹터의 대표기업 중 하나이기에 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철회가 올해 높아진 특례상장 문턱을 대표하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증권업계에선 올 들어 특례상장 기업들의 주가부진이 심화하고 상장유지조건 충족도 어려워지는 상황이 많아지며 거래소가 실제 재무적 성과 달성 가능성을 깐깐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기존에는 기술의 실제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했다면 현재는 실제적인 계약 성과를 요구하는 추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재무적 성과를 창출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이라도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며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매출과 직접 연관되는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당분간 특례상장 심사 승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에스엠랩의 심사에는 매출 뿐 아니라 자금조달 리스크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기술력과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으면 당장의 매출실적이 없더라도 상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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