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융합의 경제]투자·병원 연구소 설립으로 신약 모달리티 확장하는 '종근당'유전자치료제·마이크로바이옴 등 도전…대학병원·기업등과 협력
홍숙 기자공개 2023-01-26 13:06:12
[편집자주]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사업을 펼치던 전통 제약회사가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순 공동연구를 넘어 지분투자와 함께 파이프라인 도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신약개발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국내 주요 전통 제약회사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전략을 점검하고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네릭(복제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 주력했던 종근당이 신규 모달리티 신약 개발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다. 아직 종근당은 기존 신약개발회사 대비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경험은 풍부하지 않다. 하지만 개량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후기 임상과 상업화 역량을 바탕으로 유전자치료제,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를 위해 다양한 협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임상 현장에서 기초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대학병원 내 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모달리티 회사에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기업의 난치성 질환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국낸 독점 판매권은 물론 해외 네트워킹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종근당은 종근당바이오와 함께 신규 모달리티 확장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성모병원·세브란스병원 내 연구소 설립...유전자치료제·마이크로바이옴 도전
종근당은 대학병원 내 연구소를 설립하며 협업을 통해 신약 모달리티 확장에 나섰다. 서울성모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을 통해서다. 회사는 유전자치료제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개발 기초연구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종근당은 작년 9월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Gen2C'를 설립했다. 종근당바이오 역시 작년 7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이크로바이옴 공동임상연구센터를 열었다.
종근당은 Gen2C를 통해 우선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기반 유전체치료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후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종근당은 그동안 케미컬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많은 경험을 축적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를 대학병원과 협업을 통해 파이프라인 확보나 R&D에 걸리는 기간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제약바이오 사업개발 관계자는 "종근당은 의사결정 과정이 단순한 제약회사 중 하나"라며 "의사 결정권자가 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모달리티로 R&D와 사업개발 방향성에 동의한다면 해당 분야는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종근당은 그동안 케미컬의약품과 바이오신약 개발에 주력해 왔다. 케미컬의약품 관련해선 소양증 및 통증 파이프라인 'CKD-943'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HDAC6 저해제로 자가면역을 타깃으로 하는 'CKD-506' 임상 2상을 수행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으로는 루푸스 신약 후보물질 'CKD-971'에 대한 임상 2상에 돌입했다.
종근당바이오는 2017년 장내미생물은행(IMB)을 설립하고 다수의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식후 혈중 중성지방 개선 기능을 갖는 L. plantarum Q180 을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아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안정성, 장 부착능을 향상시키는 특허 기술을 토대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바이오는 그동안 마이크로바이옴 건기식 개발에 주력해 왔다"며 "아직 의약품 수준의 마이크로바이옴 원료를 생산할 만한 기준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향후 의약품 수준의 마이크로바이옴 원료를 생산할 만한 시설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종근당홀딩스 중심으로 2018년부터 유전자치료제 기업 투자 '활발'
종근당홀딩스는 2018년부터 유전자치료제 분야에 투자를 단행했다. 회사는 헬릭스미스(AAV 기반 유전자치료제 개발)와 제넥신(DNA 의약품 개발)에 각각 7억4200만원, 6300만원을 투자했다. 이어 2019년 바이오오케스트라(siRNA 타깃 치료제 개발)와 지플러스생명과학(유전자가위)에 각각 49억원, 10억원을 투자했다.
종근당은 작년 신규 투자를 모두 유전자치료제 분야 기업에 집행했다. 회사는 바이오오케스트라와 이엔셀(유전자세포치료제 위탁생산개발)에 각각 2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여기에 종근당바이오는 작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사 리스큐어바이오 사이언시스에 20억원 규모로 투자를 진행했다.
시장 관계자는 "종근당은 유전자치료제 및 약물전달시스템 개발, 유전자교정, 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개발 등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요소를 갖춘 기업에 투자했다"며 "향후 이들과 R&D 협업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 확보는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AAV 기반 유전자치료제 뿐만 아니라 mRNA로 확장하기 위한 국책연구도 수행 중이다. 종근당바이오는 작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백신원부자재생산 고도화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종근당바이오는 mRNA 전달을 위한 지질나노입자(LNP)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생산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은 그동안 신약개발 부문에선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며 "그러나 최근 바이오텍 투자를 이전보다 활발하게 진행하며 외부와 협업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향후 종근당은 투자 기업들과 R&D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진정한 의미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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