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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WM 10대 뉴스]'베어마켓' 직격탄 맞은 헤지펀드, 40조대 수성 위기주식·채권·부동산 등 일제 하락…설정액 3개월 연속 '썰물'

조영진 기자공개 2022-12-30 09:33:1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원본 총액이 다시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사모펀드 환매 논란 이후 20조원대로 주저앉은 볼륨이 2년 만에 원상회복됐으나 대내외 악재를 버티기엔 역부족이었다.

기업공개 시장 부진에 공모주 펀드의 인기는 일찍이 한풀 꺾였지만, 이후 부동산 펀드들이 여럿 출시되면서 시장의 외형 축소가 잠시 지연됐다. 다만 계속된 금리상승에 시중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펀드 유형을 가리지 않고 설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초단기금리를 빠르게 반영한 레포펀드가 그나마 득세하는 분위기다.

◇8월 이후 꺾인 증가세...증시 부진에도 유입되던 자금마저 등 돌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한국형 헤지펀드의 총설정액은 40조9214억원으로 집계됐다. 41조원대를 수성한 10월 집계치(41조750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8월(42조8177억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4% 이상 줄어들었다.

물론 지난해 말 집계치(36조5340억원)를 12% 가량 웃돌며 일 년 새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 중이지만, 지난 4월 말 탈환한 40조 고지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불어닥친 대내외 악재에도 한국형 헤지펀드는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공모주, 인컴(배당), 대체자산 등에서 해결책을 찾으며 40조원 시대의 개막을 알린 바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연초부터 부진했던 공모주 시황에도 불구하고 코스닥벤처, 하이일드 등 채권형 공모주 펀드의 외형 확장세가 계속됐다. 코스닥 공모주에 대한 30% 우선배정 혜택이 내년 말까지 유지되면서 코스닥벤처펀드는 지난 4월 월간 신규 설정 헤지펀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증시를 대변하는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22% 가량 하락했고 컬리, 케이뱅크, 토스 등 내로라하는 비상장 유니콘 기업들의 가치는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 10만원선에 머물던 컬리 주가는 현재 3만750원에 기준가가 형성돼 있다.

공모주 펀드가 빛을 바랬음에도 지난 8월까지는 부동산, 인프라 펀드를 중심으로 헤지펀드 설정액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 6월 한달간 설정된 펀드 중 절반가량을 부동산과 기타 전략의 펀드가 차지하는 등 자금이 한쪽으로 쏠리는 모습도 관측됐다.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예상수익률도 함께 치솟으면서 리파이낸싱에 자금을 빌려주는 펀드들이 두루 설정, 국내 헤지펀드 성장세를 견인했다.

콜금리(1일) 최근 5년 추이.

◇시중금리 상승에 펀드 투자매력 '뚝'...레포·만기매칭형이 최후방어선

8월 말까지 증가세를 거듭하던 한국형 헤지펀드도 결국 메마른 시중 유동성에 무릎을 꿇었다. 금융기관 상호간의 초단기 자금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거래되는 콜금리가 9월 들어 2.4%를 돌파하면서 업계 자금난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통상 콜금리는 시중에 자금이 바닥났을 때 급하게 자금 조달을 원하는 기관들이 늘어나면서 동반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1일물 콜금리는 올해 하반기 들어 1.6%를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기록한 수치였다.

현재는 3.2% 고지마저 돌파하며 최근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레포금리, 콜금리 등 초단기채권의 이자율이 크게 상승하다보니 주식, 채권, 대체투자할 것 없이 전 영역에 걸쳐 투자매력도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한국형 헤지펀드는 만기매칭형, 레포펀드 등 시중금리 인상 여파를 덜 받을 수 있는 펀드를 중심으로 그나마 자금이 흘러들어오는 분위기다. 지난 11월 집계된 월간 헤지펀드 신규설정 현황에 따르면, 26개 헤지펀드 운용사가 29개 펀드를 신규 설정했다. 이 펀드들 설정액 합계는 4620억원으로, 대부분 픽스드인컴 유형이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운용하고 있는 '신한투자증권 하이파이(HI-FI) 채권투자1Y 일반사모투자신탁 10호' 설정액이 21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의 'VI 파워플러스S 2년 19호' 펀드 설정액이 1470억원으로 두 번째로 컸다. 그 다음으로는 'VI 파워플러스S 2년 18호'(735억원), '신한투자증권 하이파이(HI-FI) 채권투자3M 일반사모투자신탁 36호'(325억원) 순이었다.

부동산 대출채권형 펀드의 연간 예상수익률은 브릿지론 기준 15% 부근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부동산PF의 부실화 리스크가 부각되며 운용업계도 신규 설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11월 신규 설정된 헤지펀드 설정원본 상위 10개 중에서도 부동산 펀드는 하위권(2개)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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