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을 움직이는 사람들]美 IRA 투자 뒷받침할 이구영 대표의 케미칼·큐셀 경력화학·태양광 사업 두루 경험…큐셀 미국법인장 시절 흑자 견인
김동현 기자공개 2023-01-26 07:40:49
[편집자주]
한화솔루션이 다시 한번 전환기를 맞았다. 화학부터 유통까지 다양한 산업군을 담당했지만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떼내고 태양광·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존속하는 사업군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앞둔 가운데 한화솔루션의 각 사업을 이끄는 핵심 경영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은 대규모 북미 투자를 통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적 흐름에 맞춰 대응하기 위해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달튼과 카터슨빌을 잇는 한화솔루션 솔라허브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지난 11일 한화솔루션이 미국 태양광 공급망 생산라인 구축 투자를 발표하는 자리에 발표자로 나선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사장)는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북미 현지 시장 현황과 한화솔루션의 사업 확대 가능성, 경쟁력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자로 나서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1990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이구영 대표는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2010년대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그의 행적을 보면 한화그룹이 이 대표에게 거는 기대도 확인할 수 있다.
◇적자 큐셀 뒷받침한 케미칼
한화솔루션 큐셀(태양광)부문은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하기 전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별 1조원 내외의 매출을 거두며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지속되는 적자로 한화솔루션 전체의 이익이 성장하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
태양광 셀·모듈을 판매하는 큐셀부문 사업 특성상 점차 올라가는 원소재(폴리실리콘, 웨이퍼 등) 가격 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적자폭이 커지던 시기다. 이 가운데 큐셀부문에 투입된 인물이 이구영 대표다.
큐셀부문 대표로 승진이동하기 전까지 이 대표는 약 3년 동안 케미칼 부문에 몸담았다. 2018년 3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에서 한화케미칼 사업전략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케미칼 사업을 경험한 그는 다음해 10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0년에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합병으로 탄생한 한화솔루션의 케미칼부문 대표를 이어받았다.
이 대표가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한화케미칼 시절 포함)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눈에 띄는 성과로는 실적 개선과 신사업 진출을 꼽을 수 있다. 2019년 영업이익 2584억원에 머물던 한화케미칼은 통합법인 출범 첫해 영업이익 38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수요가 늘면서 주요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폴리올레핀(PO) 가격이 올라가며 2021년 영업이익 1조468억원까지 치솟았다. 한화케미칼이 영업이익 1조원을 넘은 첫 사례다.
이 대표는 이러한 이익 성장세를 바탕으로 고부가 소재 사업 투자를 결정하고 광학렌즈 및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소재인 자일릴렌디이소시아네이트(XDI) 상업화에 나섰다.
이 대표가 한화케미칼에 합류한 시기에 연구개발을 시작한 이 분야는 일본 미쓰이케미칼에 독점하다시피한 시장으로, 한화솔루션은 2020년 연산 1200톤 규모로 상업화에 성공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미쓰이케미칼(연 5000톤)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고부가 소재 시장에 발을 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
◇3년만에 큐셀 '컴백', 북미 성장 중책
한화솔루션 케미칼을 이끌던 이 대표가 큐셀로 돌아온 시기는 2021년 8월이다. 큐셀로 돌아왔다는 표현이 들어맞는 이유는 과거 큐셀을 한화에 정착시킨 인물이 이 대표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며 인수한 솔라펀(2010년), 큐셀(2012년)의 최고영업책임자(CCO)를 맡아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태양광 신사업 확장 임무를 맡았다. 한화솔라원(솔라펀 인수 후 사명)과 한화큐셀이 합병한 2015년부터는 통합법인의 미국법인장을 지내며 적자 늪에 빠져있던 한화큐셀의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당시 흑자전환의 계기가 됐던 넥스트에라에너지와의 1.5GW 규모의 모듈 공급 계약 협상 기간이 1주에서 3주로 늘어질 정도로 협상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체결된 이 계약은 우리돈 1조원 규모로 국내 태양광 업계 최대 성과로 평가받는다.
한화솔루션 케미칼을 거쳐 다시 큐셀부문으로 돌아온 2021년 8월은 태양광 사업이 적자로 돌아선 시기였다. 2020년 4분기 적자로 돌아선 큐셀부문은 이후 내리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한화솔루션 이익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가운데서도 한화솔루션은 2020년 중단했던 태양광 원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 노르웨이 업체 REC실리콘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글로벌 태양광 솔루션 기업을 인수하는 등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했다. 그결과 친환경 에너지원 수요 확대와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 등의 수혜를 받게 됐다.
현재 이구영 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북미에서의 시장 확대다. 한화솔루션은 2024년까지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현지에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기존 1.7GW 규모의 현지 모듈 생산능력은 8.4GW까지 확대되고 잉곳·웨이퍼·셀 생산능력 3.3GW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IRA 시행으로 공급망별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만큼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미국 주택·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 1위 사업자 지위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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