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거버넌스 리스크]문어발 계열사에 '구조조정 칼날' 향한다⑤40곳에 달하는 자회사, 본업 중심으로 재편…내부거래도 손볼듯
황선중 기자공개 2023-02-02 13:23:37
[편집자주]
HOT부터 소녀시대, NCT, 에스파에 이르기까지 SM엔터테인먼트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그러나 주가 흐름은 반대였다. 수년 동안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얼라인파트너스 등 주주들이 SM엔터테인먼트를 타깃으로 삼은 이유다. 거버넌스 리스크만 해소된다면 기업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에 수많은 주주가 공감대를 형성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변신을 예고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쇄신하겠다며 12개의 약속을 내놨다. SM엔터테인먼트는 계획대로 거버넌스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까. 이들의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가 얼라인파트너스 구상대로 재편될 경우 다음 수순은 '계열사 정리'일 것으로 예상된다. SM엔터테인먼트와 얼라인파트너스가 최대주주 관련 내부거래를 검토하고 본업과 무관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SM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지만 앞으로는 본업인 엔터테인먼트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동시에 무분별한 내부거래 비중 축소로 수익성 개선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보인다.
◇10년간 꾸준한 M&A 행보, 계열사만 40곳에 달해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그룹 계열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40곳이다. 계열사 중에서 상장사는 SM엔터테인먼트, SM C&C, 키이스트, SM라이프디자인, 디어유, 스트림미디어코퍼레이션 등 6곳이다. 나머지 34곳은 비상장사다. 스트림미디어코퍼레이션은 일본 증시에 속해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나머지 39곳의 계열사를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를 직접적으로 지배하고 자회사 계열사를 통해 손자회사까지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이다. 계열사끼리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 고리는 거의 없는 편이다.
계열사가 영위하는 사업군은 다채롭다. 자회사만 살펴보더라도 매니지먼트, 국내외 공연, 팬클럽 기획, 비디오물 제작, 부동산 투자, 경영컨설팅 등이다. 손자회사까지 시야를 넓히면 배우 매니지먼트, 여행 알선, 광고 대행, 화장품 제조, 식음료 유통 등으로 더 다양해진다.
SM엔터테인먼트는 약 10년 전부터 M&A와 지분 투자를 통해 사업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해 왔다. 2012년 코스닥 상장사였던 여행사 BT&I(현 SM C&C)를 인수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 밖에 가수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던 미스틱엔터테인먼트, 배우 배용준의 키이스트 등도 인수한 이력이 있다.
◇계열사 구조조정 칼날, 내부거래 비중도 감소할듯
다만 앞으로는 40곳에 달하는 계열사에도 구조조정 칼날이 겨눠질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가 본업과 무관한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해달라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에 응했기 때문이다. 비핵심 계열사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본업인 엔터테인먼트 사업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도 정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정기주주총회 이후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최대주주부터 특수관계인, 관계회사, 종속회사 사이 모든 내부거래에 대해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기준 내부거래를 통해서만 751억원(관계기업 포함)의 매출고를 올렸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3610억원)의 20.8%에 해당하는 규모다. 내부거래 내역을 들여다보면 에스엠브랜드마케팅에서 260억원, 스트림미디어코퍼레이션에서 203억원, 드림어스컴퍼니에서 154억원을 각각 벌어들였다.
반대로 같은 기간 SM엔터테인먼트가 내부거래로 지출한 영업비용은 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영업비용(2854억원)의 23.3%에 해당하는 규모다. 구체적으로 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이 221억원, 라이크기획이 180억원, 드림어스컴퍼니가 142억원, 드림위더스가 89억원을 각각 가져갔다.
특히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탓에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 됐다. 라이크기획와의 내부거래가 SM엔터테인먼트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라이크기획이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프로듀싱 대가 명목으로 180억원을 벌어들이는 동안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으로부터 거둔 매출은 전무했다.
만약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와 거래하지 않았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SM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56억원이 아닌 937억원이 됐을 공산이 크다.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20.9%에서 25.9%로 올라간다. 다만 현재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압박으로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 간 계약 관계가 끊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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