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피혁 소송전 인사이드] '주총 벽 못 넘은' 박영옥, 법적 '압박 수위' 높일까②가처분 신청 인용시 '이사해임의 소' 제기할수도…일각 "출구 전략 일환 가능성" 해석도
박상희 기자공개 2022-12-22 08:09:0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0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슈퍼 개미'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조광피혁을 상대로 제기한 회계 검사인 선임 2심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추가적으로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박 대표는 가죽 제조업체 조광피혁 2대 주주다. 박 대표는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이연석 조광피혁 대표에 대한 법적 압박 강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박 대표는 19일 더벨과의 전화통화에서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회계장부를 살펴본 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조광피혁 경영진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이 ㈜조광에 소위 통행세를 이용한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조광은 지난 2014년 12월 설립된 회사로 조광피혁의 원단 임가공 용역 및 공급 거래를 일부 맡고 있다. 조광의 실질적 경영인은 이 대표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이 조광에 부당하게 임가공 용역을 맡긴 것은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며 2020년 11월 청주지법에 검사인 선임을 신청했다.
박 대표는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회계장부 열람을 통해 그간 주장해 온 '일감 몰아주기'를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절차는 이 대표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고발하거나 조광피혁과 조광 간 불공정 거래 행위 혐의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할 수도 있다. 이 대표의 해임을 청구하는 ‘이사해임의 소’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회계 검사인 선임 소송, 회계장부열람 가처분신청 등에 이어 지속적으로 법적 조치를 통해 조광피혁을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법적 조치 배경엔 주주제안 등 주주총회를 통해 박 대표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광피혁의 최대주주는 이 대표로, 9월말 기준 14.98%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0.27%에 달한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 지분 12.37%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에 이은 2대 주주다. 박 대표가 소유한 투자회사 스마트인컴도 조광피혁 지분 2.14%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조광피혁이 보유한 대규모 자사주(46.7%)까지 고려하면 소액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 박 대표는 수년째 조광피혁 정기 주총에서 회사측과 표 대결을 펼쳤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쳤다. 올 3월 주총에서 박 대표가 '주주 제안'을 통해 추천했던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위원은 모두 이사회 입성에 실패했다. 주총의 벽을 넘기가 힘들자 법적 소송을 통해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가 조광피혁에 대해 법적 조치까지 불사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정도 경영'이다. 박 대표는 수년 동안 끊임없이 조광피혁 측에 주주 친화 정책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배당금 상향과 자사주 소각이 대표적이다. 조광피혁은 46% 넘는 자기주식을 10년 넘게 단 한 차례도 소각한 적이 없다.
박 대표는 “조광을 통한 이연석 대표의 개인 사익편취 행태는 정상적인 기업의 행동이 아니다”면서 “조광피혁이 직원과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를 생각하는 회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조광피혁을 압박하는 이유가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주주를 압박해 일부 주식을 매각하기 위한 행보로 보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광피혁은 의결가능 주식의 50% 이상을 대주주가 보유해 경영권 개입이 불가능하고 주식 거래량이 워낙 적어 박 대표가 98만주에 이르는 주식을 팔고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조광피혁을 법적으로 압박해 어떤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보릿고개 넘는 계열사들, 관건은 '비재무적 성과'
- [SK그룹 인사 풍향계]'그림자 참모' 있는 곳엔 굵직한 변화…다음 행보는
- [건설사 플랜트 역량 점검]'브라질 여파' 포스코이앤씨, 포트폴리오 전환 '타개책'
- '유임'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신사업 성장세 복구 '관건'
- LG이노텍 인사, 주력 광학솔루션사업 힘싣기 '선명'
- 네이버 크림, 인도네시아 추가 투자 '글로벌 확장 가속'
- LGD 인사 키워드 '안정', 다음 기약한 정철동 사장
- '하이닉스 아픈 손가락' SK키파운드리, 가동률 70%↑
- LGU+, 1970년생 부사장 탄생 'AX강화 주목'
- LGU+, 새 사령탑에 홍범식 'AI 조직 확장 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