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WM 10대 뉴스]퇴직연금 제도 체계화…디폴트옵션 도입 '화룡점정'근퇴법, DB 운용위 의무화…중소기업 기금제도 시행
이돈섭 기자공개 2022-12-30 09:33:2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8일 09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체계적인 질서를 갖추기 시작했다. 확정급여형(DB) 적립금 시장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공급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고, 디폴트옵션 제도 시행을 통해 확정기여형(DC) 적립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기틀이 잡혔다.상시 근로자 30명 이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자 퇴직급여권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제도가 마련돼 본격 시행되기도 했다. 퇴직연금 시장 체계가 하나둘 잡히면서 사용자와 근로자 등 운용 주체는 물론, 퇴직연금 사업자와 운용 상품을 공급하는 자산운용사와 은행, 보험사 등이 올 한해 숨 가쁘게 움직여왔다.
◇296조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상품 이동 '시동'
첫 번째 변화는 DB 시장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국회가 개정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올해 4월 시행되면서 국내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DB 적립금 운용 법인은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의무 설치하고 연 1회 이상 운용계획서(IPS)를 작성해야 한다. 정책당국은 DB 최소적립금 비율도 100%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DB 적립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지난해 말 DB 적립금 규모는 약 296조원. 해당 적립금의 94%를 은행 예·적금과 증권사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보험사 이율보증형 보험(GIB)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됐다. DB 운용주체가 사업자로 적립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한 결과다.
지난해 DB 적립금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연수익률은 1.5% 수준에 불과했다. 적립금 수익률이 임금 인상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더 많은 적립금을 적립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 재정 부담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적립금 수익률을 높이려면 운용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외부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운용위원회를 통해 그간의 적립금 운용 행태를 재검토할 경우 실적배당형 상품 전환을 유도할 수 있고, 장기 수익률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주요 대기업 계열사 중심으로 DB 적립금 일부를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시범 운용하는 시도가 증가했다.

소규모 중소기업 근로자의 퇴직급여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제도도 시행했다. 30인 이하 중소기업 사용자와 근로자가 납입한 부담금을 적립해 공동 기금을 조성 운용, 적립금 규모를 확대한다는 취지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9월 해당 기금의 전담 운용기관으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다.
◇DC·IRP 시장 겨냥 디폴트옵션…TDF 자금유입 본격화
올해 7월 본격 시행된 디폴트옵션 제도는 화룡점정이었다. 디폴트옵션은 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구체적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을 경우 사전에 설정한 상품으로 적립금을 운용케 한 제도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각각 디폴트옵션 상품을 꾸렸고 최근 두 달여 간 고용노동부가 주도하는 승인 절차를 밟았다.
사업자들은 정책당국 가이드에 따라 초저위험과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등 위험도별로 총 7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는 두 번의 절차를 거쳐 39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신청한 318개 디폴트옵션 상품을 심의해 259개 상품을 최종 승인했다. 승인율은 81%를 기록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본격 유입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퇴직연금 상품 중에는 해외혼합형 TDF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올해 들어서만 국내 해외혼합형 TDF에 1조원이 넘는 적립금이 유입됐다.
정책당국은 각 사업자별 디폴트옵션 제도 진척 정도를 사업자별로 평가하는 방안도 갖고 있다고 전해지는 상황.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됐지만 세부적으로 조정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면서 "각 업권별 사업자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외 인플레이션 심화로 기준금리가 연이어 오르면서 원리금보장형 상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제도 안착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발행된 ELB의 경우 연수익률이 7% 중후반 수준까지 뛰어오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매력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연금시장 규모가 나날이 확대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가 변동하고 그에 따라 주목받는 상품은 다양할 것"이라면서 "지난해와 올해 사정이 크게 다르고, 내년에는 또 달라지겠지만 경기는 결국 순환하기 때문에 시장을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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