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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피혁 소송전 인사이드] '슈퍼개미' 박영옥의 엑시트 상대방은 오너일가뿐?④2020년 3월 본인 지분 3%·자사주 매입 요구…"가격 차이로 결렬"

박상희 기자공개 2022-12-26 08:06:3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2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슈퍼 개미'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16년째 가죽 제조업체인 조광피혁에 장기 투자하고 있다. 간간히 장내매도를 했으나 매수가 더 많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기 차익실현이 거래 목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시간외 대량매매가 여러차례 이뤄지긴 했지만 일종의 자전거래였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 지분을 매각해 엑시트(자금회수)에 나설 생각이 없는 걸까.

22일 더벨 취재를 종합하면 박 대표와 조광피혁은 몇 년 전 박 대표가 보유 중인 조광피혁 주식 거래를 두고 협상에 나선 적이 있다. 협상 시점과 누가 먼저 거래를 제안했는지를 두고서는 입장이 서로 갈린다.

박 대표는 “2019년 8월 이연석 대표 측과 내가 보유 중인 조광피혁 지분 일부(3%)를 인수하는 안을 두고 조율을 했다”면서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조광피혁 주가가 하락했고, 결과적으로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광피혁 5% 이상 주요 주주(출처: 분기보고서)

조광피혁 측 입장은 다르다. 박 대표가 먼저 지분 매입을 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그 시기는 2019년이 아니라 2020년 3월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보유 지분 3% 매입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2020년 3월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시장침체로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던 시기였다. 3월초 2002.51포인트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같은 날 19일 1457.64포인트까지 하락하는 등 500포인트 이상 빠지는 상황이었다.

조광피혁 관계자는 “박 대표가 당시 조광피혁뿐만 아니라 ‘대륙제관’을 비롯해 투자한 기업 여러 곳에 주식 매입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광피혁은 박 대표의 3% 지분 매입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20년 3월 대륙제관 주식 50만주(3.14%)를 매각한 것으로 나와 있다. 매수자는 대륙제관의 관계사인 ‘맥선’이다. 대륙제관 주식 거래가 성사된 이후에는 조광피혁 측에 추가적인 주식 매입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조광피혁 측과 박 대표가 지분 인수를 두고 조율했던 정황이 시사하는 바는 비교적 명확하다. 박 대표가 조광피혁 투자 주식을 일부 매각하려고 할 경우 거래 상대방은 조광피혁의 오너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현재 자신의 회사인 스마트인컴과 함께 조광피혁 지분을 14.8% 보유하고 있다. 이연석 조광피혁 대표 등 오너 일가(30.3%)에 이은 2대 주주다. 자사주와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조광피혁 유통 주식 수 가운데 60%가 박 대표의 주식이다.

시장에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조광피혁 주식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오너가 회사 측에 지분을 넘기는 것밖에는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조광피혁은 하루 거래량이 1000주에도 못 미치는 날이 많을 정도로 거래가 뜸한 종목이다. 다른 기관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하기도 어렵다. 올 6월 박 대표가 대규모 수량을 시간외매매로 사고 팔고 했을 때 자전거래 형식을 취한 이유다.

조광피혁은 최근 박 대표가 취하고 있는 검사인 선임이나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 등 일련의 법적 행보가 본인 지분을 사달라고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 엑시트에 나서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조광피혁 관계자는 “박영옥 대표가 본인 주식을 사달라고 요구한 적이 2번 있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시기로 주식시장이 크게 휘청이던 때"라면서 “금융 및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지면 박 대표가 다시 지분 매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현재로선 조광피혁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만약 매각한다면 ‘가격’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의 보통주 1주당 적정 가치가 10만원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조광피혁이 투자한 주식 자산이 2000억~3000억원, 투자 부동산은 자산 재평가시 5000억원이 넘어간다"면서 면서 “지금은 경영진이 경영을 잘 못해 실적이 좋지 않지만 본업 경쟁력도 높기 때문에 주당 10만원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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